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보다 중요한 건 옵트인이라는 단어야
8월 12일 AI 음악 생성 플랫폼 **수노(Suno)**와 BMG가 글로벌 제휴를 발표했어. 양측 표현으로는 "BMG의 녹음물 및 음악 출판 레퍼토리를 포괄하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글로벌 얼라이언스"야.
헤드라인은 "수노가 두 번째 메이저 레이블 계약을 따냈다"로 나갔어. 워너뮤직그룹과의 계약이 약 9개월 전이었으니까 그 다음 순서라는 뜻이지. 그런데 이 계약에서 정말 봐야 할 건 파트너 이름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야.
BMG 소속 아티스트와 작곡가는 직접 옵트인해야 해. 자기 곡이 학습 데이터(input)로 쓰이는 것도, 수노 사용자가 만드는 생성물(output)의 재료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야. 동의하지 않으면 애초에 라이선스 대상이 아니야. 레이블이 카탈로그 전체를 통째로 넘기고 나중에 정산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야.
그리고 조용히 지나갈 수 없는 조항이 하나 더 있어. 이 계약은 수노의 과거 BMG 녹음물·출판물 사용분까지 정리(settle)해. AI 음악 회사와 레이블 사이의 갈등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생각하면 이 한 줄이 계약 전체의 무게를 결정해.
수노와 BMG가 각각 어떤 위치에 있는지
수노는 텍스트 프롬프트로 완성된 노래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야. 가사, 멜로디, 보컬, 편곡까지 한 번에 나와. 2026년 6월 4억 달러 넘는 자금을 54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조달했고, 사용자는 1억 명을 넘겼어. 공동창업자 겸 CEO는 마이키 슐먼이야.
이 회사가 지난 2년간 서 있던 자리는 법적으로 불편했어. 음악 업계 입장에서 수노는 자기들 카탈로그로 학습했을 가능성이 높은 회사였고, 실제로 미국에서 소송이 걸렸어. 문제는 수노가 소송에 지든 이기든 사업을 계속하려면 결국 정식 라이선스가 필요했다는 점이야.
BMG는 베르텔스만 산하의 음악 회사고, 3대 메이저(유니버설·소니·워너)와는 다른 층위에 있어. 다만 이 계약에서 BMG의 위치는 규모보다 구조가 중요해. BMG는 녹음물(recorded)과 출판(publishing)을 한 회사 안에 함께 갖고 있어. AI 학습에서는 녹음물 권리와 작곡·작사 권리가 둘 다 필요한데, 이 둘을 한 번에 협상할 수 있는 상대는 흔치 않아.
발표에 붙은 경영진 발언도 방향을 보여줘. 슐먼은 "BMG와 함께 아티스트와 작곡가에게 진짜 선택권을 주고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고, BMG 글로벌 마케팅·스트리밍 부문 EVP 셀린 조슈아는 "이 계약은 강력한 보호 장치, 명확한 경제 구조, 그리고 아티스트와 팬을 위한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확립한다"고 했어. 두 발언 모두 "선택권"과 "경제 구조"라는 단어를 앞세웠어.
계약을 뜯어보면
| 항목 | 내용 | 비고 |
|---|---|---|
| 발표일 | 2026년 8월 12일 | |
| 범위 | BMG 녹음물 + 음악 출판 레퍼토리 | 글로벌 |
| 참여 방식 | 아티스트·작곡가 개별 옵트인 | 미동의 시 라이선스 대상 아님 |
| 적용 범위 | 학습(input)과 생성물(output) 양쪽 | |
| 보상 | 옵트인한 권리자에게 지급 | 구체 요율 미공개 |
| 과거 사용 | 기존 무단 사용분 정리 포함 | |
| 순서 | 워너에 이은 두 번째 메이저 계약 | 워너는 약 9개월 전 |
| 미해결 | 유니버설·소니는 미국 소송 진행 중 | |
| 수노 밸류에이션 | 54억 달러 | 2026년 6월, 4억 달러 이상 조달 |
| 사용자 | 1억 명 이상 |
표에서 가장 중요한 줄은 "학습과 생성물 양쪽"이야. AI 음악 라이선싱 논쟁은 오랫동안 학습 데이터에만 집중돼 있었어. 그런데 실제로 아티스트가 두려워하는 건 학습이 아니라 결과물이야. 내 목소리와 스타일을 닮은 곡이 무한히 생성되는 상황 말이야. 이 계약이 출력 쪽까지 명시적으로 다뤘다는 건 논쟁의 초점이 이동했다는 신호야.
두 번째로 봐야 할 줄은 과거 사용분 정리야. 이건 사실상 합의금 성격의 조항이고, 미공개 금액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아. 수노 입장에서는 BMG 카탈로그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이 계약으로 닫은 거야.
세 번째. 구체적인 요율은 공개되지 않았어. "명확한 경제 구조"라는 표현은 나왔지만 숫자는 없어. 옵트인한 아티스트가 실제로 얼마를 받는지, 생성물 한 곡당인지 사용량 기준인지,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어. 이 계약을 평가하려면 결국 그 숫자가 필요한데 아직 없어.
각자가 챙기는 것
수노가 챙기는 건 정당성이야. AI 음악 회사에게 가장 큰 사업 리스크는 기술이 아니라 소송이었어. 메이저 계약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무단 학습으로 만든 서비스"라는 프레임이 약해지고, 광고주와 플랫폼 파트너를 구하기 쉬워져. 그리고 완전 라이선스 기반의 새 모델을 준비 중인 회사에게 계약 카탈로그는 곧 제품 원재료야.
BMG가 챙기는 건 통제권과 선례야. 옵트인 구조를 관철했다는 건 레이블이 협상에서 우위를 잡았다는 뜻이야. 소송으로 몇 년을 끄는 대신 조건을 붙여서 참여하는 쪽을 택했고, 그 조건을 업계 표준으로 만들 수 있으면 다음 협상은 더 쉬워져.
BMG 소속 아티스트가 챙기는 건 선택권이야. 이게 이 계약의 실질적인 새로움이야. 지금까지 AI 학습 논쟁에서 개별 아티스트에게는 발언권이 없었어. 레이블이 계약하면 카탈로그가 넘어갔지. 옵트인 구조에서는 참여를 거부해도 불이익이 없는지가 관건인데, 그건 계약서에 안 나온 부분이야.
유니버설과 소니는 다른 카드를 들고 있어. 두 회사는 여전히 미국에서 수노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야. 소송을 유지하는 건 배상금 자체보다 협상 조건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커. BMG와 워너가 먼저 계약하면서 시장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데, 그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송으로 버티는 게 합리적인 전략이야.
AI 음악 경쟁사는 부담을 받아. 수노가 라이선스를 하나씩 확보하면 "우리는 정식 계약된 데이터로 학습했다"는 차별점이 생겨. 같은 시장의 다른 회사들은 같은 계약을 따내거나, 아니면 라이선스 없는 서비스라는 위치에 남게 돼. 그리고 계약을 따내는 쪽에는 자본이 필요해. 과거 사용분 정리에 합의금 성격의 지급이 포함된다면, 라이선스 확보는 사실상 자금력 경쟁이 되거든. 수노가 6월에 4억 달러 넘게 조달한 게 이 맥락에서 읽혀.
음악 출판사와 저작권 관리 단체도 이 계약을 주시하고 있어. BMG처럼 녹음물과 출판을 함께 가진 회사는 한 번에 협상이 되지만, 대부분의 시장에서 이 두 권리는 갈라져 있어. 특히 작사·작곡 쪽 권리는 신탁 단체가 집합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별 옵트인이라는 구조 자체가 기존 관리 체계와 충돌할 수 있어. 이 계약이 미국·유럽 밖에서 그대로 복제되기 어려운 이유야.
콘텐츠 산업이 새 기술을 만났을 때의 두 가지 결말
음악 업계는 이 상황을 처음 겪는 게 아니야. 그리고 지난 두 번의 결과가 정반대였어.
첫 번째는 냅스터야. 업계는 소송으로 대응했고 냅스터를 문 닫게 만들었어. 법적으로는 완승이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어.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고 불법 다운로드로 옮겨 갔을 뿐이야. 그리고 그 공백에 애플이 들어와서 아이튠즈로 유통 구조를 다시 짰어. 업계는 소송에서 이기고 유통 통제권을 잃었어.
두 번째는 스포티파이야. 이번엔 레이블들이 지분과 계약 조건을 받고 참여했어. 스트리밍은 음악 산업 매출을 회복시켰지만, 아티스트 개인에게 돌아가는 몫에 대한 불만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업계는 살아남았지만 창작자와 산업 사이의 신뢰는 그때 금이 갔어.
지금의 옵트인 구조는 이 두 경험의 학습 결과로 읽혀. 소송만 하지도 않고(냅스터의 교훈), 카탈로그를 통째로 넘기지도 않아(스포티파이의 교훈). 개별 창작자에게 결정권을 남겨 두는 방식이야.
다만 실패할 여지도 남아 있어. 옵트인이 형식적으로만 작동하는 경우야. 레이블이 계약 갱신이나 프로모션 배분을 지렛대로 쓰면 "자발적 동의"는 실질적으로 강요가 될 수 있어. 반대로 옵트인율이 너무 낮으면 계약 자체가 무의미해져서, 수노가 다음 협상에서는 옵트아웃 방식을 요구할 명분이 생겨. 이 계약의 성패는 발표문이 아니라 6개월 뒤 옵트인율에서 판가름 나.
같은 주에 스포티파이도 움직였어
이 계약을 스포티파이의 8월 11일 발표와 나란히 놓으면 그림이 더 선명해져. 스포티파이는 AI로 만들어진 아티스트 정체성에 'AI 페르소나' 라벨을 붙이고, 라벨이 붙은 프로필을 기본적으로 추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어.
두 발표가 같은 주에 나온 건 우연이 아니야. 방향이 서로를 보완하거든. 수노 쪽은 입력 단계를 정리해. 어떤 음악이 재료로 쓰일 수 있는지를 권리자 동의로 결정하지. 스포티파이 쪽은 출력 단계를 정리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사람 행세를 하지 못하게 표시하고 추천에서 빼는 거야.
경쟁 구도에서 이건 수노에게 유리해. 유통 플랫폼이 AI 음악을 무조건 배제하는 게 아니라 표시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면, 라이선스를 갖춘 AI 음악은 합법적인 자리를 확보하게 돼. 반대로 라이선스가 없는 서비스는 입력과 출력 양쪽에서 막혀.
경쟁사들의 카운터플레이는 세 갈래로 보여. 첫째는 같은 길을 따라 레이블과 계약하는 것. 둘째는 처음부터 라이선스 확보된 데이터로만 학습한 모델을 내세우는 것. 셋째는 아예 상업 음악 시장을 피해 배경음악·게임·영상 사운드트랙처럼 권리 관계가 단순한 쪽으로 가는 거야. 세 번째가 가장 안전하지만 시장 크기가 작아.
남은 큰 변수는 유니버설과 소니야. 두 회사가 결국 계약으로 돌아설지, 아니면 소송으로 끝까지 갈지에 따라 AI 음악의 법적 지위가 정해져. 그리고 그 결정은 지금 BMG와 워너가 받아 낸 조건이 얼마나 좋아 보이냐에 달려 있어.
워너 계약과의 차이도 짚어 둘 값어치가 있어. 워너는 약 9개월 전에 먼저 서명했고, 그 시점의 협상 조건이 지금과 같았을 가능성은 낮아. 먼저 계약하는 쪽은 시장 가격이 없는 상태에서 조건을 정해야 하고, 나중에 계약하는 쪽은 앞선 계약을 기준선으로 삼을 수 있어. BMG가 옵트인 구조를 관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 시차도 있어. 그리고 유니버설과 소니는 그보다 더 뒤에 서 있으니, 협상력만 놓고 보면 가장 유리한 자리야.
옵트인 구조가 실제로 굴러가려면 필요한 인프라도 아직 다 갖춰지지 않았어. 어떤 곡이 옵트인됐는지를 학습 파이프라인과 생성 시점 양쪽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아티스트가 나중에 철회하면 이미 학습된 모델에서 그 영향을 어떻게 제거할지도 정해야 해. 후자는 기술적으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학습된 가중치에서 특정 곡의 기여만 걷어내는 건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재학습에 가까운 작업이거든. 계약서에 "철회 가능"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철회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별도의 질문이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BMG 소속 아티스트에게는 실제로 결정할 일이 생겼어. 옵트인할지 말지. 판단 재료는 아직 부족해. 보상 요율이 공개되지 않았고, 옵트인한 곡이 어떤 방식으로 생성물에 쓰이는지도 구체적으로 안 나왔어. 지금 확인할 것은 소속사에 요율 구조와 철회 조건을 문서로 요청하는 일이야.
음악 창작자 일반에게는 참고할 선례가 생겼어. 옵트인이 계약 조건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어. 다른 레이블·유통사와 협상할 때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 하나 늘어난 셈이야.
AI 음악 서비스를 쓰는 사람에게는 중기적으로 결과물의 상업적 사용 가능 범위가 명확해질 거야. 라이선스된 카탈로그로 학습한 모델의 출력물은 권리 관계가 정리돼 있으니까. 다만 지금 나와 있는 모델의 출력물이 소급해서 정리되는 건 아니야.
콘텐츠 업계 종사자에게는 구조가 참고가 돼. 입력 단계는 권리자 동의로, 출력 단계는 플랫폼 표시로 나눠서 관리하는 방식이야. 음악에서 먼저 시도되고 있지만 영상·이미지·텍스트에도 같은 틀이 적용될 가능성이 커.
국내 음악 업계에는 시점이 왔어. 글로벌 레이블들이 AI 학습 라이선스의 가격과 조건을 지금 만들고 있고, 그 기준이 굳으면 나중에 협상하는 쪽은 이미 정해진 조건을 받아들여야 해. 옵트인 구조가 표준이 될지 지켜보는 게 아니라 지금 논의에 참여할 문제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이제 수노 써도 저작권 문제 없는 거야? BMG와 워너 카탈로그 중 아티스트가 옵트인한 곡에 한해서 정리된 거야. 유니버설과 소니는 여전히 소송 중이고, 수노가 과거에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는지 전체가 정리된 것도 아니야. 상업적으로 쓸 거라면 서비스 약관의 출력물 권리 조항을 직접 확인하는 게 맞아.
— 옵트인하면 아티스트가 얼마 받아? 공개되지 않았어. 양측 모두 "명확한 경제 구조"라는 표현만 썼고 숫자는 없어. 곡당인지 사용량 기준인지도 안 나왔어. 이게 안 나온 상태에서 계약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긴 일러.
— 유니버설과 소니도 결국 계약할까? 단정하긴 일러. 다만 소송을 유지하는 이유가 배상금만은 아닐 가능성이 커. BMG와 워너가 받아 낸 조건이 시장 가격을 만들고 있고, 두 회사는 그보다 나은 조건을 목표로 버티는 것으로 보여. 협상력이 남아 있는 동안은 소송이 유리한 카드야.
참고 자료
- Suno inks global licensing deal with BMG, ahead of launching new music model (Music Business Worldwide, 2026-08-12) — 이번 기사의 핵심 자료. "글로벌 얼라이언스"라는 계약 성격, 녹음물·출판 양쪽 포괄, 학습과 생성물 모두에 대한 아티스트 옵트인 조건, 과거 사용분 정리, 그리고 마이키 슐먼과 셀린 조슈아의 발언이 여기 있어.
- Suno and BMG Reach Licensing Deal for AI Music Model (Billboard) — 업계 전문지 관점의 계약 정리. 수노가 준비 중인 새 모델과의 연결이 여기 나와.
- AI Music Generator Suno Strikes Licensing Deal With BMG as It Preps New Label-Backed Models (Variety, 2026-08-12) — 레이블이 참여해 만드는 새 모델이라는 구도와 워너 계약과의 시차를 정리한 보도.
- Amidst AI-Music War, Suno Finds Another Industry Partner in BMG (Rolling Stone) — 유니버설·소니의 소송이 계속되는 대립 구도 안에서 이 계약이 갖는 의미를 다룬 기사.
- AI Music Generator Suno Inks Major Music Label Licensing Deal (Forbes, 2026-08-12) — 수노의 54억 달러 밸류에이션과 사용자 1억 명 등 회사 규모 수치의 출처.
- Suno signs another music licensing deal – with BMG (Music Ally, 2026-08-12) — 워너 계약 이후 9개월이라는 시간 간격과 메이저 권리자 중 두 번째라는 순서를 확인한 보도.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