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유치 경쟁을 하던 주가 갑자기 문턱을 높였어
8월 18일,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가 행정명령 2026-05호에 서명했어. 본인 표현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엄격한 AI 데이터센터 규제"**야.
지난 2년간 미국 주정부들의 기본 태도는 유치 경쟁이었어. 세금 감면을 얹고, 인허가를 빠르게 처리하고, 전력 계통 연결을 앞당겨주는 식으로 데이터센터를 끌어왔지. 펜실베이니아도 그 대열에 있었어. 실제로 아마존은 주의 패스트트랙 인허가 프로그램을 통해 루전 카운티와 벅스 카운티에 두 개의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며 200억 달러 투자 승인을 받았어.
그런데 같은 주지사가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서명했어.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어. 주에 들어오는 데이터센터 제안 중 **"투기적(speculative)"**인 것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많다는 거야. 땅을 확보하고 전력 계통 순번을 잡아두지만 실제로 지을지는 불확실한 제안들 말이야.
숫자를 보면 그 말이 실감 나. 공개 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펜실베이니아에서 논의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100건이 넘어. 그중 58건이 주 환경보호국(DEP)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했고, 15건이 실제로 DEP에 허가 신청서를 최소 한 건 제출했어. 1단계에 필요한 허가를 전부 받은 건 5건이야. 100건이 논의되는데 5건이 실제로 진행 중이라는 구조에서, 나머지 95건이 만들어내는 건 전력 계통의 대기열과 지역의 불확실성이야.
등장인물 정리 — GRID, DEP, 패스트트랙, 그리고 주민
샤피로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고, 취임 이후 규제 간소화와 투자 유치를 전면에 내걸어온 인물이야. 패스트트랙 프로그램 자체가 그의 정책이었어. 그래서 이번 명령은 자기 정책을 자기가 되돌리는 성격이 있어. 본인은 이 전환의 계기를 주민들의 피드백이라고 밝혔어.
**GRID(Governor's Responsible Infrastructure Development, 주지사 책임 인프라 개발 요건)**가 이번 명령의 핵심 장치야. 데이터센터 개발자가 충족해야 하는 기준을 다섯 개 축으로 묶었어. 에너지 적정성, 지역사회 참여, 인력·경제 개발, 투명성, 환경 보호.
**DEP(주 환경보호국)**가 집행 창구야. 이번 명령은 DEP에게, 개발자가 GRID 요건을 법적 구속력 있게 약속하고 지역 승인을 확보한 경우에만 허가 신청을 심사하라고 지시했어. 법적 구속력의 실체는 **합의명령(Consent Order and Agreement, COA)**이야. 위반 시 제재가 따라붙는 계약 문서고, 홍보 자료의 약속과는 법적 무게가 완전히 달라.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은 이번에 데이터센터를 아예 배제했어. 기존에 올라와 있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전부 제외됐고, 앞으로도 데이터센터는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지 않아.
실제로 뭘 요구하는 건가 — 다섯 개 축을 뜯어보면
| 축 | 요구 사항 |
|---|---|
| 에너지 적정성 | 신규 전력 인프라 비용을 개발자가 전액 부담. 주민·기업 요금으로 전가 금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청정에너지로 확보 |
| 지역사회 참여 | 지방정부 사전 통지, 공개 설명회, 의견 반영이 가능한 시점의 조기 협의 |
| 인력·경제 개발 | 지역 인력 채용·훈련, 학교·인프라·장기 경제 개발에 투자하는 실질적 지역 혜택 협약 체결 |
| 투명성 |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한 비밀유지계약(NDA) 사용 금지 |
| 환경 보호 | 최고 수준의 환경 기준 준수, 특히 엄격한 물 사용 절감 요건 |
이 중 실무적으로 가장 무거운 건 첫 번째와 네 번째야.
전력 비용 전액 부담은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쟁점을 정면으로 건드려. 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송전선 증설, 변전소 신설, 발전 용량 확보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전기요금 체계를 통해 일반 가구에 분산되는 구조가 반복돼 왔어. 펜실베이니아는 그 경로를 막겠다는 거야. 여기에 청정에너지 비중 확보 요건이 붙으면, 개발자는 전력구매계약(PPA)을 직접 맺거나 발전 자산에 투자해야 해. 프로젝트 자본 구조가 통째로 달라지는 요건이야.
NDA 금지는 미국 주 단위 규제에서 흔히 보이는 조항이 아니야.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유치 협상은 대부분 비밀유지계약 아래에서 진행됐어. 지방정부 공무원이 어떤 기업이 얼마나 큰 시설을 짓겠다는지 알면서도 주민에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고, 그게 지역 반발의 핵심 연료였어. NDA를 금지하면 협상 자체가 공개 절차가 돼. 개발자 입장에서는 경쟁사에 계획이 노출되는 걸 감수해야 하고, 지역 입장에서는 협상 초기부터 개입할 수 있게 돼.
물 사용 요건도 조용하지만 무거워. AI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은 크게 공랭과 수랭으로 갈리는데, 고밀도 GPU 랙은 수랭 쪽으로 가는 추세야. 그런데 수랭은 물을 많이 써. 미국 다른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와 지역 상수도가 충돌한 사례가 이미 여러 건 나왔고, 펜실베이니아는 그 갈등이 벌어지기 전에 기준을 걸어둔 거야. 엄격한 절수 요건이 실제로 어느 수준으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개발자는 냉각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할 수도 있어. 이건 전기값보다 뒤늦게 드러나지만 되돌리기는 더 어려운 종류의 제약이야.
명령서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펜실베이니아 주민의 깨끗한 공기와 순수한 물에 대한 권리를 해칠 수 있다"**는 문장이 들어갔어. 이건 수사가 아니라 법적 근거야. 펜실베이니아 주헌법에는 환경권 조항(Environmental Rights Amendment)이 있고, 명령이 그 조항을 근거로 삼고 있다는 뜻이거든.
샤피로의 서명식 발언은 이렇게 요약돼. "데이터센터 개발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우리의 엄격한 요건에 동의할 수 없고, 짓고 싶은 지역이 '예'라고 말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커먼웰스의 지원도 받지 못할 겁니다."
각자의 이득 — 그리고 비판
주민과 지방정부가 얻는 건 거부권에 가까운 힘이야. DEP가 지역 승인 없이는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건, 실질적으로 카운티와 지자체가 프로젝트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야. 여기에 NDA 금지가 붙으면 정보 비대칭도 줄어. 지난 2년간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의 두 가지 요구가 정확히 이거였어. 알 권리와 결정권.
전기 소비자는 요금 전가로부터 보호받아. 다만 이건 명령의 취지고, 실제로 어떻게 계산하고 검증할지는 별개 문제야. "신규 인프라의 비용"을 어디까지로 볼지, 기존 계통 보강분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요금 규제 기관과의 후속 작업이 필요해.
샤피로 주지사는 정치적 위치를 얻어. 데이터센터는 지금 미국에서 드물게 초당파적 반감을 사는 주제야. 전기요금 인상, 소음, 물 사용, 세금 감면 대비 고용 효과 부족 — 이 불만은 정당을 가리지 않아. 전국적 야심이 거론되는 정치인에게 이 이슈에서 선명한 위치를 잡는 건 계산이 서는 선택이야.
건설 노동조합과 지역 인력은 이득과 손실이 섞여 있어. 지역 채용·훈련 의무와 지역 혜택 협약은 노동 쪽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거야. 반대로 프로젝트 수가 줄면 일자리 총량도 줄어. 데이터센터는 건설 단계에서 수백에서 수천 명을 쓰지만 운영 단계 고용은 수십 명 수준이라, 노동계 입장에서 가치 있는 건 건설 물량 자체거든. 이번 명령을 두고 환경 단체와 건설 노조의 평가가 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어.
비판도 만만치 않아. 펜실베이니아 캐피털스타를 비롯한 매체들은 이 명령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어. 이유는 두 가지야. 첫째, 모라토리엄이 아니야. 요건을 충족하면 계속 지을 수 있어. 둘째, 주 차원의 세금 감면을 되돌리지 않았어.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판매세 면제 같은 인센티브는 그대로 남아 있어. 즉 주는 여전히 데이터센터를 보조하면서 문턱만 높인 셈이야. 환경 단체들은 이 조합을 "속도를 늦출 뿐 방향은 그대로"라고 평가해.
행정명령이라는 형식 자체의 한계도 있어. 주의회를 통과한 법률이 아니라 주지사의 행정 권한으로 낸 명령이라, 다음 주지사가 서명 하나로 되돌릴 수 있어. 20년 이상 운영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 불확실성이 요건 자체보다 부담스러울 수 있어.
과거 유사 사례 — 인프라 유치 경쟁이 뒤집힌 순간들
2019년 아마존 HQ2 뉴욕 철회가 가장 직접적인 조상이야. 아마존은 롱아일랜드시티에 제2본사를 짓기로 했다가 지역 정치권과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접었어. 쟁점은 3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와 협상 과정의 불투명성이었어. 여기서 나온 교훈이 바로 **"비밀 협상은 결국 더 비싸게 끝난다"**는 거였고, 펜실베이니아의 NDA 금지는 그 교훈을 제도화한 조항으로 읽을 수 있어.
2021~2023년 미국 각 주의 암호화폐 채굴 규제도 흐름이 비슷해. 뉴욕주는 2022년 화석연료 기반 채굴에 2년 모라토리엄을 걸었어. 당시 논리가 지금과 판박이야. 전력을 대량으로 쓰면서 지역 고용은 적고, 요금 인상 압력은 주민에게 간다는 거지. 결과적으로 채굴 업체들은 텍사스처럼 규제가 느슨한 주로 이동했어. 데이터센터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있어. 다만 차이가 있어. AI 데이터센터는 채굴장보다 입지 제약이 커. 저지연 네트워크, 숙련 인력, 광섬유 백본이 필요해서 아무 데나 못 가.
2010년대 초 셰일가스 붐 당시의 펜실베이니아 자신도 참고할 만해. 주는 초기에 적극 유치로 갔다가, 수질 오염과 지역 갈등이 커지자 규제를 강화했어. 그 과정에서 배운 게 선허가 후규제의 비용이야. 이미 지어진 시설에 새 기준을 적용하는 건 정치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어려워. 이번 명령이 "허가 심사 전 단계"에 요건을 거는 구조인 건 그 학습의 결과로 보여.
**아일랜드 더블린의 데이터센터 계통 연결 중단(2022)**은 극단적 사례야. 아일랜드 전력망 운영사가 더블린 지역 신규 데이터센터의 계통 연결을 사실상 2028년까지 막았어. 이유는 단순했어. 전력망이 감당을 못 했거든. 아일랜드 전체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20%를 넘어선 상태였어. 펜실베이니아가 지금 요건을 거는 이유도 결국 같은 지점을 미리 막으려는 거야.
경쟁자 카운터 플레이 — 다른 주와 개발자들
텍사스, 오하이오, 조지아, 버지니아 같은 주들은 이번 조치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거야. 특히 텍사스는 독립 전력망(ERCOT)과 상대적으로 빠른 인허가로 대형 부하를 유치해왔어. 개발자들이 펜실베이니아 프로젝트를 재검토하면 그 물량이 어디로 갈지는 어렵지 않게 예상돼.
다만 입지가 그렇게 자유롭지 않다는 게 반론이야. 펜실베이니아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세 가지였어. PJM 전력시장에 속해 있어 대규모 계통 용량 확보가 가능하고, 동부 인구 밀집지에 가까워 저지연 서비스가 되고, 기존 발전 자산(원전·가스)이 많아. 이 조합을 그대로 대체할 주는 많지 않아.
대형 개발자들의 대응은 아마 두 갈래로 갈릴 거야. 자본이 두꺼운 하이퍼스케일러는 요건을 충족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전력 인프라 비용 전액 부담과 청정에너지 확보는 이미 여러 프로젝트에서 하고 있는 일이거든. 오히려 요건이 높아지면 자본이 얇은 경쟁자가 밀려나서 유리해질 수도 있어. 반대로 투기적 개발자들은 사실상 퇴출돼. 이번 명령의 실질적 표적이 그쪽이라고 보는 게 정확해.
전력회사와 PJM에게는 계통 대기열이 정리되는 효과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가 계통 연결 순번을 붙잡고 있는 문제는 미국 전역의 골칫거리였어. GRID 요건은 진짜 프로젝트만 남기는 필터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아.
AI 기업들에게 이건 비용 곡선의 문제야. 앤트로픽처럼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조달해 컴퓨트로 전환하려는 회사에게,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느려지고 비싸지는 건 직접적인 제약이야. IPO 서류에 적히는 컴퓨트 확보 계획과, 주정부가 걸어놓은 문턱이 같은 물리적 현실 위에서 부딪히는 거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펜실베이니아 주민이라면, 실질적인 권한이 생겼어. 근처에 데이터센터 계획이 있다면 이제 지방정부가 승인 전에 공개 설명회를 열어야 하고, NDA로 정보를 막을 수 없어. 반대하고 싶다면 개입할 수 있는 시점이 훨씬 앞당겨졌고, 찬성하더라도 지역 혜택 협약의 내용을 요구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쪽이라면, 사업 계획서를 다시 짜야 해. 전력 인프라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청정에너지를 확보하는 구조는 자본 지출과 조달 일정을 모두 바꿔. 그리고 지역 승인이 인허가의 선행 조건이 됐으니, 지역사회 관계 관리가 부수 업무가 아니라 공정의 첫 단계가 됐어.
전기 요금을 내는 사람이라면, 이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는지 지켜볼 만해. 비용 전가 금지는 원칙이고, 실제 계산은 요금 규제 절차에서 이뤄져.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원칙이 선언됐다가 세부 배분 단계에서 희석된 사례가 있어.
다른 주 정책 담당자라면, 이 명령은 참고 문서가 될 거야. 특히 NDA 금지와 지역 승인 선행 요건은 다른 주에서도 도입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반대로 세금 인센티브를 그대로 둔 부분은 "왜 보조는 유지하면서 문턱만 높이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을 거고.
AI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계산에 넣을 변수가 하나 늘었어.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투자 모델의 핵심 변수는 전력 단가와 계통 연결 시점이었는데, 여기에 규제 리스크와 지역 수용성이 들어와. 그리고 행정명령은 되돌릴 수 있어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까지 봐야 해.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이미 승인받은 프로젝트는 어떻게 돼? 1단계 허가를 모두 받은 5건은 기존 승인이 살아 있어. 다만 패스트트랙에서 데이터센터가 전부 빠졌기 때문에, 후속 단계나 추가 허가가 필요한 프로젝트는 새 절차를 밟게 돼. 아마존의 200억 달러 계획처럼 단계별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가 어느 지점에서 새 요건에 걸리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
— "청정에너지 상당 부분"이라는 게 몇 %야? 공개된 요약에는 구체적 비율이 없어. GRID 요건의 세부 기준은 DEP가 후속으로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이 숫자가 얼마로 정해지느냐가 명령의 실제 강도를 결정할 거야.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느냐도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큰 쟁점이야. 주에 원전이 여러 기 있거든.
— 다른 주도 따라 할까? 따라 할 유인과 안 할 유인이 둘 다 있어. 주민 반발이 큰 주에서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인 카드야. 반대로 투자 유치가 급한 주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고, 실제로 데이터센터 물량은 규제가 느슨한 곳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여왔어. 다만 전력망 제약은 규제와 무관하게 물리적으로 존재해서, 어느 주든 결국 비슷한 질문에 도달하게 될 거야.
참고 자료
- Commonwealth of Pennsylvania — Governor Shapiro Signs Executive Order on Data Center Development (2026-08-18, 공식 보도자료)
- Commonwealth of Pennsylvania — Gov. Shapiro's Remarks at Signing Ceremony (서명식 발언 전문)
- WHYY — Pennsylvania Gov. Shapiro signs wide-ranging executive order reining in data center development (2026-08-18)
- Pennsylvania Capital-Star — Gov. Shapiro signs data center executive order. Critics say it falls short. (2026-08-18)
- The Philadelphia Inquirer — Gov. Josh Shapiro signs executive order restricting data center development (2026-08-18)
- The Hill — Josh Shapiro signs order restricting AI data centers in Pennsylvania (2026-08-18)
- WFMZ — Gov. Shapiro signs executive order establishing 'strictest guardrails in the nation' on AI data centers (2026-08-18)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