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를 '검색'하는 시대가 왔어 — 베조스가 또 지갑을 열었다

2026년 7월 20일, 영국 케임브리지의 신소재 스타트업 CuspAI(커스프AI)가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어. 라운드는 실리콘밸리의 두 거물,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와 NEA가 공동 주도했고, 제프 베조스의 개인 투자 펀드 베조스 익스페디션(Bezos Expeditions)이 크게 참여했지. 이 한 방으로 CuspAI의 기업가치는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뛰었어. 불과 9개월 전 시드 확장 라운드에서 인정받았던 5억2000만달러에서 다섯 배 가까이 부풀어 오른 거야. 창업한 지 2년밖에 안 된 회사가 누적 6억5000만달러 넘게 끌어모았어.

그런데 돈보다 더 흥미로운 건 CuspAI가 같은 날 함께 발표한 물건이야. 회사는 'AI 머티리얼 파운드리(AI Materials Foundry)'라는 이름의 연합체를 출범시켰어. 엔비디아, 메타, 삼성, 현대차그룹,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램리서치, 헨켈 등 45개가 넘는 기술·산업 기업이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렸지. 컴퓨팅 파워, 실험실, 독점 데이터, 과학 전문지식을 한데 모아 "새로운 물질을 찾는 속도 자체를 바꿔보자"는 게 이 연합의 목표야. 반도체 공장을 뜻하는 '파운드리'라는 단어를 소재 발굴에 갖다 붙인 게 노골적인데, 그만큼 야심이 크다는 뜻이지.

핵심 메시지는 창업자들의 한 문장에 다 담겨 있어. "세상은 이미 알려진 물질만으로는 필요한 진보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건 분명하다." 더 싼 탄소포집, 더 오래 가는 배터리, 더 깨끗한 물, 그리고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신소재 — 이 모든 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물질'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CuspAI의 진단이야. 그 물질을 인간이 수십 년 걸려 시행착오로 찾는 대신, AI로 설계해서 몇 배 빠르게 찾겠다는 거지.

CuspAI가 누구야 — VAE 만든 사람과 양자컴퓨팅 창업자의 조합

CuspAI는 2024년에 두 사람이 세운 회사야. 한 명은 CEO 채드 에드워즈(Dr. Chad Edwards) 박사. 화학자 출신인데 딥테크 창업으로 방향을 튼 인물이야. 케임브리지 퀀텀 컴퓨팅(Cambridge Quantum Computing)의 상업 부문 공동창업자였고, 이후 퀀티넘(Quantinuum)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부사장을 지냈어. 과학과 사업을 연결하는 데 능한 사람이라는 뜻이지.

다른 한 명이 이 회사의 진짜 무게중심이야. 공동창업자 막스 웰링(Prof. Max Welling) 교수. 머신러닝 쪽에서는 전설급 이름이야. 지금 딥러닝 생성모델의 근간 중 하나인 **변분 오토인코더(VAE, Variational Autoencoder)**의 공동 발명자거든.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헤라르뒤스 엇호프트(Gerard 't Hooft) 밑에서 박사를 했고, 딥러닝의 대부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 밑에서 수련했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CuspAI를 창업하기 직전까지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AI4Science의 저명 과학자 겸 부사장이었어. 퀄컴에서는 기술 부사장을 지냈고. 즉 'AI로 과학을 한다'는 이 분야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이 회사를 차리고 나온 거야.

이 조합이 중요한 이유가 있어. 소재 발굴은 순수 AI 문제도 아니고 순수 화학 문제도 아니거든. 물성을 예측하는 모델, 원자 단위 시뮬레이션, 실제로 그 물질을 합성하는 레시피, 그리고 실험실에서의 검증 — 이 전 과정을 하나로 꿰어야 해. 웰링은 앞단(모델·시뮬레이션)의 세계 최고 전문가고, 에드워즈는 뒷단(화학·산업 파트너십)을 안다는 거지.

회사는 원래 2024년 6월에 3000만달러 시드로 출발했어. 당시부터 이미 메타와 손잡고 탄소포집 소재를 연구한다는 게 화제였지. 2년도 안 돼서 시드에서 시리즈B까지, 기업가치 26억달러까지 온 속도는 딥테크 기준으로 봐도 비정상적으로 빨라. 그만큼 'AI × 소재'라는 조합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는 신호야.

한 가지 더 짚자면, 이번 라운드엔 순수 벤처캐피털만 들어온 게 아니야. 룩스 캐피털(Lux Capital), 글레이드 브룩(Glade Brook), 트루 애로우(Tru Arrow) 같은 딥테크·성장 투자자들에 더해 AMD 벤처스, 엔비디아의 투자 부문 엔벤처스(NVentures),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까지 참여했어.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국부펀드가 한 라운드에 섞여 있다는 건, 이 회사를 단순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로 보고 있다는 뜻이야. 돈만 넣는 게 아니라 자기 사업과 엮으려는 손들이 줄을 선 거지.

MIRA와 파운드리 — AI가 물질을 '주문 제작'하는 구조

CuspAI 기술의 심장은 MIRA라는 자체 플랫폼이야. 하는 일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래: 연구자가 "이런 물성을 가진 물질이 필요해"라고 목표를 정하면, MIRA가 그 조건을 만족하는 후보 물질을 생성형·에이전틱 AI로 설계해줘. 그냥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는 검색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던 구조를 만들어내는 생성이야.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물성 시뮬레이션 → 합성 경로 계획 → 실험 검증 조율까지, 발굴의 전체 사이클을 한 플랫폼에서 돌리는 게 특징이지.

'AI 머티리얼 파운드리'는 이 MIRA를 중심에 놓고, 혼자서는 못 갖는 자원을 파트너들에게서 끌어오는 구조야. 각자가 뭘 대는지 보면 그림이 선명해져. 아래 표를 봐.

구성 요소 누가 대나 무슨 역할
컴퓨팅 인프라 엔비디아(NVIDIA) 대규모 AI 학습·시뮬레이션을 돌릴 GPU 파워
파운데이션 모델 메타 FAIR 원자 단위 화학 모델 'UMA(Universal Model for Atoms)' 제공
반도체 소재 검증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 칩 제조 장비·공정에서의 실증
산업 응용·데이터 삼성·현대차그룹·헨켈·케미라 배터리·자동차·소재·수처리 실제 수요와 데이터
자본·전략 클라이너 퍼킨스·NEA·베조스 익스페디션·테마섹 자금과 장기 파트너십

연합은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APAC)에 지역 허브를 두고, 반도체·청정에너지·첨단제조를 핵심 영역으로 잡았어. 특히 눈에 띄는 게 반도체 소재야. 지금 반도체 미세공정은 루테늄, 이리듐 같은 희귀금속에 의존하는데, 이것들은 공급이 제한적이고 비싸. CuspAI는 이런 공급 병목이 걸린 금속을 AI로 설계한 대체 소재로 바꾸는 걸 주요 과제로 삼았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 같은 반도체 장비 3대장이 왜 이 연합에 들어왔는지 설명이 되지.

메타가 내놓는 UMA 모델도 짚고 넘어갈 만해. 메타 기초AI연구팀(FAIR)이 만든 원자 단위 화학 모델인데, 물질의 성질을 원자 수준에서 예측하는 데 쓰여. CuspAI 입장에서는 자기 생성모델이 뽑아낸 후보를 검증하는 강력한 도구를 무료로 얻는 셈이고, 메타 입장에서는 자기 모델을 실제 산업 문제에 적용해볼 판을 얻는 거야. 서로 필요한 걸 주고받는 구조지.

왜 이런 '연합' 형태를 택했는지도 생각해볼 만해. 소재 발굴은 컴퓨팅, 데이터, 실험실, 산업 수요라는 네 가지가 다 있어야 굴러가는데, 이 넷을 한 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엔비디아급 컴퓨팅, 반도체 3사의 공정 라인, 삼성·현대차 규모의 산업 데이터를 스타트업 하나가 자력으로 갖추려면 수십조원이 들지. 그래서 CuspAI는 '소유' 대신 '연결'을 택한 거야. 각자가 이미 가진 최고의 자원을 MIRA라는 허브에 물려서, 발굴 사이클을 함께 돌리는 방식. 반도체 파운드리가 설계는 팹리스가, 제조는 파운드리가, 장비는 장비사가 나눠 맡는 것처럼, 소재 발굴도 분업 생태계로 짜겠다는 발상이야. '파운드리'라는 이름을 붙인 진짜 이유가 여기 있어.

각자가 챙기는 게 뭐야 — 45곳이 모인 이유

이런 연합은 참여자 각자의 계산이 맞아떨어져야 굴러가. 하나씩 뜯어보자.

CuspAI는 혼자서는 절대 못 가질 걸 얻어. 엔비디아 GPU를 자체 데이터센터로 사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고, 반도체 실증 라인은 아예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그런데 파운드리로 묶으니 컴퓨팅·실험실·산업 데이터가 한 번에 들어와. 게다가 45개 파트너 각각이 잠재 고객이자 검증자야. 스타트업이 흔히 겪는 "기술은 있는데 실제 산업에서 통하는지 모르겠다"는 죽음의 계곡을 처음부터 건너뛴 셈이지.

엔비디아·메타는 자기 무기를 새 시장에 심는 거야. 엔비디아는 AI 소재 발굴이 새로운 GPU 대량 소비처가 되길 바라고, 메타는 자기 UMA 모델이 과학 분야 표준으로 자리잡길 원해. 둘 다 '우리 인프라 없이는 AI 소재 못 한다'는 포지션을 선점하려는 거지.

삼성·현대차그룹은 미래 소재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사는 거야. 삼성은 반도체와 배터리,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경량 소재가 절실해. AI가 정말 신소재를 뽑아낸다면, 그걸 남보다 먼저 쥐는 게 산업 경쟁력이거든.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옵션을 확보하는 셈이야.

투자자들은 딥테크 슈퍼사이클에 베팅해. 클라이너 퍼킨스와 NEA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 세계로 넘어간다'는 큰 그림을 사는 거고, 베조스는 기후·에너지 기술에 오래 관심을 둬왔어. 탄소포집·청정에너지 소재는 그의 투자 취향과 정확히 겹쳐. 그리고 영국 정부까지 라운드를 지원했는데, 자국의 딥테크 챔피언을 키우려는 산업정책 측면도 깔려 있어.

전례를 보면 — AI 소재는 '데뷔'가 아니라 '경쟁'이야

AI로 소재를 찾는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CuspAI가 처음이 아니야. 오히려 지금은 거인들이 이미 판을 깔아놓은 뒤에 CuspAI가 상업화로 치고 들어오는 국면에 가까워.

성공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게 구글 딥마인드의 GNoME야. 2023년 말 딥마인드는 GNoME라는 그래프 신경망으로 220만 개의 새로운 안정적 결정 구조를 예측했다고 발표했어. 그중 38만 개는 실제로 합성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 인류가 역사적으로 쌓아온 실험적 소재 데이터를 순식간에 몇 배로 불린 사건이었어. AI가 소재 발굴에서 진짜로 통한다는 걸 학계에 각인시킨 이정표였지.

또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MatterGen이야. 2025년 초 공개된 생성형 소재 모델인데, 원하는 물성(자성·전기적 특성 등)을 조건으로 주면 그에 맞는 새 물질 구조를 직접 생성해. GNoME이 '많이 스캔한다'였다면 MatterGen은 '원하는 걸 만든다' 쪽이야. 흥미로운 건 CuspAI 창업자 웰링이 바로 그 마이크로소프트 AI4Science 출신이라는 점. 즉 CuspAI의 MIRA는 이 계보의 연장선이면서, 실험 검증과 산업 파트너십까지 붙여 '연구 논문'을 '납품 가능한 제품'으로 바꾸려는 시도야.

실패·과제의 전례도 분명해. AI가 예측한 물질이 실제로 합성되고 산업에 쓰이기까지는 여전히 험난하거든. GNoME이 예측한 수십만 개 물질 중 실제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검증된 건 극히 일부야. "컴퓨터가 안정적이라고 계산한 구조"와 "실제로 만들 수 있고 쓸모 있는 소재" 사이엔 큰 골짜기가 있어. CuspAI가 굳이 45개 산업 파트너와 실험실을 묶은 파운드리를 만든 게 이 골짜기를 메우려는 거야. 예측만 잘하는 회사는 이미 많으니까, 승부는 '합성·검증·상업화'에서 난다는 판단인 거지.

실제로 2023년 GNoME 발표 직후엔 학계에서 "예측된 구조 중 상당수가 이미 알려졌거나 실질적으로 새롭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어. 신소재 분야는 원래 과대광고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큰 영역이거든. 20세기에도 '꿈의 소재'로 불렸던 것들이 실험실에선 화려했지만 대량 생산·원가·안정성의 벽을 못 넘고 사라진 경우가 수두룩했어. 그래서 이번 CuspAI의 접근에서 진짜 관전 포인트는 'AI가 얼마나 많은 후보를 뽑느냐'가 아니라, '뽑은 후보를 산업 파트너들이 얼마나 빨리 진짜 제품으로 만들어내느냐'야. 자본과 파트너를 다 모았으니 이제 변명거리는 줄었고, 앞으로 몇 년 안에 '실제로 출시된 소재'라는 성적표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지.

경쟁자들은 어떻게 나올까

CuspAI가 대놓고 '파운드리'라는 진영을 꾸린 이상, 경쟁 구도는 더 선명해질 거야.

가장 직접적인 상대는 구글 딥마인드와 마이크로소프트야. 둘 다 AI 소재 모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갖고 있고, 자체 클라우드·컴퓨팅도 있어. 다만 이들은 소재 발굴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거대 플랫폼의 한 연구 갈래로 이걸 다뤄. CuspAI는 반대로 소재 하나에 올인한 순수 플레이어라는 점이 차별점이야. 대기업이 못 하는 스피드와 산업 밀착을 무기로 삼겠다는 거지. 반대로 딥마인드나 MS가 "우리도 상업 파운드리를 열겠다"고 나오면 CuspAI엔 부담이 커.

두 번째 축은 다른 AI 소재 스타트업들이야. 미국의 Radical AI, 프랑스의 여러 딥테크, 그리고 자율실험실(self-driving lab)을 표방하는 회사들이 비슷한 공간에서 경쟁해. 이번 4억5000만달러 라운드는 이들에겐 부담스러운 신호야. CuspAI가 자본·컴퓨팅·파트너를 한꺼번에 선점하면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려워지거든. 반대로 경쟁사들은 특정 분야(예: 배터리 전용, 촉매 전용)에 특화해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이 커.

세 번째는 미묘한데, 파운드리 안에 들어온 대기업들 자신이야. 삼성이나 현대차는 CuspAI의 파트너인 동시에 자체 소재 R&D 조직을 갖고 있어. 지금은 협력하지만, AI 소재가 정말 핵심 경쟁력이 되면 "우리가 직접 하겠다"며 내재화하려 들 수 있어. CuspAI가 계속 없어선 안 될 중심 플랫폼으로 남으려면, MIRA의 기술 격차와 파운드리라는 네트워크 효과를 계속 벌려놓아야 해. 연합의 힘이자 동시에 약점인 지점이지.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연구자·과학자에게 — 이건 방법론의 전환이야. 지금까지 신소재 발굴은 직관과 시행착오, 그리고 운에 크게 기댔어. AI 파운드리 모델이 자리잡으면, 물성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물질을 역설계하는 '주문형 발굴'이 표준이 될 수 있어. 다만 AI가 뽑은 후보를 실제로 만들고 검증하는 실험 과학의 몫은 여전히 크다는 점, 그러니 실험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재편되는 거라는 점은 기억해둘 만해.

투자자에게 — AI 투자의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에서 '물리 세계'로 넘어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야. 챗봇·코딩 도구에 몰렸던 자본이 이제 소재·바이오·에너지 같은 실물 딥테크로 번지고 있어. 다만 소재는 상업화까지 오래 걸리고 실패율도 높은 영역이야. 26억달러라는 기업가치가 아직 매출보다 기대에 기반한 숫자라는 점은 냉정하게 봐야 해.

일반 사용자에게 — 당장 손에 잡히는 변화는 없어. 하지만 몇 년 뒤 더 오래 가는 전기차 배터리, 더 싼 탄소포집 설비, 공급난 없는 반도체가 나온다면 그 뿌리엔 이런 AI 소재 발굴이 있을 가능성이 커. 우리 일상 제품의 '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조용히 바뀌는 초입인 거지.

한국 산업에게 —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창립 멤버로 들어간 건 의미가 커. 한국이 강한 반도체·배터리 분야가 정확히 이 파운드리의 핵심 영역이거든. 잘 활용하면 차세대 소재에 먼저 올라탈 기회지만, 반대로 핵심 AI 소재 기술을 영국 스타트업에 의존하게 되는 구도이기도 해. 협력과 자립 사이의 균형이 과제로 남아.

한 발 물러서서 보면, 이번 딜은 'AI 딥테크 펀딩'이라는 더 큰 흐름의 상징이기도 해. 2023~2024년의 투자가 대규모 언어모델과 그 위에 얹은 앱들에 집중됐다면, 2025년부터는 로보틱스, 신약, 에너지, 그리고 소재처럼 물리 세계와 맞닿은 분야로 자본이 번지고 있어. 이유는 두 가지야. 첫째, 소프트웨어 AI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져서 차별화가 어려워졌고, 둘째, 물리 세계의 문제(기후, 공급망, 에너지)는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AI가 아직 손대지 않은 영역이 많거든. CuspAI의 26억달러 밸류에이션은 그 큰 판돈이 소재 쪽으로 옮겨붙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인 셈이야. 다만 이런 물리 딥테크는 소프트웨어보다 자본 소요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서, 이번 사이클이 진짜 결실을 볼지는 앞으로 몇 년의 성과가 갈라놓을 거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다만 네가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관련 업계나 투자에 발을 걸치고 있다면, '소재를 AI로 설계하는' 흐름이 몇 년 안에 그 산업의 원가와 경쟁력을 바꿀 수 있어. 지금은 그 판이 짜이는 걸 지켜보는 단계야.

— 이게 왜 지금 이렇게 큰 돈이 몰린 거야? AI가 언어·이미지를 넘어 원자·분자 같은 물리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게 GNoME·MatterGen 같은 연구로 증명됐거든. 거기에 반도체 희귀금속 공급난, 탄소포집 수요 같은 '진짜 돈이 걸린 문제'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이번엔 진짜'라고 본 거야. 다만 기대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질지는 단정하긴 일러.

— CuspAI가 구글·MS보다 앞선 거야? 그렇게 보긴 어려워. 순수 연구 역량은 딥마인드·마이크로소프트가 여전히 앞서 있을 가능성이 커. CuspAI의 승부수는 '기술 1등'이 아니라 '45개 산업 파트너를 묶어 실제 상업화로 가장 먼저 간다'는 실행 속도야. 누가 이길진 몇 년 더 지켜봐야 해.

참고 자료

숫자와 기준은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