방사선 암치료 소프트웨어를 국산으로 갈아끼우겠다는 회사가 160억을 받았어
암 환자 셋 중 하나는 방사선 치료를 받아. 그런데 그 방사선을 어디에, 얼마나, 어떤 각도로 쏠지 계산하는 '치료계획 소프트웨어(TPS)'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부 외산이었어. 미국 배리안(Eclipse), 스웨덴 레이서치(RayStation), 스웨덴 엘렉타(Monaco) 같은 회사들이 수십 년째 이 시장을 쥐고 있었거든. 한국 병원들은 비싼 라이선스를 내고 남의 엔진 위에서 환자 치료를 돌려왔던 거야.
그런데 2026년 7월 2일, 이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국내 스타트업 하나가 큰 실탄을 챙겼어. 방사선 암치료 AI 소프트웨어 기업 온코소프트가 H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8개 투자사로부터 16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한 거야. 단순히 돈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이 돈으로 "외산이 독점하던 입자치료용 TPS를 국산 독자 기술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못 박았다는 게 진짜 포인트야.
타이밍도 절묘해. 한국 정부가 2026년 AI 예산을 전년의 3배인 9조9000억원으로 편성하고 'AI G3 도약 원년'을 선언한 시점이거든. 딥테크·AI 스타트업 펀드로 자금이 흐르는 흐름 한가운데서 나온 투자라서, "정부가 밀고 시장이 받쳐주는" 그림이 딱 맞아떨어진 케이스야. 자, 이 회사가 누구고 뭘 하려는 건지 하나씩 뜯어볼게.
등장인물 — 의학물리학자가 세운 회사, 그리고 8개 투자사
온코소프트를 만든 사람은 김진성 대표야. 그냥 개발자 출신 창업자가 아니라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즉 의학물리학자야. 의학물리학자가 뭐냐면, 방사선을 사람 몸에 안전하고 정확하게 쏘는 걸 물리·공학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야. 양성자치료기도, 중입자치료기도 실제로 다뤄본 이력이 있는 사람이 "이 분야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다"며 2019년에 회사를 차린 거지. 현장을 아는 사람이 만든 회사라는 게 이 스토리의 뼈대야.
이번 라운드를 이끈 건 HB인베스트먼트고, 여기에 데브시스터즈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원티드랩파트너스, 지앤텍벤처스,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까지 총 8곳이 합류했어. 게임사 데브시스터즈의 벤처 계열이 의료 AI에 들어온 것도 눈에 띄고,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사 계열이 낀 것도 의미가 있어. 보통 증권사 계열이 붙으면 IPO(기업공개)를 염두에 둔 성장 후기 단계 냄새가 나거든.
온코소프트의 대표 제품은 **온코스튜디오(OncoStudio)**야. AI가 CT 영상에서 종양과 정상 장기의 경계를 자동으로 그려주는 '자동 컨투어링' 소프트웨어인데, 원래 이 작업은 의사나 치료사가 슬라이스 한 장 한 장을 손으로 그려야 했어. 환자 한 명당 수십 분에서 몇 시간이 걸리는 노동이었지. 온코스튜디오는 2022년 2월 식약처 인허가를 받았고, 지금 국내 약 50개 병원·기관에서 임상과 연구용으로 쓰이고 있어. 이미 매출이 나오는 실제 제품을 가진 회사라는 뜻이야.
투자 이력을 보면 이 회사가 어떻게 커왔는지 감이 와. 2022년 8월 시리즈A로 약 35억원, 2024년 9월 시리즈B로 110억원, 그리고 2026년 7월 이번 시리즈C 160억원.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확 커졌고, 누적 조달액은 300억원을 넘어서게 됐어. 초기 아이디어 단계가 아니라 '규모를 키우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야.
핵심은 '자동 컨투어링'이 아니라 '입자치료 TPS 국산화'야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이번 투자의 핵심은 이미 잘 팔리는 온코스튜디오가 아니야. 진짜 승부처는 그 다음 제품, **입자치료용 치료계획시스템(TPS)**이야. 방사선 치료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X선(광자) 치료가 하나고, 양성자·중입자 같은 무거운 입자를 쏘는 '입자치료'가 다른 하나야. 입자치료는 종양에만 정확히 에너지를 꽂고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어서 차세대 암 치료로 각광받고 있어. 그런데 이걸 계획하는 소프트웨어는 X선용보다 훨씬 복잡하고,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몇 안 돼.
온코소프트는 이번 자금으로 정부·산업계 공동 기술 상용화 과제를 통해 'AI 기반 국산 입자 TPS 핵심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했어. 국내 연구기관의 방사선 치료장비 국산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X선·입자선·플래시치료(초고속 방사선 조사)까지 아우르는 통합 TPS를 목표로 하고 있어. 김진성 대표는 "입자치료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시점에 국내 독자 기술로 입자치료 TPS를 상용화하는 건 큰 자부심"이라고 했어.
이걸 왜 중요하게 봐야 하냐면, TPS는 방사선 치료 장비의 '두뇌'거든. 아무리 좋은 치료기를 국산화해도 그 위에서 돌아가는 계획 소프트웨어가 외산이면 결국 반쪽짜리 국산화야. 온코소프트가 노리는 건 장비 국산화의 마지막 퍼즐인 소프트웨어 자립인 셈이야. 자금은 크게 세 곳에 들어가 — 차세대 제품(입자 TPS) 연구개발, 글로벌 시장 확대, 핵심 인력 확충.
그리고 온코소프트가 그리는 그림은 단순히 'TPS 하나 더 만들기'가 아니야. 컨투어링(정상 장기·종양 자동 구획)부터 치료계획 수립, 워크플로우 관리, 그리고 방사성의약품치료(RPT)까지 방사선 치료의 전주기(End-to-End)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엮겠다는 거야. 병원이 여러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짜깁기해서 쓰는 대신, 온코소프트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돌릴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지. 이게 성공하면 단순 기능 회사가 아니라 방사선 종양학 소프트웨어의 '플랫폼 회사'가 되는 거고, 그만큼 병원이 한번 도입하면 쉽게 갈아타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어. 160억이라는 돈은 이 전주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다음 몇 년치 연료인 셈이야.
| 항목 | 내용 |
|---|---|
| 라운드 | 시리즈C |
| 규모 | 160억원 (약 1040만~1160만 달러) |
| 발표일 | 2026년 7월 2일 |
| 리드 투자사 | HB인베스트먼트 |
| 참여 투자사 | 데브시스터즈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원티드랩파트너스, 지앤텍벤처스, 타임웍스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
| 대표 제품 | 온코스튜디오(AI 자동 컨투어링, 2022년 2월 식약처 허가) |
| 다음 승부처 | 입자치료용 TPS 국산화 |
| 도입 병원 | 국내 약 50곳 |
| 누적 조달액 | 300억원 이상 |
| 창업 | 2019년, 김진성 대표(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
각자 뭘 얻는 거야
온코소프트가 얻는 건 명확해. 이미 매출이 나는 온코스튜디오라는 캐시카우를 안고, 훨씬 큰 시장인 입자 TPS로 넘어갈 실탄을 확보한 거야. 스타트업이 '검증된 제품 하나'를 넘어 '차세대 제품 라인업'으로 확장하려면 돈과 시간과 인력이 동시에 필요한데, 160억이면 그걸 몇 년치 버틸 활주로가 생긴 거지. 게다가 정부 국산화 과제와 맞물려 있으니, 순수 민간 리스크만 지는 게 아니라 국책 사업의 우산 아래에서 개발할 수 있다는 점도 크고.
투자사들은 '의료 AI + 국산화 + 정부 지원'이라는 세 박자가 맞는 딜에 올라탔어. 특히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 계열이 붙었다는 건 이 회사가 기술특례상장 같은 IPO 경로를 진지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 이미 시리즈A~C까지 규모가 계속 커진 회사라서, 후기 투자사 입장에선 '엑싯 경로가 보이는' 딜인 거야. 물론 입자 TPS 상용화가 성공해야 그 밸류가 정당화되겠지만.
환자와 병원은 장기적으로 비용과 선택지에서 이득을 볼 수 있어. 지금까지 국내 병원은 외산 TPS 라이선스에 매년 큰돈을 냈고, 커스터마이징이나 기술 지원도 외국 본사 스케줄에 끌려다녔어. 국산 대안이 생기면 협상력이 생기고, 한국 임상 환경에 맞춘 기능 개선도 빨라질 수 있어. 물론 이건 온코소프트 제품이 실제로 외산 수준의 안정성과 정확도를 증명한다는 전제하에서야.
정부는 'AI G3 도약'이라는 구호에 딱 맞는 성공 사례 후보를 하나 얻었어. 9조9000억 AI 예산을 뿌리는 명분 중 하나가 '딥테크 국산화'인데, 방사선 치료 소프트웨어는 규제 장벽이 높고 기술 난도가 세서 아무나 못 들어오는 분야야. 여기서 국산 챔피언이 나온다면 예산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수 있어.
과거 유사 사례 — 성공과 실패
성공 쪽 레퍼런스로는 국내 의료 AI 영상진단 기업들을 떠올릴 수 있어. 루닛과 뷰노 같은 회사들이 흉부 X선·병리 영상 AI로 식약처와 FDA 허가를 받고 상장까지 갔잖아. 이들은 "AI가 영상을 판독한다"는 명확한 가치와 규제 허가라는 신뢰의 문턱을 넘으면서 글로벌로 뻗어갔어. 온코소프트도 온코스튜디오로 이미 식약처 허가와 50개 병원 레퍼런스를 확보했으니, 같은 궤도를 밟을 잠재력은 있어.
반대로 경계해야 할 실패 패턴도 있어. 의료 AI는 '데모는 화려한데 임상 현장에 안 붙는' 함정이 유명해. IBM 왓슨 온콜로지가 대표적이지. 암 치료 추천 AI로 전 세계 병원에 팔렸지만, 실제 진료 현장의 복잡성과 지역별 치료 관행 차이를 못 넘고 결국 사업이 접혔어. 화려한 AI 서사보다 '현장에서 매일 쓰이느냐'가 진짜 시험대라는 교훈이야.
또 하나, TPS 같은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는 진단 AI보다 규제와 검증의 벽이 훨씬 높아. 판독을 틀리면 다시 보면 되지만, 방사선 조사 계획이 틀리면 환자에게 직접 해가 가. 그래서 이 분야는 신규 진입자가 극도로 적고, 한번 자리 잡으면 교체가 어려운 '끈끈한' 시장이야. 온코소프트에겐 이게 양날의 검이야 — 진입은 어렵지만, 뚫고 들어가면 그만큼 방어벽도 튼튼해지는 거지.
과거 국산화 시도들을 봐도 교훈이 있어. 의료기기 국산화는 '기술은 됐는데 병원이 안 바꾼다'는 벽에 자주 부딪혔어. 병원은 검증되고 익숙한 외산을 잘 안 버리거든. 온코소프트가 이미 온코스튜디오로 병원 문턱을 넘어본 경험이 있다는 게, 순수 신생 국산화 도전자보다 유리한 지점이야.
경쟁자 카운터 플레이
가장 큰 상대는 글로벌 TPS 강자들이야. 배리안(지멘스 헬시니어스 계열), 레이서치, 엘렉타 같은 회사들은 수십 년치 임상 데이터와 전 세계 레퍼런스, 그리고 자사 치료 장비와의 통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 이들은 온코소프트가 X선 TPS로 정면 승부를 걸면 가격이든 번들이든 뭐든 동원해서 방어할 거야. 그래서 온코소프트가 '입자치료 TPS'라는, 상대적으로 플레이어가 적고 아직 표준이 덜 굳은 틈새를 정조준한 건 영리한 우회로야.
이들 글로벌 기업도 AI 자동 컨투어링·자동 계획 기능을 자사 제품에 빠르게 붙이고 있어. 즉 온코소프트의 온코스튜디오가 가진 'AI 자동화'라는 차별점은 시간이 지나면 희석될 수 있어. 그래서 단순히 컨투어링만으로는 안 되고, 전주기(End-to-End) 플랫폼 — 컨투어링부터 계획, 워크플로우 관리, 방사성의약품치료(RPT)까지 — 로 묶어서 '갈아타기 비용'을 키우는 전략을 쓰는 거야.
국내 경쟁 구도도 봐야 해. 방사선 종양학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국내 기업은 아직 손에 꼽아서, 온코소프트는 '국내 유일의 통합 방사선 치료 소프트웨어 기업'을 자처하고 있어. 하지만 루닛·뷰노 같은 큰 의료 AI 기업들이 인접 영역에서 방사선 치료로 확장하거나, 대학·연구소가 오픈소스·국책 과제로 유사 기술을 내놓을 가능성은 늘 있어. 정부 과제라는 우산은 든든하지만, 그 우산 아래 경쟁자가 같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뜻이야.
플래시치료 같은 초차세대 기법도 변수야. 온코소프트가 X선·입자선·플래시까지 통합 TPS로 선점하겠다고 한 건, 아직 표준이 없는 미래 기술에 먼저 깃발을 꽂겠다는 승부수야. 여기서 앞서면 글로벌 강자들이 뒤늦게 따라오는 그림을 만들 수 있지만, 반대로 너무 앞서가다 시장이 안 열리면 개발비만 태울 위험도 같이 있어.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암 환자·보호자 입장에선 당장 체감되는 변화는 없어. 온코스튜디오는 이미 병원 뒤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라 환자가 직접 만질 일이 없고, 입자 TPS는 아직 개발 단계야. 다만 길게 보면 국산 소프트웨어가 자리 잡을수록 치료 계획이 빨라지고(자동화 덕에), 병원의 소프트웨어 비용 부담이 줄어 치료 접근성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
국내 병원·의료진 입장에선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다는 게 핵심이야. 그동안 외산 TPS에 사실상 종속돼 있었는데, 국산 대안이 성숙하면 라이선스 협상력이 생기고 한국 임상 환경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이 빨라져. 자동 컨투어링으로 반복 노동이 줄어드는 건 이미 50개 병원이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고.
투자자·업계 입장에선 '의료 AI 국산화'가 정부 예산과 맞물려 진짜 돈이 도는 테마라는 신호야. 특히 한국투자증권 같은 증권 계열까지 들어온 시리즈C라서, 온코소프트가 향후 기술특례상장 후보군에 오를 가능성을 눈여겨볼 만해. 다만 입자 TPS 상용화라는 난도 높은 목표가 실제로 실현되기 전까진 밸류 정당화는 '기대'에 기반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해.
스타트업 생태계 입장에선 이 딜이 하나의 청사진을 보여줘. 검증된 제품(온코스튜디오)으로 매출과 레퍼런스를 쌓고 → 그 신뢰를 발판으로 훨씬 큰 시장(입자 TPS)에 도전하고 → 정부 국책 과제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 규제 산업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정석 루트에 가까워.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당장은 별로 없어. 하지만 네가 나중에 방사선 치료를 받을 일이 생기면, 그 계획을 짜는 소프트웨어가 국산이냐 외산이냐에 따라 치료 속도나 병원 비용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지금은 그 판이 바뀌기 시작하는 초기 시점이라고 보면 돼.
— 이게 왜 지금 터진 거야? 정부가 2026년 AI 예산을 9조9000억으로 3배 늘리고 'AI G3 도약'을 선언한 흐름과 맞물렸어. 딥테크·의료 AI 국산화에 돈이 몰리는 시점에, 이미 제품과 병원 레퍼런스를 가진 온코소프트가 다음 단계 실탄을 받은 거지. 타이밍이 우연은 아니야.
— 외산 강자들보다 진짜 앞선 거야? 단정하긴 일러. 온코소프트가 노리는 입자치료 TPS는 아직 개발 단계고, 배리안·레이서치·엘렉타 같은 글로벌 강자들의 임상 데이터와 장비 통합력은 여전히 압도적이야. 다만 입자·플래시 같은 아직 표준이 덜 굳은 영역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틈새를 먼저 파고드는' 전략적 위치는 잡았다고 볼 수 있어.
참고 자료
- 더바이오 — 온코소프트, 160억원 투자 유치 성공…'입자치료용 TPS 국산화' 시동
- TheBio (English) — Oncosoft secures KRW 16 billion for domestic particle therapy TPS
- 이투데이 — 온코소프트 시리즈C 투자 유치
- 히트뉴스 — 온코소프트, 110억 시리즈B 투자 유치
- 서울경제 — 온코소프트, 1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 THE VC — 온코소프트 기업정보(투자·매출·기업가치)
숫자와 기준은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