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뿌리개를 든 로봇이 세 걸음을 걸었다
구글 딥마인드가 7월 30일 공개한 영상에서 앱트로닉의 휴머노이드 아폴로 2는 이런 지시를 받아. "물뿌리개를 아래 선반 초록색 통에 넣어줘." 로봇은 테이블로 걸어가 물뿌리개를 집고, 몇 걸음을 옮겨 선반 앞에 서고, 몸을 낮춰 목표 위치에 내려놔. 다리와 몸통과 팔과 손가락이 전부 하나의 학습된 정책 아래에서 움직여. 딥마인드는 이걸 "처음으로 우리 모델이 휴머노이드 전체를 제어하면서 의도를 지능적인 전신 제어로 번역했다"고 표현했어.
지난 1년 반 동안 딥마인드가 보여준 로봇 데모는 거의 다 탁상 위였어. 2025년 3월 첫 제미니 로보틱스는 테이블에 앉은 양팔 로봇이 종이접기를 하고 지퍼백을 여는 수준이었고, 같은 해 9월 1.5 버전도 상체 조작이 중심이었지. 이번에 달라진 건 로봇이 일어서서 걸어다니기 시작했다는 거야. 물리 AI 업계에서 "탁상에서 내려오는 것"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제어 문제거든. 팔만 움직이면 되던 게 아니라, 물건을 든 채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걷고 몸을 숙여야 하니까.
그런데 같은 발표 페이지 아래쪽에는 딥마인드가 직접 올린 성공률 숫자가 있어. 아폴로 2에 인스파이어(Inspire) 손을 달고 측정한 일반 전신 조작 성공률은 테이블에서 집기 68.4%, 선반에서 집기 76.3%, 그리고 **바닥에서 집기 45.7%**야. 다섯 손가락 정밀 조작에서는 전구를 푸는 게 92%인데 조이는 건 36%, 쓰레기봉투 묶기 44%, 쓰레받기 32%. 영상 속의 매끄러운 동작과 이 숫자들은 같은 시스템의 두 얼굴이야.
오늘 이 기사가 다룰 건 그 간극이야. 제미니 로보틱스 2가 뭘 정확히 바꿨는지, 3종 모델이 각각 무슨 역할인지, 누가 이걸 실제로 로봇에 태우는지, 그리고 딥마인드 자신이 공개한 안전 보고서가 왜 이 발표에서 가장 정직한 문서인지까지.
이 발표에 이름이 걸린 네 종류의 조직
주인공은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팀이야. 발표 글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카롤리나 파라다(Carolina Parada),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 이 사람은 지난 1월 CES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할 때도, 2025년 3월 첫 제미니 로보틱스를 내놓을 때도 같은 자리에 있었어. 엔가젯 인터뷰에서 파라다는 이번 발표를 "우리가 물리적 AGI라고 부르는 것으로 가는 길의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표현했어. '또 하나의'라는 표현에 주목할 만해 — 도착점이라고 말하지 않았거든.
두 번째는 하드웨어 파트너야. 이번 벤치마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로봇은 앱트로닉(Apptronik)의 아폴로 2. 텍사스 오스틴 기반의 이 휴머노이드 회사는 6월 30일 약 9만 제곱피트(약 2,500평) 규모의 '로봇 파크(Robot Park)'를 확장 개소했다고 발표했어. 여기서 아폴로 2가 수집한 실제 작업 데이터가 제미니 로보틱스를 학습시키는 데 쓰여. 흥미로운 건 로봇 파크가 오스틴에만 있는 게 아니라 구글 딥마인드, 메르세데스-벤츠, GXO 시설에도 설치돼 있다는 점이야. 앱트로닉 CEO 제프 카르데나스는 "업계는 몇 년 동안 로봇이 뭘 할 수 있는지 데모로 보여줬다. 우리는 로봇이 매일 뭘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고 말했어 — 이번 발표를 회의적으로 읽는 데 그대로 쓸 수 있는 문장이지.
세 번째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야. 올해 1월 5일 CES 2026 현대차 기자회견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딥마인드는 차세대 아틀라스에 제미니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합하는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어. 아틀라스 로봇 행동 담당 디렉터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휴머노이드를 만들고 있고, 새로운 종류의 비전-언어-행동 모델을 함께 만들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지. 두 회사는 산업 작업, 특히 자동차 제조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최대 주주가 현대차그룹이라는 점이 여기서 의미를 갖고.
네 번째는 손과 그리퍼를 만드는 부품 회사들이야. 이번 벤치마크 표에는 인스파이어와 샤파웨이브(SharpaWave)의 다지 핸드, 프랑카(Franka) 듀오 양팔 로봇, 로보틱(Robotiq) 그리퍼, 그리고 아길 로봇(Agile Robots)이 등장해. 딥마인드가 "다양한 엔드 이펙터"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 로봇 손은 지금 표준이 없는 시장이고, 모델이 어떤 손에도 붙을 수 있으면 딥마인드는 하드웨어 경쟁의 승자를 고르지 않고도 전부에 올라탈 수 있거든.
정리하면 이 발표의 구조는 명확해. 딥마인드는 두뇌를 만들고, 앱트로닉은 데이터와 몸을 대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산업 유통망을, 부품사들은 손을 제공해. 딥마인드는 로봇을 직접 만들지 않아. 이건 2023년 에브리데이 로봇(Everyday Robots) 팀을 접고 딥마인드로 흡수했을 때 정해진 방향이야.
세 개의 모델, 세 개의 접근 등급, 그리고 성공률 표
먼저 3종 구성부터 정확히 나눠보자.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역할은 완전히 달라.
제미니 로보틱스 2는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이야. 카메라 영상과 자연어 지시를 받아서 모터 명령을 직접 뱉는 저수준 실행 모델. 이번 세대의 핵심 변화는 상체 조작에서 다리·몸통까지 포함한 전신 제어로 범위가 넓어졌다는 거고, 다섯 손가락 손과 평행 그리퍼를 모두 다룬다는 점이야.
제미니 로보틱스 ER 2는 임바디드 추론(embodied reasoning) 모델이야. 로봇의 '고수준 두뇌' 역할로, 공간 추론과 다단계 계획을 하고 VLA를 도구처럼 호출해. 모델 카드에 따르면 베이스 모델은 제미니 3.5 플래시고, 컨텍스트 창은 최대 128k 토큰, 출력은 최대 64k 토큰. 텍스트·이미지·비디오·오디오를 인터리빙해서 받아. 구글 검색이나 사용자 정의 함수를 네이티브로 호출할 수 있고, 여러 로봇이 서로 통신하며 협업하는 워크플로도 이 모델이 조율해.
제미니 로보틱스 온디바이스 2는 로컬 실행용 경량 VLA야. 모델 카드에 따르면 제미니 로보틱스 1.5 기술과 젬마(Gemma) 온디바이스 모델 계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양팔 로봇을 위한 범용 베이스로 학습됐어. 새로운 로봇 몸체에 적응하는 데 보통 200개 미만의 예시와 몇 시간의 데이터면 된다는 게 딥마인드 주장이야.
접근 등급도 셋으로 갈려. ER 2는 제미니 API와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퍼블릭 프리뷰로 지금 쓸 수 있고, 제미니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에서는 프라이빗 프리뷰야. VLA 본체와 온디바이스 2는 초기 접근 파트너 프로그램과 트러스티드 테스터 프로그램으로만 풀려. 즉 이번 발표에서 일반 개발자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건 '뇌'뿐이고, '몸을 움직이는 부분'은 여전히 잠겨 있어.
이제 딥마인드가 공개한 성공률 숫자들을 한 표로 모아봤어. 이건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발표 페이지에 그래프로 올라온 수치야.
| 평가 항목 | 로봇 / 엔드 이펙터 | 성공률 |
|---|---|---|
| 테이블에서 집기 | 아폴로 2 + 인스파이어 핸드 | 68.4% |
| 선반에서 집기 | 아폴로 2 + 인스파이어 핸드 | 76.3% |
| 바닥에서 집기 | 아폴로 2 + 인스파이어 핸드 | 45.7% |
| 전구 풀기 | 아폴로 2 + 샤파웨이브 핸드 | 92% |
| 전구 조이기 | 아폴로 2 + 샤파웨이브 핸드 | 36% |
| 쓰레기봉투 묶기 | 아폴로 2 + 샤파웨이브 핸드 | 44% |
| 지퍼백 조작 | 아폴로 2 + 샤파웨이브 핸드 | 40% |
| 쓰레받기 사용 | 아폴로 2 + 샤파웨이브 핸드 | 32% |
| 일반 집기·놓기 | 프랑카 듀오 (그리퍼) | 74.2% |
| 다양한 공구 키팅 | 프랑카 듀오 (그리퍼) | 78.9% |
| 정밀 삽입 작업 | 프랑카 듀오 (그리퍼) | 89.6% |
이 표에서 읽을 게 세 가지야. 첫째, 그리퍼가 다지 핸드보다 훨씬 안정적이야. 프랑카 듀오의 정밀 삽입 89.6%는 산업 현장에서 논의를 시작할 만한 수치인데, 같은 모델이 다섯 손가락으로 전구를 조이면 36%로 떨어져. 손가락이 많다고 더 잘하는 게 아니라, 자유도가 늘어난 만큼 실패 지점도 늘어난다는 뜻이지.
둘째, 비대칭이 정직하게 드러나 있어. 전구를 푸는 건 92%인데 조이는 건 36%야. 푸는 건 대충 돌려도 되지만 조이는 건 나사산을 맞춰야 하니까 — 이 격차가 지금 로봇 손의 한계 지점을 정확히 보여줘. 딥마인드가 이 숫자를 굳이 숨기지 않고 같이 올린 건 평가할 만해.
셋째, 바닥이 어렵다. 45.7%는 절반도 안 되는 수치야. 전신 제어의 하이라이트여야 할 동작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어. 걸어가서 몸을 숙여 물건을 집는 건 균형·시야·팔 도달 범위가 동시에 얽히는 문제라 그래.
ER 2 쪽 숫자도 있어. 작업 진행도를 0~100% 다섯 단계로 분류하는 과제에서 57.4% 정확도, 영상에서 특정 순간을 찾아내는 과제에서 91.3% 정확도에 평균 절대 거리 0.96초를 기록했어. 진행도 분류 57.4%는 다섯 단계 분류라는 걸 감안해도 높다고 보긴 어려워. 로봇이 "내가 이 작업의 어디쯤 와 있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아직 절반 남짓이라는 얘기니까.
구글·앱트로닉·현대차가 각각 챙기는 것
구글이 챙기는 건 레이어 포지션이야.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경쟁은 지금 테슬라·피규어·앱트로닉·유니트리·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뒤엉켜 있고 승자가 안 보여. 구글은 그 싸움에 안 들어가고 위에 앉았어. 아폴로에도 붙고, 아틀라스에도 붙고, 프랑카 양팔 로봇에도 붙고, 인스파이어 손에도 샤파웨이브 손에도 붙어. 온디바이스 2가 "200개 미만 예시로 새 몸체에 적응"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거야. 붙이는 비용이 낮을수록 붙는 로봇이 많아지고, 많아질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쌓일수록 다음 모델이 강해지는 구조.
앱트로닉이 챙기는 건 데이터 대가로 얻는 지능이야. 로봇 파크에서 아폴로 2가 수집한 데이터가 제미니 로보틱스로 흘러가고, 그 모델이 다시 아폴로에 실려. 앱트로닉은 이번에 공개된 벤치마크의 대부분에서 기준 플랫폼으로 쓰였고, 딥마인드 안전 보고서의 실제 로봇 실험도 아폴로 2 위에서 진행됐어. 회사 발표에 따르면 이 데이터는 다음 상용 제품인 아폴로 3 개발로 이어져.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프론티어 랩 수준의 모델을 자체 개발할 수는 없으니, 데이터를 지분처럼 내는 거래인 셈이야.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현대차그룹이 챙기는 건 공장 배치 시나리오야. 1월 파트너십 발표에서 두 회사는 자동차 제조부터 시작한다고 못 박았어. 현대차그룹은 자사 생산시설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을 대규모로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아틀라스가 제미니 로보틱스를 두뇌로 쓴다면 "걷고 집는 것"을 넘어 "지시를 이해하고 계획하는 것"까지 넘어가. 다만 1월 발표문에는 구체적 출하 일정이나 대수가 없었다는 점은 짚어둘 만해.
부품사들이 챙기는 건 표준화 경쟁의 입장권이야. 로봇 손 시장은 지금 인스파이어·샤파웨이브·로보틱 같은 회사들이 각자 규격으로 싸우는 중인데, 딥마인드 벤치마크에 이름이 오르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인증 효과를 내. 특히 샤파웨이브는 이번 다지 정밀 조작 항목 전부에서 기준 하드웨어로 쓰였어.
그리고 아무도 챙기지 못한 게 하나 있어. 일반 개발자야. ER 2는 API로 열렸지만, 실제로 로봇을 움직이는 VLA와 온디바이스 모델은 전부 게이트 뒤에 있어. 모델 카드에는 "안전이 중요한 응용(의료, 운송 등 오류가 사망·상해·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에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제한도 명시돼 있고. 지금 단계에서 이건 제품이라기보다 연구 프리뷰에 가까워.
데모가 제품이 된 적, 되지 못한 적
로봇 데모의 역사는 배신의 역사야. 2021년 8월 테슬라 AI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소개한 '테슬라 봇'은 사람이 로봇 슈트를 입고 춤을 췄어. 실물 옵티머스 프로토타입이 나온 건 2022년 9월이었고, 그때도 부축을 받으며 걸었지. 2024년 10월 '위, 로봇' 행사에서 옵티머스가 손님들과 대화하고 음료를 따랐을 때 테슬라는 자율성 수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이후 상당 부분이 원격 조작이었다는 게 참석자 증언과 보도로 드러났어. 엔가젯이 이번 딥마인드 발표를 다루면서 굳이 그 사례를 언급한 이유가 이거야 — 로봇 영상은 기본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매체거든.
실패한 쪽만 있는 건 아니야.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 사람들은 그걸 바둑 이벤트로 봤지만, 그 밑의 강화학습 스택은 2020년 알파폴드로, 2023년 이후 제미니의 추론 훈련으로 실제로 이어졌어. 딥마인드는 데모를 제품으로 옮긴 전적이 있는 조직이야. 다만 그 전환에 걸린 시간이 4~7년이었다는 것도 사실이고.
로봇 쪽에서 구글 자신의 실패 사례도 있어. 알파벳 X에서 출발한 에브리데이 로봇은 사무실에서 쓰레기를 분리하고 테이블을 닦는 로봇을 수년간 개발했지만 2023년 초 알파벳의 비용 절감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종료됐고, 팀과 로봇 일부는 딥마인드로 흡수됐어. 당시 그 로봇들이 보여준 데모도 지금 아폴로 영상만큼 매끄러웠어.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파운데이션 모델이 없었다는 것 정도.
가장 유용한 비교 대상은 아마 자율주행일 거야. 2016~2018년 업계는 "2020년 완전 자율주행"을 약속했고, 실제로는 웨이모가 2020년 피닉스에서 제한된 무인 서비스를 시작해 2024~2025년에야 여러 도시로 확장했어. 시연에서 90%를 넘기는 것과 상업 배치에서 99.99%를 유지하는 것 사이의 거리가 그만큼이라는 뜻이야. 이번 표의 45.7%나 36%가 어디쯤 있는지는 각자 판단해봐.
피규어·테슬라·피지컬 인텔리전스는 뭘 하고 있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피규어(Figure AI)야. 피규어는 2025년 2월 자체 VLA인 헬릭스(Helix)를 공개하면서 임베디드 GPU에서 전부 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했어. 딥마인드가 클라우드 추론 모델(ER 2)과 온디바이스 모델을 분리한 것과 달리, 피규어는 처음부터 로봇 안에서 다 도는 구조를 밀어붙였지. 피규어의 강점은 하드웨어와 모델을 한 회사가 통제한다는 것이고, 약점은 자기 로봇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거야. 이번 딥마인드 발표는 정확히 그 약점을 겨냥해.
테슬라는 완전히 다른 축이야. 옵티머스는 모델을 외부에 팔지 않고, 대신 테슬라 자체 공장에 투입해 수직 통합으로 밀어. 규모 면에서는 테슬라가 앞서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지만, 자율성 수준에 대한 공개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함께 따라다녀. 구글의 접근과 정반대라 직접 비교가 어렵고, 오히려 "모델 공급자 vs 완성체 제조사"라는 산업 구조 싸움으로 보는 게 맞아.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순수 모델 회사라는 점에서 딥마인드와 가장 닮았어. 전 딥마인드 연구자 세르게이 레빈이 스탠퍼드·버클리 연구자들과 2024년 창업했고, π0(파이 제로)와 π0.5 계열 VLA를 내놓으면서 일부는 openpi 저장소로 공개했지. 여러 로봇 플랫폼을 하나의 모델로 제어하는 크로스-임바디먼트 접근이 핵심이야. 재미있는 건 이 회사의 2025년 시리즈 B를 알파벳 계열 투자사 캐피털G가 이끌었다는 점 — 구글은 자기 모델을 만들면서 경쟁 모델 회사에도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야.
오픈소스 진영도 무시할 수 없어. 허깅페이스의 LeRobot 생태계와 저가 로봇 팔이 확산되면서, 학계·소규모 팀이 VLA를 직접 학습시키는 문턱이 빠르게 낮아졌어. 딥마인드가 온디바이스 2를 트러스티드 테스터로만 푸는 동안 이쪽은 가중치를 그냥 공개해. 성능 격차는 분명 있지만, "붙이기 쉬운 모델"이라는 딥마인드의 차별점은 오픈 진영이 가장 빠르게 따라붙는 지점이기도 해.
그리고 엔비디아가 있어. GR00T 계열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과 아이작(Isaac) 시뮬레이션 스택을 통해 엔비디아는 모든 로봇 회사에게 학습 인프라를 팔아. 딥마인드가 모델 레이어를 잡으려는 것과 엔비디아가 그 아래 컴퓨트·시뮬레이션 레이어를 잡으려는 것은 지금은 보완적이지만, 결국 "누가 로봇 지능의 기본 계층인가"를 놓고 겹치게 될 가능성이 커.
개발자·투자자·공장 실무자에게 달라지는 것
개발자에게 — 지금 당장 손댈 수 있는 건 ER 2 하나야. 제미니 API와 AI 스튜디오에서 퍼블릭 프리뷰로 쓸 수 있고, 128k 컨텍스트에 이미지·비디오·오디오를 인터리빙해서 넣을 수 있어. 로봇이 없어도 쓸 데가 있다는 게 포인트야. 영상에서 작업 진행도를 판정하고, 계기판을 읽고, 실패를 감지하고, 특정 순간을 찾아내는 기능은 로봇 없이 산업 검사·CCTV 분석·비디오 QA 파이프라인에 그대로 붙어. 다만 진행도 분류 정확도 57.4%라는 숫자를 기억해두고, 사람의 확인 단계를 반드시 남겨둬.
투자자에게 — 이번 발표는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밸류에이션'과 '로봇 모델 밸류에이션'을 분리해서 보라는 신호야. 딥마인드는 어느 몸체에도 붙는 두뇌를 지향하고, 그게 성공하면 개별 휴머노이드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프리미엄은 깎여. 반대로 부품 레이어 — 다지 핸드, 촉각 센서, 액추에이터 — 는 모델이 좋아질수록 병목이 되니까 수혜를 봐. 이번 표에서 그리퍼(89.6%)와 다지 핸드(36%)의 격차가 바로 그 병목의 크기야. 단, 딥마인드가 이번에 가격이나 라이선스 조건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은 수익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어.
공장·물류 실무자에게 — 도입 검토를 시작할 시점은 맞지만 발주할 시점은 아니야. 근거는 딥마인드 자신의 안전 보고서에 있어. 에이전트가 사람 접근을 감지해 로봇을 멈추는 과제에서, 불필요한 정지를 5% 미만으로 억제하면 실제 위험을 놓치는 비율(FNR)이 40%를 넘었고, 반대로 놓치는 비율을 10~15%대로 낮추면 로봇이 15~25%의 시간을 불필요하게 멈춰 섰어. 보고서는 "어떤 모델도 이상적인 영역에 있지 않다"고 명시하면서, 결정론적인 저수준 안전 가드레일과 반드시 병행하라고 권고해. 소프트웨어가 좋아져도 물리적 안전 설비를 뺄 수는 없다는 뜻이야.
일반 사용자에게 — 집에 오는 건 아직 한참 멀었어. 소비자 대상 출시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고, 모델 카드는 의료·운송 등 안전이 중요한 용도의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다만 이번 발표가 개인 삶에 닿는 지점이 하나 있다면, 로봇이 "애매한 지시를 받으면 되묻는" 능력을 벤치마크 항목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거야. 딥마인드가 예시로 든 장면은 이래. "벨트를 초록 트레이에 넣어줘"라고 했을 때, 테이블에 벨트가 두 개면 로봇이 "주황색 원형 벨트랑 회색 타이밍 벨트가 있는데 어느 쪽인가요?"라고 되묻는 게 정답이고, 그냥 하나를 집는 게 오답이야.
여기서 안전 보고서의 나머지 숫자도 짚어둘 만해. 딥마인드는 7월 29일자 별도 기술 보고서에서 ASIMOV-Agentic이라는 새 벤치마크를 공개하고 데이터셋을 허깅페이스에 CC-BY-4.0으로 풀었어. 안전 메시지를 받고 로봇을 멈추는 도구 호출 과제에서는 ER 2, 클로드 오퍼스 4.8, GPT 5.5가 모두 100% 정확도를 기록했고, 텍스트로 안전 제약을 판단하는 과제도 모든 프론티어 모델이 96% 이상이었어. 문제는 그 이해를 좌표와 실제 행동으로 옮길 때 성능 편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점이야. 보고서는 이걸 "제약을 의미적으로 이해하는 것과 물리적으로 행동하는 것 사이의 격차"라고 표현했어.
VLA 실현 가능성 판단 과제도 인상적이야. ER 2에게 VLA가 뭘 학습했는지 요약 정보를 전혀 주지 않으면 정확도가 62.0%인데, 가장 상세한 수준의 정보를 주면 95.8%까지 올라가. 즉 이 시스템의 안전성은 모델 자체보다 운영자가 컨텍스트를 얼마나 잘 넣어주느냐에 크게 좌우돼. 도입하는 쪽 입장에서는 "모델을 사면 끝"이 아니라 운영 설계가 절반이라는 얘기지.
실제 로봇 실험 결과도 있어. 차고 환경에서 아폴로 2가 물건 분류 작업을 하는 동안 사람이 여러 각도로 접근하게 한 실험에서, 실험실 조건 기준 사람 감지 정확도 99%, 안전 자세로 전환하는 신뢰도 96%를 기록했어. 96%는 좋은 숫자로 들리지만, 뒤집으면 25번에 한 번은 안전 자세 전환에 실패한다는 뜻이야. 사람 옆에서 팔다리를 휘두르는 성인 크기 기계에게 그 확률이 충분한지는 별개의 판단이고.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당장은 별로 없어. 소비자 제품도 아니고, 로봇 없이 쓸 수 있는 건 ER 2 API 정도야. 다만 물류창고·자동차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거나 그런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져. 현대차·메르세데스-벤츠·GXO 같은 이름이 이미 이 파이프라인 안에 들어와 있거든.
— 이 성공률이면 실제로 쓸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용도에 따라 갈려. 프랑카 듀오의 정밀 삽입 89.6%처럼 고정된 작업대에서 그리퍼로 하는 일은 사람이 재시도를 커버하는 방식으로 파일럿을 돌려볼 만해. 반면 바닥 집기 45.7%, 전구 조이기 36%는 사람 없이 맡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그리고 이 숫자들이 어떤 조건에서 몇 회 시행으로 측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어 — 그래서 비교 기준으로 쓰기엔 아직 정보가 부족해.
— 구글이 휴머노이드 경쟁에서 이긴 거야? 단정하긴 일러. 구글은 로봇을 만들지 않고 두뇌만 파는 전략인데, 이 전략이 통하려면 하드웨어 회사들이 자체 모델을 포기해야 해. 피규어와 테슬라는 정반대로 가고 있고, 피지컬 인텔리전스도 같은 자리를 노려. 게다가 이번에 VLA 본체는 여전히 파트너 전용이야. 실제 승부는 이 모델이 몇 종류의 로봇에, 몇 대나 실려서, 얼마나 오래 고장 없이 돌아가느냐로 판가름 날 텐데 그 데이터는 아직 아무도 안 내놨어.
참고 자료
- Gemini Robotics 2 brings whole body intelligence to robots — Google DeepMind 공식 블로그 (2026-07-30)
- Gemini Robotics ER 2: 로봇을 위한 고수준 두뇌 — Google 블로그 (2026-07-30)
- Gemini Robotics 2: Safety Evaluations — 기술 보고서 PDF (2026-07-29, ASIMOV-Agentic 벤치마크 전문)
- Gemini Robotics ER 2 모델 카드 — 베이스 모델·컨텍스트 창·사용 제한
- Gemini Robotics On-Device 2 모델 카드 — 적응 요건과 한계
- google/asimov_agentic 데이터셋 — Hugging Face (CC-BY-4.0)
- Boston Dynamics & Google DeepMind Form New AI Partnership — Boston Dynamics 공식 블로그 (2026-01-05)
- Welcome to Robot Park: Where Apptronik's Apollo Goes to Work — Apptronik 뉴스룸 (2026-06-30)
- Gemini Robotics 1.5 brings AI agents into the physical world — Google DeepMind (2025-09-25)
- Gemini Robotics brings AI into the physical world — Google DeepMind 1세대 발표 (2025-03-12)
- Google's new Gemini Robotics 2 platform allows for 'intelligent whole-body control' — Engadget (카롤리나 파라다 인터뷰·회의적 시각)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