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기능 11개, 그리고 아무것도 안 바뀌는 앞으로 12개월

7월 16일, 유럽집행위원회가 알파벳/구글을 수신인으로 하는 구속력 있는 세부조치 결정(specification decision) 두 건을 채택했어. 하나는 안드로이드에 관한 것, 다른 하나는 구글 검색 데이터에 관한 것이야.

내용을 한 줄로 줄이면 이래.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특정 기능 11개를 경쟁 AI 어시스턴트에게 열어야 하고, 익명화한 검색 데이터를 경쟁 검색엔진과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AI 챗봇에게 공정·합리적·비차별(FRAND) 조건으로 넘겨야 한다." 유럽 사용자가 언젠가 챗GPT나 클로드나 퍼플렉시티를 홈 버튼 길게 눌러 불러내고, 그 어시스턴트가 제미나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기기를 만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게 목표야.

그런데 여기서 헤드라인과 현실이 갈려. 이 결정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변화는 하나도 2026년 안에 오지 않아. 검색 데이터 공유는 2027년 1월부터고, 안드로이드 기능 개방은 11개 중 10개가 차기 메이저 버전인 안드로이드 18에, 2027년 8월 1일까지 들어가야 해. 나머지 하나 — 여러 어시스턴트가 동시에 상시 호출어(hotword)를 듣는 기능 — 은 한 세대 더 밀려서 안드로이드 19, 2028년 8월 1일이야. 즉 오늘 발표는 "바뀐다"가 아니라 "언제까지 바꿔라"의 문서야.

그리고 이건 새 의무를 만든 게 아니라는 점도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어. 세부조치 결정은 이미 시행 중인 의무를 어떻게 이행할지 세부를 지정하는 행위야. 근거 조항은 각각 DMA 6조 7항(운영체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능과의 상호운용성)과 6조 11항(익명화된 온라인 검색 데이터 접근)이고, 두 조항 다 이미 구글에 적용되고 있었어. 집행위가 한 일은 "너희 이행안으로는 안 된다, 이렇게 해라"라고 실행 명세를 못 박은 거야. 그리고 이제부터 이걸 안 지키면 의무 위반으로 곧장 제재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어. 그게 이 결정의 진짜 무게야.

등장인물 — 규제 두 명, 피규제 한 명, 그리고 이름이 안 불린 수혜자들

유럽집행위원회 쪽에서는 두 명의 집행부위원장이 앞에 섰어. 청정·공정·경쟁 전환 담당 집행부위원장인 **테레사 리베라(Teresa Ribera)**가 경쟁 포트폴리오를 들고 있고, 기술주권·보안·민주주의 담당 집행부위원장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이 디지털 쪽을 맡고 있어. 리베라의 문장은 이거야. "우리는 그 과정이 공정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시민들에게 선택권이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비르쿠넨은 이렇게 말했어. "우리는 유럽연합의 혁신과 다양성을 지원하고, AI 어시스턴트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하려 한다." 두 문장 다 톤이 온건한데, 온건한 문장 뒤에 붙은 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실행 명세야.

구글 쪽 얼굴은 켄트 워커(Kent Walker), 구글·알파벳 글로벌 대외정책 총괄 사장이야. 같은 날 올라온 그의 글 제목부터가 반박이야. "DMA가 유럽인의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The DMA should not undercut security & privacy for Europeans)." 본문에서 그는 "오늘의 결정은 수백만 유럽인의 핵심적인 프라이버시·보안 안전장치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했고, 안드로이드 결정에 대해서는 "이 안드로이드 규정은 그런 안전장치 없이 외부 앱에 민감하고 강력한 기기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기기 보안을 위협한다"고 썼어. 검색 데이터 쪽에 대해서는 "유럽인의 사적인 검색 내역이 충분한 익명화 없이, 사용자의 인지나 동의 없이 낯선 회사들에 노출될 것"이라고 했지. 마무리는 "우리는 시장 목표를 지원하면서도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보호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계속 주장하겠다"였어. 구글은 별도로 "사용자를 보호할 해법을 반복적으로 제안해왔다"는 입장도 밝혔어.

구글이라는 회사를 잠깐 짚고 가자.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업했고, 2015년 지주회사 알파벳이 만들어졌어. 안드로이드는 2005년에 인수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운영체제가 됐고, 제미나이는 2023년 12월에 나온 구글의 대표 모델 계열이야.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제미나이는 안드로이드의 기본 시스템 어시스턴트로 단계적으로 이식되면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밀어냈지. 알파벳은 시가총액 수조 달러 규모 회사인데, 그 이익 엔진은 여전히 검색 광고야. 6조 11항 데이터 구제 조치가 겨냥한 게 정확히 그 지점이야. 검색 품질의 우위는 검색 데이터의 우위에서 나오고, 검색 데이터의 우위는 점유율에서 나와. 그 순환 고리를 규제로 끊겠다는 발상이거든.

수혜자로 거론되는 쪽은 이름이 안 불렸어. 여기가 중요해. 집행위 결정문은 수령 대상을 **"경쟁 온라인 검색엔진, 그리고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AI 챗봇"**이라는 범주로 규정했지, 특정 회사를 지정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오픈AI가 구글 검색 데이터를 받게 됐다"는 식의 문장은 정확하지 않아. 오픈AI(챗GPT), 앤스로픽(클로드),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빙/코파일럿), 그리고 유럽 기반 엔진인 에코시아·크왕트는 이 범주에 해당할 법한 예시지 결정문에 지정된 수령인이 아니야. 실제로 데이터를 받으려면 자격 요건을 통과하고 신청해야 해.

규제의 시계도 등장인물이야. 집행위는 이 두 건의 세부조치 절차를 2026년 1월 27일에 개시하면서, 3개월 안에 예비 판단을 내고 6개월 안에 — 그러니까 대략 7월 27일까지 —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어. 7월 16일 결정은 그 약속 창 안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온 거야. 절차를 열게 된 계기도 명확해. 구글이 스스로 낸 이행안이 실효성 없다고 판단됐거든. 규제당국은 구글 안이 **"고유 검색 쿼리의 90~100퍼센트"**를 걷어내고, AI 챗봇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봤어.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 11개 기능, 4개 버킷, 그리고 데이터의 조건들

첫 번째 결정, 안드로이드 AI 상호운용성.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지정된 기능 11개를 제3자 AI 어시스턴트 제공자에게 열어야 해. 목표는 그들이 제미나이와 기능적으로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거야. 11개는 네 갈래로 묶여.

호출(invocation) 두 개 — 홈 버튼/내비게이션 핸들 길게 누르기, 상시 호출어 감지. 컨텍스트(context) 세 개 — 앱의 온디바이스 데이터에 대한 중앙집중 접근, 컨텍스트 인식 인텔리전스, 앰비언트 데이터. 동작(actions) 세 개 — 구조화된 온디바이스 통합, 화면 자동화, 시스템 통합. 자원 접근(resource access) 세 개 — 시스템 수준 온디바이스 모델, 온디바이스 모델 구현, 백그라운드 실행.

이 목록을 뜯어보면 왜 구글이 "민감하고 강력한 권한"이라고 반발하는지 이해가 가. 호출은 그냥 진입점이지만, 컨텍스트와 동작 버킷은 실질적으로 기기 전체를 읽고 조작할 권한이거든. 앱들의 온디바이스 데이터에 중앙집중 접근한다는 건 네 기기 안의 메시지·일정·사진 메타데이터 같은 걸 한 곳에서 본다는 뜻이고, 화면 자동화는 그 어시스턴트가 네 대신 화면을 눌러 앱을 조작한다는 뜻이야. 지금까지 이 권한 묶음은 사실상 제미나이만 가지고 있었어. 그걸 인증받은 제3자에게도 주라는 게 이번 결정이야.

집행위가 든 예시 유스케이스는 이래. 원문 그대로 옮기면 "사용자는 제3자 AI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자기 대신 앱에서 동작을 수행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택시 예약 같은 작업을 위임하거나, 채팅 앱에서 적절한 답장 제안을 받거나, 최근 방문한 장소에 대해 AI 어시스턴트에게 물어볼 수 있다."

기한과 절차도 촘촘해. 11개 중 10개는 안드로이드 18에 2027년 8월 1일까지, 동시 호출어 감지는 안드로이드 19에 2028년 8월 1일까지. 그리고 구글은 자격·인증 프로그램의 초안 약관을 2027년 2월 1일까지 공개해 의견수렴하고, 최종 약관을 2027년 5월 1일까지 공개한 뒤 같은 날부터 인증 신청을 접수해야 해. 신청 건당 심사는 최대 4주, 그리고 2년간 강화된 준수 모니터링·보고 기간이 붙어.

두 번째 결정, 검색 데이터 공유. 2027년 1월부터 구글은 익명화된 검색 랭킹·쿼리·클릭·조회 데이터를 — 자연 검색과 유료 검색 결과 양쪽 다 — 경쟁 검색엔진과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AI 챗봇에게 FRAND 조건으로 공유해야 해.

빠지는 것도 명시돼 있어. 계정 정보, 정밀 타임스탬프, 재식별 위험이 있는 희귀·롱테일 쿼리, 정확한 위치 데이터, 유료 결과 URL은 공유 대상이 아니야. 익명화는 집행위 표현으로 "프라이버시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개발한 다층적 방법"을 쓰고, DMA와 GDPR의 상호작용에 관한 공동 가이드라인 초안에 맞춰 정렬돼.

가격은 무료가 아니야. 비용 회수 방식이야 — 데이터 준비와 전송에 드는 비용에 합리적인 자본수익을 더하되, 그 수익률은 알파벳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상한으로 해. 그리고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자격 요건은 EU에서 최소 2년 연속 실제 검색 서비스를 운영했거나, 설립 2년 미만이면서 5,000만 유로 이상을 조달했을 것, 여기에 월평균 EU 사용자 5만 명 이상이 붙어.

항목 결정 1 — 안드로이드 상호운용성 결정 2 — 검색 데이터 공유
근거 조항 DMA 6조 7항 DMA 6조 11항
대상 제3자 AI 어시스턴트 제공자 경쟁 검색엔진 + 검색 기능 제공 AI 챗봇 (특정 회사 미지정)
핵심 의무 안드로이드 기능 11개 개방 익명화 랭킹·쿼리·클릭·조회 데이터 공유(자연+유료)
주요 기한 10개 → 안드로이드 18, 2027-08-01 / 상시 호출어 → 안드로이드 19, 2028-08-01 공유 개시 2027년 1월
중간 절차 인증 초안 약관 2027-02-01, 최종 약관·신청 접수 2027-05-01, 심사 최대 4주 자격 양식 2026년 8월 말, 표준계약서·테스트 샘플 2026년 9월, 익명화 데이터셋 확정 2026년 11월
조건 제미나이와 기능적 동등, 2년 강화 모니터링 FRAND, 비용회수 가격(수익률 상한=알파벳 WACC)
자격 요건 인증 프로그램 통과 EU 2년 운영 또는 2년 미만+5,000만 유로 조달, 월평균 EU 사용자 5만+
제외·유보 계정정보·정밀 타임스탬프·롱테일 쿼리·정확 위치·유료 URL 제외
구글이 지키는 것 독점 랭킹 알고리즘 비공개 유지

구글에게 남은 방어선도 있어. 특정 상대와 공유하기 전에 사이버보안·데이터보호 리스크를 평가할 제한적 권리를 유지하고, 연례 감사가 적용돼. 받은 데이터는 검색 품질 개선에만 쓸 수 있고 광고 개인화에는 못 써. 그리고 결정적으로, 구글은 자기 랭킹 알고리즘 자체를 공개할 의무는 없어. 데이터는 내주되 레시피는 안 내주는 구조야.

각자의 이득 — 집행위는 선례를, 경쟁사는 입장권을, 구글은 시간을

집행위가 얻는 건 선례와 방법론이야. 이번 두 결정은 DMA가 "금지 목록"에서 "설계 명세"로 넘어간 순간을 보여줘. 지금까지 EU 경쟁법은 대체로 사후에 때렸어 — 뭘 하지 마라, 안 하면 벌금. 그런데 이번엔 어떤 API를, 어느 OS 버전에, 언제까지, 어떤 인증 절차로 열라고 적었어. 집행위는 이제 경쟁 분석기관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 검토기관에 가까워진 거야. 이게 성공하면 다른 게이트키퍼에도 그대로 복제할 템플릿이 생겨.

경쟁 AI 회사들이 얻는 건 입장권 가능성이지, 입장 그 자체는 아니야. 이론적으로는 2027년 5월 1일부터 인증을 신청해서, 통과하면 안드로이드 18에서 제미나이와 거의 같은 기기 접근권을 받아. 유럽 사용자가 챗GPT나 클로드나 퍼플렉시티를 기본 시스템 어시스턴트로 세팅하는 그림이 처음으로 법적으로 가능해지는 거지. 검색 데이터 쪽도 마찬가지야. 지금까지 신생 검색엔진의 근본 문제는 쿼리 없이는 랭킹을 못 고치고, 랭킹이 나쁘면 쿼리가 안 오는 닭-달걀 구조였는데, 여기에 외부에서 데이터를 주입할 통로가 생겼어.

하지만 자격 요건을 다시 봐. EU 2년 운영 또는 5,000만 유로 조달, 월평균 EU 사용자 5만 명. 이 문턱은 진짜 스타트업에겐 낮지 않아. 그리고 데이터에 값을 매기는 구조라, 결국 돈이 있고 이미 규모가 있는 쪽이 먼저 혜택을 봐.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퍼플렉시티처럼 이미 자본이 두꺼운 회사들이지. 이게 나중에 다룰 회의론의 핵심 중 하나야 — 접근권 개방이 반드시 신규 진입으로 이어지진 않고, 오히려 상위권 집중을 굳힐 수도 있다는 지적.

구글이 얻는 건 시간과 통제권이야. 이걸 그냥 패배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거야. 첫째, 기한이 길어. 검색 데이터는 6개월 뒤지만 안드로이드는 13개월 뒤 버전, 호출어는 25개월 뒤 버전이야. 둘째, 인증 프로그램의 약관을 구글이 직접 쓴다. 집행위가 초안 공개와 최종 공개 일정만 못 박았을 뿐, 실제 요건 문구는 구글이 만들어. 셋째, 보안·데이터보호 리스크 평가권을 남겼어. 넷째, 랭킹 알고리즘은 안 내줘도 돼. 다섯째, 데이터가 유료야. 즉 구글은 문을 열되 문지기 자리는 유지했어.

유럽 사용자가 얻는 건 이론상 선택권이야. 다만 냉정하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기본값을 안 바꿔. 안드로이드에서 제3자 어시스턴트를 고를 수 있게 되는 것과 실제로 고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고, 2018년 안드로이드 반독점 사건이 정확히 그 교훈을 남겼거든.

앞선 사례 두 개 — 애플 상호운용성은 실패했고, 법원은 규제당국 손을 들었어

실패에 가까운 전례부터. 집행위는 2025년 3월 애플에 대해 iOS/iPadOS 상호운용성 관련 6조 7항 세부조치 결정을 이미 내렸어. 이번 구글 건과 법적 구조가 사실상 같아. 그런데 결과가 뼈아파. FSFE가 2026년 4월에 정리한 바로는, 2026년 3월 22일 기준 애플은 2025년 5월 이후 56건의 상호운용성 요청을 받아 43건을 종결했는데, 공개된 종결 16건 중 새로운 상호운용 해법을 만들어낸 건 하나도 없었어. 10건은 "기술적 사유"로 거부, 2건은 "기존 해법이 있다"며 각하, 3건은 범위 밖이거나 무효로 반려됐어.

이게 이번 뉴스를 읽는 가장 중요한 렌즈야. 종이 위의 세부조치 결정이 시장 접근으로 자동 변환되지 않는다는 걸 1년 치 실측 데이터가 보여준 거거든. 게이트키퍼는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할 필요가 없어. 그냥 개별 요청마다 "기술적으로 곤란하다"고 답하면 돼. 구글 건에도 같은 구조가 있어 — 인증 심사, 보안 리스크 평가, 자격 요건. 전부 케이스 바이 케이스 재량이 들어가는 지점이고, 애플 사례가 보여준 병목이 정확히 거기였어.

반대로, 규제당국의 법적 지위는 오히려 굳어졌어. 2026년 7월 8일, EU 일반법원이 애플의 게이트키퍼 지정 이의제기 세 건을 모두 기각했어. 애플은 2025년 10월에 8조 2항 관련 항소를 냈었는데, 이 판결로 게이트키퍼가 DMA 상호운용성 의무 자체를 다투는 경로는 사실상 닫혔어. 구글이 이번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걸더라도, "우리는 애초에 이 의무의 대상이 아니다" 노선은 이제 거의 못 써. 남는 건 "이 특정 명세가 비례성을 벗어났다" 같은 좁은 다툼이야.

더 오래된 전례는 2018년 안드로이드 반독점 사건이야. 집행위는 43억 4천만 유로 과징금을 매겼고, 2022년 일반법원이 41억 2,500만 유로로 조정했어. 구글은 계약 구조를 바꿨고, 유럽에서 검색엔진 선택 화면도 띄웠지.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검색 기본값 판도는 거의 안 움직였어. 사후 벌금은 회사의 계약서를 바꿀 뿐 사용자의 습관을 못 바꾼다는 결론이 나왔고, 그래서 EU가 사전 규제인 DMA로 갈아탄 거야. 이번 결정은 그 전환의 가장 구체적인 산물이고, 동시에 "사전 규제는 다를까"를 시험하는 가장 큰 실험이기도 해.

경쟁사는 어떻게 움직일까 — 인증 신청, FRAND 공개 검증, 그리고 EU 로컬 카드

1순위 행동은 2027년 5월 1일 인증 신청이야. 오픈AI,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는 첫날 줄을 설 가능성이 높아. 이유는 단순해. 심사 기간이 건당 최대 4주로 못 박혀 있어서, 초기에 넣을수록 안드로이드 18 출시 시점에 맞춰 제품을 붙일 시간이 확보되거든.

2순위는 공개 검증 압박이야. FRAND라는 말은 좋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늘 분쟁 지점이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이라는 기준은 숫자가 아니거든. 그래서 경쟁사들은 구글이 2027년 2월에 인증 초안 약관을 내는 순간, 그 문구를 뜯어서 **"이건 사실상 배제 조항"**이라고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할 거야. 의견수렴 절차가 초안 공개와 최종 공개 사이 3개월로 잡혀 있는 이유가 그거고, 그 3개월이 이번 결정의 실질적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커.

3순위는 유럽 로컬 사업자들의 카드야. 에코시아, 크왕트 같은 EU 기반 검색엔진에게 이번 데이터 조치는 존재 이유에 가까운 기회야. 다만 이들에게는 자격 요건보다 가격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어. 비용 회수 방식이라 해도 데이터 준비·전송 비용에 알파벳 WACC 수준의 자본수익이 얹히면, 매출 규모가 작은 사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거든. 실제 청구서가 나와봐야 알 일이야.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예상돼. 구글은 인증 약관을 통해 보안 요구 수준을 높게 잡는 전략을 쓸 수 있어. 이건 나쁜 의도라고 단정할 문제가 아니야 — 워커의 주장대로 화면 자동화와 온디바이스 데이터 중앙 접근은 실제로 악용되면 심각한 권한이거든. 다만 규제 게임에서 "보안 요건"은 합법적 지연 장치이기도 해. 애플이 "기술적 사유"라는 표현으로 43건을 처리한 방식과 구조적으로 닮았어.

그리고 별도의 압력 축이 하나 더 있어. EU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집행위는 구글의 6조 5항 검색 자사우대(쇼핑·항공·호텔) 건으로 기록적인 DMA 미준수 과징금을 준비 중이고, 금액은 수억 유로 후반대, 60일 뒤 이행강제금이 붙을 가능성도 거론돼. 다만 분명히 하자. 이건 PPC Land/한델스블라트 보도이지 채택된 결정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야. 사실로 단정하면 안 되는 항목이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라면 — 지금 당장 코드를 바꿀 일은 없어. 대신 두 개의 날짜를 캘린더에 박아. 2027년 2월 1일(인증 초안 약관 공개)과 2027년 5월 1일(최종 약관 + 신청 접수 개시). AI 어시스턴트나 검색형 제품을 만들고 EU 시장을 본다면, 초안 약관이 나오는 순간이 실제 요구사항을 처음 보는 시점이야. 그리고 아키텍처 관점에서 하나 더. 이 11개 기능 목록은 사실상 "OS 수준 AI 어시스턴트가 뭘 할 수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규제기관의 정의야. 호출 → 컨텍스트 → 동작 → 자원 접근이라는 네 단계 구조는 EU 밖에서도 참고할 만한 설계 뼈대고, 안드로이드 18 API가 이 모양으로 나오면 사실상 업계 표준 인터페이스가 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라면 — 이 뉴스가 알파벳 실적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해. 어떤 의무도 2027년 전에 발효되지 않고, 검색 데이터는 광고 개인화 용도로는 못 쓰게 막혀 있어서 광고 매출의 직접 잠식 경로가 좁아. 진짜로 봐야 할 건 두 가지야. 첫째, 2027년 이후 유럽에서 검색 쿼리가 제미나이 밖으로 새는 속도. 둘째, 별건으로 보도된 6조 5항 과징금이 실제 결정으로 나오는지 — 이건 확인되지 않은 보도 단계라 그대로 반영하면 안 돼. 그리고 구조적으로는, 이번 건이 EU에서만 적용되는 규제 파편화를 한 단계 더 진행시켰다는 점을 기억해. 안드로이드 18이 EU용과 그 외 지역용으로 갈라진다면 구글의 엔지니어링 비용과 제품 일관성에 장기 부담이 돼.

일반 사용자라면 — 유럽에 살고 있다면 2027년 하반기부터 안드로이드에서 어시스턴트를 갈아 끼울 선택지가 생길 수 있어. 홈 버튼을 길게 눌러 챗GPT를 부르고, 그 어시스턴트가 택시를 잡거나 채팅 답장을 제안해주는 그림이야. 그런데 여기에 진짜 트레이드오프가 있어. 그 어시스턴트가 그 일을 하려면 네 기기 안의 데이터를 봐야 해. 지금까지 그 권한을 가진 건 사실상 구글 하나였고, 이제는 네가 고른 회사도 갖게 되는 거야. 워커의 반박이 완전히 자기 이익만은 아닌 이유가 여기 있어.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건 누구를 신뢰할지 네가 직접 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거든. 유럽 밖 사용자라면? 지금 기준으로는 직접적인 변화가 없어. 다만 구글이 이 API를 EU 전용으로만 만들지, 전 지역에 열지는 지켜볼 만해.

그리고 회의론을 정리해두자. 첫째, 타임라인. 사용자 체감 변화가 2027년 전엔 없고, 호출어는 2028년 8월이야. 규제 사이클보다 AI 제품 사이클이 훨씬 빠르다는 게 문제야. 둘째, 집행 격차. 애플 사례가 실측으로 보여준 그대로, 게이트키퍼는 개별 심사에서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셋째, 보안 비판. 유럽 싱크탱크 ECIPE의 프레드릭 에릭손과 듀티 판디아는 이번 결정을 **"규제적 권한 상승(regulatory privilege escalation)"**이라고 부르면서, 특정 작업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깊은 OS 경로를 제3자 어시스턴트에 주는 건 사이버보안의 최소 권한 원칙을 위배하고, 집행위를 경쟁 분석에서 규범적 시스템 엔지니어링으로 이동시킨다고 비판했어. 넷째, 익명화 트릴레마. 데이터는 경쟁에 쓸모 있을 만큼 세밀해야 하고, 재식별을 막을 만큼 익명화돼야 하고, FRAND로 가격이 매겨져야 하는데 ECIPE는 이 셋이 동시에 성립할 수 없다고 봐. 다섯째, 접근권 ≠ 진입. 자본이 두꺼운 대형 AI 사업자가 주로 수혜를 보면서 집중이 완화되는 게 아니라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야.

마지막으로 날짜 하나만 더 강조할게. 2차 매체들 사이에서 "2027년 6월", "2027년 7월", "2026년 12월 31일" 같은 서로 다른 기한이 돌아다녀. 집행위 DMA 개발자 포털의 날짜 — 2027년 8월 1일, 2028년 8월 1일, 그리고 2027년 1월 — 가 권위 있는 기준이야. 다른 숫자를 본다면 그건 요약 과정에서 뭉개진 거라고 보면 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한국에 산다면 당장은 상관없어. 이번 조치는 EU 시장에만 적용되거든. 다만 구글이 안드로이드 18에서 만드는 이 API를 EU 전용으로 격리할지 전 지역에 열지는 아직 안 정해졌고, 전자를 택하면 유럽과 나머지 세계의 안드로이드가 기능적으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거야.

— 이게 왜 하필 지금이야? 집행위가 1월 27일에 절차를 열면서 6개월 안에 끝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고, 7월 16일은 그 마감(약 7월 27일) 직전이야. 더 근본적으로는 구글이 낸 자체 이행안이 고유 검색 쿼리의 90~100퍼센트를 걷어내고 AI 챗봇을 아예 제외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야. 협상으로 안 되니까 명세를 직접 쓴 거지.

— 그럼 이제 유럽에선 구글이 진 거야? 단정하긴 일러. 기한이 최대 25개월 남았고, 인증 프로그램 약관은 구글이 직접 쓰고, 랭킹 알고리즘은 안 내줘도 되고, 데이터엔 값이 매겨져. 무엇보다 거의 똑같은 구조의 애플 상호운용성 결정이 1년간 새 해법을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실측 기록이 있어. 결정문의 강도와 시장의 변화는 별개의 문제야.

참고 자료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