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주가는 반토막이 났어

숫자만 보면 이건 축포를 쏴야 하는 실적이야. SK하이닉스가 7월 29일 공개한 2026년 2분기 성적표는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영업이익률 **76%**야. 작년 같은 분기 영업이익이 9조2129억원이었으니 1년 만에 557%, 그러니까 6배 넘게 불어난 거야. 매출도 22조2320억원에서 257% 늘었어. 한 분기 영업이익률 76%는 엔비디아(65.6%)도, TSMC(60.3%)도 못 찍어본 숫자야. 메모리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보다 마진이 좋은 상황, 반도체 역사에서 거의 본 적 없는 그림이지.

그런데 발표 당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5% 넘게 빠졌다가 9.61% 하락으로 마감했어. 왜? 시장이 기대한 영업이익이 64조원, 매출이 84조원이었거든. 사상 최대인데 컨센서스 미달. 딱 4조원 차이가 도미노의 첫 조각이 됐어.

그 도미노가 어디까지 갔냐면 — CNBC 집계로 이번 주에만 세계 주요 반도체주 시가총액에서 1조달러 이상이 날아갔어. SK하이닉스가 1760억달러, 삼성전자가 1730억달러, 마이크론이 1130억달러를 잃었고, 엔비디아·AMD·TSMC도 각각 1000억달러 넘게 빠졌어. 코스피는 7월 29일 5.99% 떨어져 5663.24로 마감했는데, 이틀 누적 낙폭이 12.6%로 사상 최악이었어. 7월 한 달만 33.10% 하락. 그런데도 연초 대비로는 아직 +34.44%라는 게 이 상황의 진짜 성격을 말해줘. 무너진 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치야.

여기에 하나가 더 겹쳤어. 실적 발표 이틀 전, 중국 국영 기업이 자체 개발한 이머전 DUV 노광장비 양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온 거야.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두 축 — "수요가 계속 늘까"와 "중국이 못 따라올까" — 이 같은 주에 동시에 흔들렸어. 이 기사는 그 이틀 동안 정확히 무슨 숫자가 나왔고, 뭐가 사실이고 뭐가 아직 추측인지를 정리해보려는 거야.

이 판의 등장인물 넷 — 하이닉스, 삼성, 마이크론, 그리고 상하이의 무명 회사

SK하이닉스는 이 사이클의 최대 수혜자야.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엔비디아 물량의 핵심 공급자 자리를 먼저 잡았고, 그 프리미엄이 지금 재무제표에 그대로 찍혀 있어. 2분기에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고, 회사는 HBM4가 "고객이 요구한 동작 속도를 달성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했다"고 밝혔어. HBM4E는 샘플 출하를 끝냈고. DRAM이 2분기 매출의 **73%**를 차지했어. 현금성 자산은 88조원으로 1분기 대비 33조6000억원 늘었고, 총차입금 18조6000억원을 빼면 순현금이 69조4000억원이야. 몇 년 전 차입 부담으로 시달렸던 회사라는 걸 생각하면 체질이 완전히 바뀐 거지.

삼성전자는 이 이야기에서 좀 억울한 위치야. 7월 7일 공시한 2분기 잠정 실적이 매출 약 171조원, 영업이익 약 89조4000억원(약 590억달러)였어. 전년 대비 19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84조1600억원을 6.2% 웃돌았고 와이즈리포트 기준 86조원도 넘겼어. 테크 기업 역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지. 엔비디아도 애플도 못 찍은 숫자를 삼성이 찍었다는 얘기야. 다만 매출은 컨센서스 172조1810억원에 살짝 못 미쳤고, 발표 직후 주가는 7% 빠졌어. 당시 설명은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고, 캐펙스 부담과 미국 빅테크의 AI 인프라 지출 둔화 가능성이 더 크게 보였다"는 쪽이었어. 7월 29일에도 5.23% 더 빠졌지. 어닝 비트도 안 통했다는 게 이번 국면의 핵심 신호야. 삼성은 1분기에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용 HBM4 첫 상용 판매를 시작했고 2분기엔 HBM4E 샘플을 냈어. 경쟁력 서사에 구멍이 있어서 빠진 게 아니라는 뜻이지.

마이크론은 미국 쪽 대리인이야. 최근 분기 DRAM 매출이 사상 최대 313억달러, 전년 대비 343% 증가였어. 그런데 6월에 찍은 1200달러 근처 고점에서 30% 넘게 빠져서 7월 29일 776.13달러까지 내려왔어. 산제이 메로트라 CEO는 5년짜리 장기공급계약으로 가격을 못 박아두는 전략을 밀고 있고, 장기계약 DRAM 단가가 "기가바이트당 10달러대 초반에서 20달러대 중반"이라고 밝힌 상태야. 사이클 저점의 마진이 과거 사이클 고점보다 높을 거라는 논리인데, 시장은 그 논리를 아직 사주지 않고 있어.

**상하이 아이성나 전자기술그룹(Shanghai Aishengna Electronic Technology Group)**은 이번 주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이름도 못 들어본 회사야. 2023년 8월 설립된 국영 기업이고 등록자본금은 70억위안. 리소그래피 스타트업 **위량성(Yuliangsheng)**과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팀을 흡수했는데, 위량성은 화웨이가 뒤를 받치는 장비회사 SiCarrier의 관계사야. 이 회사가 올해 약 5대, 2027년에 20대쯤을 만들어 SMIC·화훙반도체·CXMT에 넘긴다는 게 보도의 골자야. The Information이 먼저 보도하고 로이터가 소스를 통해 확인했어. ASML·SMIC·화훙·CXMT·아이성나·SMEE·위량성 전부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고.

그리고 배후 인물처럼 등장하는 게 소프트뱅크야. Arm 지분을 통해 AI 하드웨어 대리자산 취급을 받는 소프트뱅크는 이번 급락에서 6.95% 빠졌어. 주가는 4595엔으로 4월 이후 최저, 연중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내려왔어. AI 트레이드가 풀릴 때 가장 먼저 찢어지는 게 대리자산이라는 걸 다시 보여준 셈이지.

발표된 숫자만 따로 떼서 보면

먼저 짚고 갈 게 있어. 이번 실적에서 제일 눈에 띄는 숫자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순이익 93조9226억원이야. 순이익률 118%. 매출보다 순이익이 큰 회사,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지. 이유는 영업외수익 62조1700억원이야. 이 중 투자자산 관련 이익이 63조2700억원, 환차익이 1조1500억원이고, 투자자산 이익의 대부분은 일본 키오시아 지분의 매각·평가 이익 약 60조원이야. 2018년에 약 3조9000억원을 넣었던 투자가 이렇게 돌아온 거야. 세전이익은 122조7083억원으로 한국 기업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어.

이건 좋은 뉴스지만, 동시에 실적의 질을 흐리는 요소야. 반도체 본업이 만든 돈은 60조5426억원이고 나머지 33조원은 8년 전 베팅의 정산이야. 다음 분기엔 반복되지 않아. 시장이 "사상 최대 순이익"에 환호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있어.

가이던스도 미묘했어. 3분기 DRAM 비트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약 10%, NAND는 낮은 한 자릿수 %라고 제시했어. 2026년 설비투자는 40조원대 후반. 청주 M15X 양산을 앞당기고, 용인 1단계 클린룸을 2027년 초 열고, P&T7 후공정 라인과 M17 낸드 팹, 새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줄줄이 예고했어. 321단 낸드는 이미 생산 비중 1위로 올라왔고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약 50%까지 확대할 계획이야.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담당 사장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투자 효율을 높이겠다"고 했어.

여기서 시장의 독법이 갈렸어. 회사는 이걸 "수요가 확실하니 앞당긴다"로 말했는데, 투자자 일부는 "고점에서 캐펙스를 키운다"로 읽었어. 메모리 역사에서 캐펙스 확대는 늘 사이클 후반의 신호였거든.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은 AI 모델 효율화 흐름을 "AI 투자 둔화의 신호가 아니라 활용률이 높아지는 국면 전환"으로 본다고 반박했고, HBM 가격은 일반 DRAM 시세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기술 난이도·기회비용·제공 가치를 종합해 협상한다고 강조했어. 2027년 HBM 가격 협상은 지금 진행 중이라고 밝혔어.

항목 수치
2Q26 매출 79조3187억원 (QoQ +51%, YoY +257%)
2Q26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YoY +557%)
영업이익률 76%
순이익 93조9226억원 (순이익률 118%)
세전이익 122조7083억원
투자자산 관련 이익 63조2700억원 (키오시아 약 60조원)
시장 컨센서스 영업이익 64조원 / 매출 84조원
상반기 누적 매출 131조8950억원
순현금 69조4000억원 (현금 88조 - 차입 18조6000억)
2026년 캐펙스 계획 40조원대 후반
DRAM 매출 비중 73%
3Q26 비트그로스 가이던스 DRAM 약 +10% QoQ, NAND 낮은 한 자릿수 %
장기공급계약(LTA) 약 10개 고객, 통상 5년
발표일 주가 -9.61% (장중 -15%대)
코스피 7월 29일 -5.99%, 5663.24 (2일 누적 -12.6%)

누가 웃었고, 아무도 안 하는 질문 하나

이번 국면에서 확실하게 이득을 본 쪽은 SK하이닉스 재무팀이야. 순현금 69조4000억원에 세전이익 122조원. 40조원대 후반 캐펙스를 남의 돈 안 빌리고 집행할 수 있는 회사가 됐어. 2019년에 투자를 줄여야 했던 회사와 지금 회사는 재무적으로 완전히 다른 생물이야. 다운사이클이 와도 버틸 체력을 이 분기에 확보했다는 건 주가와 별개로 사실이야.

고객사들도 이득이야. LTA 구조를 보면 약 10개 고객과 통상 5년 계약을 맺으면서 가격 변동성을 완충하는 장치와 보증금을 넣었어. 엔비디아를 포함한 대형 고객은 향후 5년 메모리 물량을 확보했고, 공급사는 수요 가시성을 얻었어. 마이크론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양쪽 다 "가격이 언제 꺾이든 서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만드는 계약이야.

중국 장비 생태계는 시장 인식이라는 공짜 자산을 얻었어. 5대짜리 초기 양산으로 하루에 반도체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흔들었으니까. 벤징가 집계로는 7월 28일 중국 리스크 국면에서 엔비디아 약 3000억달러, SK하이닉스 약 950억달러, 마이크론 약 820억달러, 샌디스크 약 260억달러, 웨스턴디지털 약 210억달러, 시게이트 약 170억달러 — 여섯 종목 합계 약 5410억달러가 사라졌어.

그럼 불편한 질문. 이번 하락이 정말 중국이나 컨센서스 미달 때문일까? 타이밍이 애매해. 메모리주는 이미 6월 25일부터 7월 8일 사이 7거래일 동안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때 반도체 섹터에서 약 1조5000억달러가 빠졌어. 마이크론 혼자 3500억달러. 25개 반도체 종목이 20% 이상 하락했고 마이크론·삼성·SK하이닉스·메모리 ETF가 전부 고점 대비 20% 넘게 내려 기술적 베어마켓에 들어갔어. 그런데 같은 기간을 놓고 봐도 메모리주는 3월 말 대비 여전히 중간값 60% 상승 상태였고, 3월 말 이후 더해진 시가총액이 약 5조달러였어. 즉 지금 벌어지는 일은 5조달러 쌓인 위에서 1조~1.5조달러가 빠지는 되돌림이야. 포레스터의 찰리 다이 부사장 겸 프린시펄 애널리스트도 이번 매도를 "AI 수요 약화보다는 이례적으로 강했던 랠리 이후의 기대치 재조정"이라고 표현했어. 붕괴 서사로 이 그림을 설명하면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아. 반대로 "아무 일도 아니다"로 정리하기도 어려운 게, 시장이 어닝 비트(삼성)와 어닝 미스(하이닉스)를 똑같이 팔았다는 사실은 실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니까.

2019년의 붕괴와 2025년 1월 27일의 하루

메모리는 사이클 산업이고, 이런 장면의 전례가 둘 다 있어. 하나는 진짜로 무너진 사례, 하나는 무너질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던 사례.

실패 사례는 2018~2019년이야. 2018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52%였어. 지금(76%)보다 낮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전인미답의 숫자였고, 그때도 "메모리는 구조적으로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어. 그리고 2019년, 영업이익률은 **10%**로 주저앉았어. 2019년 2분기엔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9% 급감했고 하락은 3분기 연속 이어졌어. 이후 2022~2023년 사이클에선 10년 만의 첫 영업손실까지 맞았고 투자를 줄여야 했어. 이 전례가 무서운 이유는 당시에도 수요가 갑자기 사라진 게 아니었다는 점이야. 재고가 쌓이고 고객이 구매를 늦추기 시작하자 가격이 먼저 무너졌어. 메모리에서 가격은 수요가 아니라 수급 여유분을 따라 움직여.

성공 사례는 2025년 1월 27일이야. 딥시크 R1이 저비용으로 서구 모델급 성능을 낸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17% 빠지고 시가총액 약 5890억달러가 사라졌어. 미국 증시 사상 최대 일간 시가총액 감소였고, 그 전 기록(2024년 9월 3일 2790억달러)의 두 배 넘는 규모였어. 그때 결론은 "중국이 싼 모델을 만들었으니 AI 하드웨어 수요가 꺾인다"였는데, 그 뒤 1년 반 동안 실제로 벌어진 일은 AI 인프라 투자의 가속이었어. 그리고 그 가속의 청구서가 바로 이번 분기 SK하이닉스의 60조원이야. 즉 "중국발 기술 헤드라인 → 하드웨어 수요 붕괴"라는 추론은 최근에 한 번 크게 틀렸어.

두 전례가 정반대 결론을 가리키는 게 이번 사안의 어려운 지점이야. 다만 구별할 기준은 있어. 2019년형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가격과 재고가 먼저 돌아야 해. 2025년형 시나리오면 캐펙스와 계약 물량이 계속 늘어야 해. 지금 데이터는 두 번째 쪽에 가까워. SK하이닉스는 캐펙스를 늘리고 LTA를 5년으로 묶었고, 마이크론은 장기계약으로 단가를 못 박았어. 반대로 첫 번째 쪽 신호도 있어. 대형 AI 클라우드 구매자인 코어위브가 향후 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비한 금융 헤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거든. 파는 쪽이 5년 계약으로 가격을 고정하고, 사는 쪽이 하락 헤지를 검토한다면 — 양쪽 다 "지금이 고점 근처"라고 본다는 뜻이야.

경쟁자들의 계산법은 서로 달라

삼성전자의 카운터플레이는 이미 진행 중이야. HBM4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뒤집으려고 4나노 로직 공정 기반 HBM4 베이스 다이로 승부를 걸었고, 1분기에 엔비디아 베라 루빈용 HBM4 첫 상용 판매를 시작했어. 2분기 실적이 19배로 튄 배경에 이 램프업이 있다는 분석이 많아. 삼성의 진짜 무기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한 회사 안에 갖고 있다는 거고, HBM4처럼 로직 다이가 중요해질수록 이 구조가 유리해져. 다만 시장이 어닝 비트에도 7% 팔았다는 건 삼성의 문제가 실행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레짐이라는 뜻이야. 이건 잘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마이크론의 대응은 "가격 고정"이야. 사이클 리스크를 계약으로 눌러버리는 전략. 사이클 저점의 마진이 과거 고점을 웃돌 거라고 주장하는데, 이 주장이 검증되려면 최소 한 번의 다운사이클을 통과해야 해. 시장은 그걸 기다려주지 않고 6월 고점 대비 30% 넘게 팔았어. 마이크론은 여기에 중국 리스크의 직접 사정권에도 들어 있어. CXMT가 범용 DRAM을 예상보다 빨리 늘리면 가격이 눌리는데, 마이크론은 HBM보다 범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구간을 갖고 있어.

CXMT는 이번 이야기의 진짜 장기 변수야. 월 60만장 이상 규모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목표로 팹을 짓고 있고, 애널리스트들은 2030년쯤 마이크론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봐. 다만 HBM 기술은 선두권 대비 약 두 세대 뒤처져 있고, 미국 수출통제 때문에 최선단 노광장비 접근이 막혀 있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MS 황은 중국의 진전이 HBM보다 범용 DRAM과 낸드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지적했어. 이번 주 반응이 HBM 리더인 SK하이닉스보다 샌디스크(-9%)·웨스턴디지털·시게이트 같은 스토리지 종목에서 더 컸던 것도 이 논리와 맞물려.

ASML은 가장 직접적으로 위협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 중국 매출 비중은 2024년 41%에서 2025년 33%, 2026년 상반기 **16%**까지 내려왔어. 2분기 시스템 매출만 떼서 보면 한국 43%, 대만 30%, 중국 14%, 미국 9%야. 중국은 이미 세 번째 시장이라는 뜻이고, 이 디커플링은 양산 보도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어. 물량 격차도 아직 커. ASML은 2026년 연간 130대 수준을 출하하고 중국 계획은 5대야. 2027년에 중국이 20대로 늘려도 ASML은 169대 수준이라 격차가 8~9배로 남아. 중국 장비는 단일 노출로 28나노급, 멀티패터닝으로 7나노급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고 하지만 스루풋·오버레이 정확도·장기 신뢰성에서 한 세대 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수율과 결함률은 아직 공개된 게 없어. ASML 수주잔고는 2027년까지 채워져 있어.

엔비디아는 이 국면에서 가장 이상한 위치에 있어.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원가가 오르고, 메모리 가격이 꺾이면 AI 수요 둔화 신호로 읽혀. 어느 쪽이든 주가에 좋지 않은 구조야. 그래서 이번 주 하락폭이 절대금액으로는 가장 컸어.

그래서 나한테는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엔지니어한테는 당장 달라지는 게 별로 없어. HBM4 양산이 본격화되고 3분기 DRAM 비트그로스가 10% 늘면 2027년 이후 학습·추론 인프라의 메모리 대역폭이 넉넉해지는 방향이야. 다만 지금 서버 DRAM과 고용량 SSD 가격은 여전히 역사적 고점 근처라 자체 GPU 서버를 사는 계획이라면 견적이 아플 거야.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엔터프라이즈 SSD 매출이 전분기 대비 두 배, 고용량 제품은 세 배로 늘었다고 밝혔어. 재고를 회사가 아니라 시장이 다 받아주고 있다는 뜻이지.

투자자한테는 이번 주가 밸류에이션 수업이야. 삼성은 컨센서스를 6% 넘겼는데 7% 빠졌고, SK하이닉스는 6% 못 미쳐서 9.6% 빠졌어. 같은 방향으로 팔렸다는 건 시장이 지금 개별 실적을 보고 있지 않다는 얘기야. 무슨 근거로 사고팔 건지 자기 기준이 없으면 이런 장에서는 방향이 아니라 변동성에 당하게 돼. 특히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지수 비중 절반을 넘어서, 사실상 글로벌 AI 하드웨어 심리의 직접 대리지표가 된 상태야. 한국 개별주에 분산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같은 베팅을 반복하고 있을 수 있어.

기업 실무자라면 조달 계획을 다시 볼 시점이야. 공급사들이 5년 LTA에 보증금과 가격 변동 완충 장치를 넣기 시작했다는 건, 앞으로 대형 고객만 안정 물량을 확보하고 중소 수요자는 스팟에 노출된다는 뜻이야.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 정말 2027년 이후 꺾이면, 지금 고점에서 장기계약을 맺는 게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어. 코어위브가 헤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시사하는 게 정확히 이 딜레마야.

일반 사용자는 체감이 늦게 와. 지금의 메모리 가격 폭등은 이미 PC·스마트폰·SSD 가격에 반영되고 있고, 이번 주가 하락이 소비자 가격을 내리진 않아. 오히려 SK하이닉스가 낸드 라인의 절반을 321단 제품으로 돌리고 있고 DRAM은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분되는 중이라, 소비자용 물량은 계속 후순위일 가능성이 높아. 다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한국 대형주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가 한 달에 33% 빠지는 건 주식 안 하는 사람의 노후 계좌에도 조용히 반영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다만 퇴직연금이나 국내 인덱스 상품을 갖고 있으면 코스피 월간 -33%는 이미 네 계좌에 들어와 있어. AI 서버나 고용량 스토리지를 살 계획이라면 견적을 지금 다시 받아보는 게 좋아.

— SK하이닉스 실적이 사상 최대인데 왜 팔았을까? 컨센서스 미달이 방아쇠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순이익 94조원 중 33조원이 키오시아 매각 이익이었고, 캐펙스를 40조원대 후반으로 키운다는 계획이 사이클 고점 신호로 읽혔어. 다만 삼성은 컨센서스를 넘겼는데도 팔렸으니, 실적으로만 설명하는 건 무리야.

— 중국이 노광장비를 만들었으면 이제 게임 끝난 거야? 단정하긴 일러. 올해 5대, 2027년 20대 계획인데 ASML은 연 130~169대를 출하해. 스루풋·오버레이·신뢰성에서 한 세대 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수율은 공개된 게 없어. 다만 범용 DRAM·낸드 가격에는 몇 년 안에 실제 압력이 될 수 있다는 게 다수 의견이야.

참고 자료

숫자와 기준은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