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짜리 시계가 오늘 0시에 멈췄어
2026년 6월 2일 화요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하나에 서명했어. 제목은 "Promot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and Security", 번호는 14409호. 사흘 뒤 연방관보에 실렸을 때 분량은 딱 세 페이지였어. 세 페이지짜리 문서 안에 여러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돌기 시작했는데, 그중 가장 긴 시계가 60일짜리였고, 그게 오늘 8월 1일에 멈춰.
이 60일 시계가 만들어야 하는 건 두 가지야. 하나는 어떤 AI 모델을 "covered frontier model", 즉 지정 대상 프론티어 모델로 볼지 판정하는 기밀 벤치마킹 절차. 다른 하나는 그렇게 지정된 모델을 개발사가 공개하기 전에 연방정부가 먼저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자발적 프레임워크야. 행정명령 3조(b)항의 문구는 이래. 개발사는 "다른 신뢰 파트너에게 모델을 공개할 계획인 시점으로부터 최대 30일 전까지" 연방정부에 접근권을 제공할 수 있다. 기밀유지·사이버보안·내부자 위험·지식재산 보호 조건이 붙는다는 단서와 함께.
그러니까 오늘부터,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정부 책상 위를 한 번 지나가게 돼. 국가안보국(NSA)과 상무부 산하 AI표준혁신센터(CAISI)가 검토를 맡는 걸로 통보됐다고 디인포메이션이 7월 27일 보도했어. 백악관 국가사이버국장실(ONCD)이 그보다 2주쯤 전에 초안을 오픈AI, 앤스로픽, 구글에 돌렸고, 세 회사가 일부 문구를 고쳤다는 내용도 같은 보도에 담겼어. 단일 매체 보도라 기관이나 회사가 확인해준 건 아니라는 점은 붙여둘게.
그리고 이 문장이 이 사건의 전체 긴장을 담고 있어. 행정명령 3조에는 이렇게도 적혀 있거든. "이 조항의 어떤 내용도 프론티어 모델을 포함한 새로운 AI 모델의 개발·발행·공개·배포에 대해 정부의 의무적 라이선싱, 사전승인, 허가 요건을 창설하도록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강제가 아니라고 못을 박은 거야.
문제는 이거야. 판정 기준이 기밀이고, 판정 주체가 NSA고, 검토를 통과해야 "신뢰 파트너"에게 먼저 풀 수 있는 구조인데, 여기서 빠지겠다고 손드는 회사가 과연 있을까. 이 프레임워크를 두고 "서류상으로는 자발적, 실무상으로는 의무"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나오는 이유가 그거야.
이 방 안에 누가 앉아 있나
먼저 백악관.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취임 직후 바이든의 AI 행정명령 14110호를 폐기했어. 규제를 걷어내는 게 미국 AI 우위의 조건이라는 게 명시적 입장이었고, 14409호 본문에도 "이전 행정부가 미국 AI 개발자와 연구자에게 씌운 관료적 제약을 걷어내 엄청난 기술 성장과 경제적 투자를 촉발했다"는 자평이 들어가 있어. 그런 행정부가 프론티어 모델 사전 검토 절차를 만들었다는 게 이 사건의 첫 번째 아이러니야.
두 번째 주인공은 CAISI야. 원래 이름은 미국 AI안전연구소(US AI Safety Institute)였는데, 2025년 6월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이 조직을 개편하면서 AI표준혁신센터(Center for AI Standards and Innovation)로 이름을 바꿨어. "안전(Safety)"이 빠지고 "표준과 혁신(Standards and Innovation)"이 들어간 개명이었지. 그런데 하는 일은 오히려 늘었어. 지금 CAISI는 스스로를 "상업 AI 시스템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보호하는 것과 관련된 테스트와 공동 연구를 촉진하는, 산업계의 미국 정부 내 1차 창구"로 규정하고 있어.
세 번째는 검토를 받게 될 랩들이야. CAISI는 2026년 5월 5일 구글 딥마인드·마이크로소프트·xAI와 새 협정을 발표했고, 이미 오픈AI·앤스로픽과는 협정이 있었어. 다섯 곳이 된 거야. CAISI 소장 크리스 폴은 당시 "독립적이고 엄격한 측정 과학이 프론티어 AI와 그 국가안보적 함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어. 이 협정들은 기존 자발적 약속을 바탕으로 재협상된 것이고, 기밀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지원하며, 안전장치를 줄이거나 제거한 상태의 모델까지 평가한다는 게 핵심이야. 제품으로 포장되기 전의 맨몸 능력을 본다는 뜻이지.
네 번째는 이 그림에서 빠진 쪽이야. 메타. CAISI의 다섯 개 랩 명단에도 없고, 7월 27일 보도된 프레임워크 초안 회람 명단(오픈AI·앤스로픽·구글)에도 없어. 메타는 2026년 4월 8일 메타 초지능 랩의 첫 결과물인 뮤즈 스파크(Muse Spark)를 내놨는데, 이 모델은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은 완전 독점 모델이야. 개방 진영의 상징이던 회사가 자기 최신 모델은 닫아걸고, 동시에 정부 검토 테이블에도 앉지 않은 상태인 거지.
그리고 검토를 실제로 수행할 손이 NSA라는 게 이 구조의 성격을 결정해. 행정명령은 재무장관, 전쟁부 장관(NSA 국장을 통해), 국토안보부 장관(CISA 국장을 통해)에게 기밀 벤치마킹 절차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어떤 모델이 "covered frontier model"인지 최종 판정은 NSA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내리도록 했어. 소비자 보호 기관도, 공정거래 기관도, 심지어 NIST도 아니야. 신호정보 기관이 문지기야.
실제로 종이에 적힌 것, 아직 안 적힌 것
행정명령 3조가 요구하는 걸 조각내 보면 이래. (a)항은 AI 모델의 고급 사이버 능력을 평가하고 지정 임계선을 정하는 기밀 벤치마킹 절차를 만들라고 해. (b)항은 자발적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라고 하면서 세 가지 기능을 명시해. ① 개발사가 자기 모델이 지정 대상인지 정부와 함께 판단할 수 있게 할 것, ② 공개 최대 30일 전 접근권을 제공할 수 있게 할 것, ③ 어떤 "신뢰 파트너"가 조기 접근을 함께 받을지 정부와 개발사가 협력해 정할 것. (c)항이 앞서 말한 강제 금지 조항이야.
여기서 ③번이 조용히 무거워. 프리뷰 단계에서 누구에게 모델을 먼저 열어줄지를 회사 혼자 정하지 않고 정부와 함께 정한다는 뜻이거든. 검토가 아니라 배포 순서에 대한 공동 결정이야. 행정명령은 이걸 "협력"이라고 부르고, 비판자들은 이걸 사실상의 게이트라고 불러.
아직 종이에 안 적힌 것도 많아. 의회조사국(CRS)이 이 행정명령을 분석한 보고서 IF13268은 세 가지를 짚었어. 첫째, 행정명령이 "covered frontier model"을 정의하지 않았다는 것. 정의는 기밀 벤치마크가 대신하게 되는데, 그러면 대상 기업조차 자기가 대상인지 미리 알기 어려워. 둘째, 새 업무에 대한 재원 조달 방식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 셋째, 자발적 구조라서 "주요 개발사가 참여를 거부하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것. CRS는 의회가 이 자발적 접근을 유지할지, 아니면 공개 전 테스트를 법으로 의무화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정리했어.
제도 계보로 놓고 보면 그림이 선명해져.
| 항목 | 백악관 자발적 약속 (2023.07) | 행정명령 14110호 (2023.10) | 행정명령 14409호 프레임워크 (2026.08) |
|---|---|---|---|
| 근거 | 문서화된 약속, 법적 근거 없음 | 국방물자생산법(DPA) 원용 | 대통령 행정명령, 자발적 참여 |
| 대상 판정 | 서명 기업 자율 | 공개된 연산량 임계값(10^26 연산) | 기밀 벤치마크, NSA 최종 판정 |
| 정부에 내는 것 | 레드팀 결과 공유 약속 | 학습 계획·레드팀 결과 보고 | 모델 자체에 대한 접근권 |
| 시점 | 사후·수시 | 학습 전후 보고 | 공개 최대 30일 전 |
| 주관 | 백악관 | 상무부 | NSA + 상무부 CAISI |
| 강제성 | 없음 | 보고 의무 | 없음(명시적 금지) |
| 결과 | 흐지부지 | 2025년 1월 폐기 | 오늘 시작 |
숫자 하나만 더 볼게. 원래 5월 21일에 서명될 예정이던 초안에는 검토 기간이 90일로 적혀 있었다고 미국외교협회(CFR) 분석은 전해. 트럼프는 그날 서명을 돌연 보류했고, 이유로 대중국 경쟁을 들면서 "우리가 앞서 있는데 그 앞섬을 방해하는 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 12일 뒤 다시 나온 문서에서 90일은 30일이 됐어. 국가안보 검토와 출시 속도 사이의 절충이 딱 60일치 줄어든 형태로 남은 거야.
CAISI가 이미 뭘 해왔는지도 봐야 이 프레임워크의 무게가 실감 나. CAISI와 그 전신은 오픈AI의 o1·o3-mini·o3·o4-mini·GPT-4.5·GPT-5, 앤스로픽의 소네트 3.5/3.7/4와 오푸스 4, xAI의 그록 3에 대해 공개 전 국가안보 테스트를 수행했어. 앤스로픽이 2025년 9월 12일 공개한 글을 보면 미국 CAISI와 영국 AISI 레드팀이 클로드 오푸스 4와 4.1의 헌법적 분류기(Constitutional Classifiers)를 배포 전에 뜯어봤고, 사람이 검토했다는 가짜 주석을 붙여 탐지를 우회하는 프롬프트 인젝션, 암호화 인코딩을 이용한 범용 탈옥, 문자 치환 기반 암호 공격, 유해 문자열을 무해한 조각으로 쪼개는 입출력 난독화, 공격 전략을 자동으로 개선하는 시스템까지 다섯 부류의 취약점을 찾아냈어. 앤스로픽 표현으로 "정부 레드팀에게 시스템에 대한 더 깊은 접근을 주면 더 정교한 취약점 발견이 가능해진다"는 결론이었지.
각자가 이 거래에서 챙기는 것
행정부가 챙기는 건 두 가지야. 하나는 실질적인 것. NSA와 CISA가 프론티어 모델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공개 전에 파악하면, 그 능력이 야생에 풀리기 전에 방어 쪽 준비 시간이 생겨. CFR 분석에서 매튜 페런이 "사이버보안의 기회의 창"이라고 부른 게 이거야. 다른 하나는 정치적인 것. 규제 완화를 간판으로 건 행정부가 "AI 안전을 방치한다"는 공격을 받을 때, 자발적이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사전 검토 절차만큼 방어하기 좋은 카드가 없거든.
랩들이 챙기는 건 좀 더 미묘해. 표면적으로는 부담이야. 출시 30일 전에 미완성 모델을 정부에 넘긴다는 건 유출 위험, 일정 지연, 경쟁 정보 노출을 다 감수한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세 가지 반대급부가 있어. 첫째, 규제 방어. CFR 분석의 표현대로 랩들은 "나중의 더 침습적인 규제를 미리 막기 위해서라도" 참여할 유인이 있어. 자발적 절차가 잘 굴러가면 의무화 법안의 명분이 약해지거든.
둘째, 진입장벽. 기밀 환경에서의 정부 검토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는 보안 인프라와 법무 인력을 갖춘 소수뿐이야. 이 절차가 표준이 되면 프론티어 모델을 낼 자격 자체가 다섯 개 회사 근처로 좁혀져. 셋째, 정부 시장. 연방 조달에서 "CAISI 평가를 거쳤다"는 이력은 그 자체로 영업 자산이야. 다만 CAISI 평가는 정부의 국가안보 인지를 위한 절차지 공공 안전 인증이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서 읽어야 해.
CAISI가 챙기는 건 존재 이유야. "안전"을 이름에서 지운 조직이 폐지 압력을 견디려면 국가안보 기여를 증명해야 하고, 이 프레임워크는 그 증명을 제도화해. CAISI는 그동안 외국 모델 평가로도 존재감을 쌓아왔어. 2026년 5월 1일 발표한 딥시크 V4 프로 평가가 대표적인데, 사이버보안·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자연과학·추상 추론·수학 다섯 영역 9개 벤치마크로 측정해서 "CAISI가 평가한 중국 모델 중 가장 뛰어나지만 프런티어보다 약 8개월 뒤처져 있다"는 결론을 냈어. 비용 대비로는 GPT-5.4 미니를 7개 중 5개 벤치마크에서 앞섰고 가격은 53% 저렴한 경우부터 41% 비싼 경우까지 걸쳐 있었어. 자기가 만든 비공개 벤치마크를 써서 업체 자체 발표치와 대조했다는 게 방법론의 핵심이야.
NSA가 챙기는 건 접근권 그 자체야. 상용 프론티어 모델의 안전장치를 벗긴 상태를 공개 전에 볼 수 있는 기관은 세계에 몇 없어. 이건 방어를 위한 정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국 최고 성능 AI의 실제 능력 지도를 정부가 실시간으로 갖는다는 뜻이기도 해. 어느 쪽 함의가 더 클지는 사람마다 다르게 볼 거야.
비슷한 시도는 전에도 있었어 — 하나는 흐지부지됐고 하나는 지워졌어
첫 번째 비교 대상은 2023년 7월의 백악관 자발적 약속이야. 아마존·앤스로픽·구글·인플렉션·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일곱 곳이 백악관에서 안전·보안·신뢰에 관한 약속에 서명했고, 두 달 뒤 여덟 곳이 더 붙었어. 법적 구속력은 없었고 이행 검증 절차도 없었어. 결과는 알다시피야. 그중 인플렉션은 이듬해 사실상 해체됐고, 약속 이행 여부를 체계적으로 공개 검증한 기관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어. 순수 자발주의가 어떻게 소멸하는지 보여준 사례지.
두 번째는 그 반대 극단인 바이든 행정명령 14110호야. 2023년 10월 서명된 이 명령은 국방물자생산법을 근거로, 일정 연산량(10^26 연산) 이상으로 학습되는 이중용도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 학습 계획과 레드팀 결과를 상무부에 보고하도록 했어. 강제성이 있었고, 임계값이 공개돼 있었어. 그런데 15개월 만에 폐기됐어. 트럼프 취임 첫날 서명된 폐기 명령으로 사라졌고, 그 사이 이 보고 체계가 실제로 어떤 위험을 걸러냈는지 공개된 기록은 거의 없어. 정권이 바뀌면 지워지는 규제의 취약함을 보여준 실패 사례야.
세 번째는 좀 더 오래된 이야기고, 지금 상황과 가장 닮았어. 1990년대 암호 전쟁(Crypto Wars)이야. 미국 정부는 강력한 암호 기술을 군수품으로 분류해 수출을 통제했고, 국가안보를 근거로 사실상 사전 승인 체계를 운영했어. 결과는 어땠냐면, 통제를 우회하는 방식이 계속 나왔어. PGP 소스코드는 책으로 인쇄돼 수출됐고,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한 소송이 이어졌고, 결국 2000년에 통제는 크게 완화됐어. 기술이 오픈소스로 확산될 수 있을 때 정부의 사전 게이트는 국내 사업자만 붙잡고 나머지는 못 붙잡는다는 게 그때의 교훈이었지.
이 세 사례가 오늘의 프레임워크에 던지는 질문은 각각 달라. 2023년 약속은 "구속력 없는 절차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하고, 14110호는 "구속력 있어도 정치가 바뀌면 사라진다"고 말해. 암호 전쟁은 "가중치가 다운로드 가능해지는 순간 게이트는 반쪽이 된다"고 말하지. 14409호 프레임워크는 이 셋 중 어느 쪽도 완전히 피하지 못한 위치에 서 있어. 자발적이고, 행정명령에 근거하고, 개방 가중치 모델은 사실상 다루지 못해.
지금 다른 방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람들
가장 명확한 카운터 플레이는 개방 가중치 진영에서 나왔어. 7월 24일, 프레임워크 시한을 딱 일주일 앞두고 "Open Weights and American AI Leadership"이라는 세 페이지짜리 공개서한이 나왔어. 출범 시점 서명자는 25곳으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메타·미스트랄·팔란티어·IBM·앤드리슨호로위츠·허깅페이스·모질라·리눅스재단이 포함됐어. 핵심 요구는 "개방 모델에 대한 성급한 제한을 피해 프런티어를 복수로 유지하라"는 거야. 개방 가중치가 오히려 안전에 기여한다는 논리, 증류(distillation)를 합법적 개발 기법으로 인정하라는 요구, 스타트업과 연구자를 위한 컴퓨팅 접근 확대 요구가 함께 담겼어.
이 서한의 진짜 정보는 서명자보다 불참자였어. 출범 명단에 오픈AI·앤스로픽·구글이 없었거든. 정부 검토 테이블에 앉은 세 회사와, 개방 진영 서한에 이름을 올린 진영이 거의 정확히 갈라진 거야. 오픈AI는 이후 서명을 추가했고, 7월 30일 기준 서명 조직은 230곳을 넘어섰어. 두 문서에 이름이 어떻게 배치되는지가 지금 업계 정렬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도인 셈이야.
메타의 위치가 가장 계산적이야. 메타는 CAISI 협정에도, 프레임워크 초안 회람에도 없고, 개방 가중치 서한에는 출범 멤버로 들어가 있어. 그런데 정작 자기 최신 모델 뮤즈 스파크는 가중치를 안 열었지. 규제 담론에서는 개방 진영의 방패를 들고, 제품에서는 폐쇄 전략을 쓰는 이중 포지션이야. 정부 사전 검토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우리는 개방을 지킨다"는 서사를 유지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비용이 적은 자리이긴 해.
중국 랩들의 계산은 또 달라. CAISI는 이미 딥시크 V4 프로, Z.ai의 GLM-5.2(7월 17일), 킴 K3(영국 AISI와 공동, 7월 23일)를 평가해 결과를 공개했어. 미국 모델에 대해서는 사전 검토, 중국 모델에 대해서는 사후 능력 평가라는 비대칭 구조가 자리를 잡은 거야. 미국 랩이 30일을 기다리는 동안 중국 랩은 안 기다린다는 게 대중국 경쟁 논리의 핵심이고, 트럼프가 5월 21일 서명을 미룬 것도 정확히 그 이유였어. 30일이라는 숫자는 그 압력의 산물이야.
의회와 주정부는 정반대 방향으로 밀고 있어.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행정명령을 환영하면서도 "나라면 더 나갔을 것이다. 그런 보고와 모니터링을 의무화하는 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어. 안전한AI연합의 브렌던 스타인하우저는 "의회가 이제 백악관 행정명령을 입법으로 성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반대편에서는 하원에 프론티어 AI 개발에 대한 주법을 3년간 선점하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AI법'이 발의됐어. 그 사이 일리노이주는 프론티어 AI 모델에 대해 독립적 제3자 감사를 요구하는 첫 번째 주가 됐고. 연방 자발주의, 연방 의무화, 주 규제, 연방 선점이 동시에 밀고 있는 판이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라면 — API 위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당장 바뀌는 건 출시 리듬이야. 프런티어 모델의 공개가 최대 30일 뒤로 밀릴 수 있고, 정식 공개 전 프리뷰 접근자 명단이 정부와의 협의 대상이 됐어. 앞으로 "일부 파트너에게 먼저 열었다"는 공지를 볼 때, 그 명단이 순수하게 회사 판단인지 아닌지가 예전만큼 자명하지 않아. 기능 출시 일정에 프런티어 모델 신버전을 전제로 깔았다면 여유 버퍼를 한 달 정도 더 두는 게 합리적이야.
정책·컴플라이언스 담당자라면 — 이번 프레임워크는 대상 기업이 다섯 곳 남짓이라 직접 적용 범위는 좁아. 그런데 파생 효과는 넓어. "covered frontier model" 판정 기준이 기밀이라는 건 그 아래 계층의 조달·계약 문서에서 이 용어를 정의 없이 인용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일리노이의 제3자 감사 요건과 연방 선점 시도가 충돌하면 다주(多州) 사업자의 준수 설계가 복잡해져. 지금 할 일은 벤더 계약에 모델 버전 변경·출시 지연·정부 검토로 인한 접근 제한 시 대응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거야.
투자자라면 — 두 갈래로 봐. 하나, 이 구조는 상위 소수 랩의 해자를 두껍게 해. 기밀 환경 테스트를 감당할 보안·법무 역량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니까. 둘, 동시에 출시 예측 가능성은 떨어져. 30일 게이트와 프리뷰 명단 협의는 매출 인식 시점을 흔들 수 있는 변수야. 그리고 이 프레임워크는 법률이 아니라 행정명령에 기대고 있어서, 14110호가 15개월 만에 사라진 전례처럼 정권 교체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있어. 규제 리스크가 아니라 규제 불안정성 리스크로 계산하는 게 맞아.
일반 사용자라면 — 체감은 거의 없을 거야. 새 모델이 나오는 날짜가 조금 밀리는 정도. 다만 알아둘 만한 건 이제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의 안전장치를 벗긴 상태를 정부가 먼저 본다는 사실이야. 그게 사이버 방어 준비 시간을 벌어준다는 게 명분이고, 신호정보 기관이 상용 AI의 능력 지도를 독점적으로 갖게 된다는 게 우려야. 둘 다 사실이고, 어느 쪽 무게가 더 나갈지는 앞으로 몇 년의 운영 기록이 말해줄 거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자발적'이라는데 그럼 안 하면 그만 아니야? 법적으로는 그래. 행정명령이 의무적 라이선싱·사전승인·허가를 창설하지 않는다고 명시했으니 참여를 거부해도 제재는 없어. 다만 지정 기준이 기밀이고, 판정을 NSA가 하고, 연방 조달과 정치적 노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상위 랩이 빠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의회조사국도 자발적 구조가 "주요 개발사가 참여를 거부하면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어.
— 오늘 뭔가 공개되는 거야? 행정명령이 요구한 건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것까지고, 그 결과물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없어. 기밀 벤치마킹 절차는 정의상 공개될 수 없고, 자발적 프레임워크 문서가 어느 수준까지 공개될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 지금까지 나온 내용 대부분이 초안을 받아본 쪽을 인용한 단일 매체 보도라, 오늘 이후 무엇이 실제로 문서로 확인되는지 지켜봐야 해.
— 메타가 빠진 게 문제가 되는 거야? 단정하긴 일러. 메타는 CAISI 협정에도 프레임워크 초안 회람에도 이름이 없지만, 그렇다고 앞으로도 안 들어간다는 뜻은 아니야. 다만 개방 가중치 모델은 애초에 사전 검토 모델과 궁합이 안 맞아. 가중치가 다운로드되는 순간 30일 게이트는 의미를 잃으니까. 1990년대 암호 수출 통제가 부딪힌 벽이 정확히 그거였고, 이 프레임워크도 같은 질문에 아직 답을 안 내놨어.
참고 자료
- Promot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and Security — The White House (2026.06.02) — 행정명령 14409호 원문. 3조에 기밀 벤치마킹, 30일 조기 접근, 강제 금지 조항이 모두 들어 있어.
- Executive Order 14409 전문 — The American Presidency Project — 조항별 원문을 그대로 보관한 아카이브. 60일 시한 문구를 확인할 수 있어.
- Center for AI Standards and Innovation (CAISI) — NIST — CAISI의 임무 규정과 평가 이력이 정리된 공식 페이지.
- CAISI Evaluation of DeepSeek V4 Pro — NIST (2026.05.01) — CAISI가 실제로 어떤 방법론으로 모델을 뜯어보는지 보여주는 공개 평가 보고서.
- Commerce AI center will evaluate Google DeepMind, Microsoft and xAI models — Nextgov/FCW (2026.05.05) — 다섯 개 랩 체제가 완성된 날의 보도와 크리스 폴 CAISI 소장 발언.
- Executive order sets voluntary cyber reviews for advanced AI — Roll Call (2026.06.02) — 서명 당일 보도. 홀리 의원과 의무화 요구 진영의 발언이 담겨 있어.
- Strengthening our safeguards through collaboration with US CAISI and UK AISI — Anthropic (2025.09.12) — 정부 레드팀이 배포 전 모델에서 실제로 뭘 찾아냈는지 랩이 직접 정리한 기록.
- Controll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Executive Order 14409 Explained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IF13268 — 정의 부재, 재원 미비, 자발주의의 사각지대를 짚은 의회 분석.
- Assessing Trump's Executive Order on AI Oversight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2026.06.02) — 90일에서 30일로 줄어든 경위와 사이버 방어 관점의 평가.
- Open Weights and American AI Leadership — Microsoft (2026.07.24) — 시한 일주일 전 나온 개방 진영 공개서한 전문과 서명자 명단.
- White House Briefs AI Companies on Plan to Review Models Before Release — The Information (2026.07.27) — NSA·CAISI 검토 주체와 초안 회람 사실을 처음 보도한 원 기사. 이 글에서 인용한 미확인 대목의 출처야.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