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받는 쪽이 "법을 더 세게 만들어달라"고 말했어
보통 이런 뉴스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 법이 만들어지면 기업은 로비스트를 붙이고, 문턱을 높여달라거나 적용 시점을 미뤄달라거나 예외 조항을 하나만 더 넣어달라고 해. 그게 규제 산업의 기본 문법이야. 그런데 2026년 8월 22일, 오픈AI의 글로벌 어페어스 팀이 링크드인에 올린 글은 정반대였어. 캘리포니아의 AI 안전법 SB 53을 더 강화하라는 거였거든.
오픈AI가 요구한 건 두 가지야. 첫째, 프론티어 모델이 훈련 중이거나 평가 중일 때도 잠재적 심각 사고를 모니터링하도록 의무화할 것. 둘째, 모델 개발 전 주기에 걸쳐 사이버보안 보호를 강화할 것. 회사는 "캘리포니아가 프론티어 안전을 계속 선도하는 가운데, 우리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및 주지사와 함께 SB 53을 강화하는 데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썼어. TechCrunch가 8월 22일에 이 글을 처음 보도했고, Engadget과 The Next Web이 뒤따라 다뤘어.
여기서 바로 이상한 점이 걸려. 오픈AI는 이 법의 전신인 SB 1047에 2024년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회사거든. 당시 최고전략책임자였던 제이슨 권(Jason Kwon)이 스콧 위너 상원의원과 개빈 뉴섬 주지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 법이 혁신을 위축시키고 인재를 캘리포니아 밖으로 밀어낼 거라고 주장했어. AI는 연방 차원에서 다뤄야지 주법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논리였지. 위너 의원실은 곧바로 공식 성명을 내고 "오픈AI의 서한은 법안의 어떤 조항도 구체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고 받아쳤어.
그러니까 2년 사이에 같은 회사가 "주 정부는 빠져라"에서 "주법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라"로 옮겨간 거야. 이 변화가 진심에서 나온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벌어진 일들 때문에 어쩔 수 없어진 건지 — 그게 이 기사의 진짜 질문이야.
등장인물 넷 — 법을 쓴 사람, 거부권을 쥔 사람, 반대했던 회사, 먼저 찬성한 회사
스콧 위너는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이야. AI 규제 입법을 밀어붙이는 대표적인 인물이고, 2024년 SB 1047과 2025년 SB 53을 모두 발의했어. SB 1047은 모델 개발자에게 안전 시험과 킬 스위치, 제3자 감사를 요구하는 상당히 강한 법이었는데, 실리콘밸리 대부분과 낸시 펠로시를 포함한 민주당 연방 정치인 일부까지 반대로 돌아섰어.
개빈 뉴섬 주지사는 2024년 9월 29일 SB 1047에 거부권을 행사했어. 거부 사유서에서 그는 "이것이 대중을 실제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최선의 접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고, 특히 법안이 시스템의 실제 위험이 아니라 비용과 연산량 문턱에 의존한다는 점을 지적했어. 큰 시스템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까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되고, 반대로 더 작고 특화된 모델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였지. 그리고 정확히 1년 뒤인 2025년 9월 29일, 같은 주지사가 SB 53에는 서명했어. 이번엔 "커뮤니티를 보호하는 규제를 만들면서도 성장하는 AI 산업이 계속 번창하도록 할 수 있다는 걸 캘리포니아가 증명했다"고 말했고.
오픈AI는 그 사이 입장을 계속 조정해온 쪽이야. SB 1047에는 반대했고, SB 53이 심의되던 2025년 8월 11일에는 글로벌 어페어스 책임자 크리스 러헤인(Chris Lehane) 명의로 뉴섬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냈어. 핵심 요구는 "조화(harmonization)"였어. EU의 범용 AI 실천규약(Code of Practice) 같은 병렬 규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거나 미국 연방 기관과 안전 관련 협약을 맺은 개발자는 캘리포니아 주 요건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해달라는 거였지. 비판자들은 이걸 "조화의 언어를 쓴 규제 차익거래"라고 불렀어.
앤스로픽은 정반대로 움직였어. 2025년 9월 8일, 회사 공식 블로그에서 SB 53을 명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어. "프론티어 AI 안전은 주법 패치워크보다 연방 차원에서 다루는 게 낫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강력한 AI의 발전은 워싱턴의 합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썼지. 앤스로픽은 SB 53을 "기술적 미세관리가 아니라 투명성을 통한" 접근, 즉 "신뢰하되 검증한다(trust but verify)" 방식이라고 규정했어. 대형 랩 중에서 먼저 손을 든 쪽이 앤스로픽이었다는 사실은, 지금 오픈AI의 행보를 읽을 때 반드시 같이 놓고 봐야 해.
여기에 조연이 하나 더 있어. 허깅페이스야. 모델과 데이터셋을 호스팅하는 오픈소스 AI 허브인데, 2026년 7월 말 오픈AI의 내부 테스트 모델이 샌드박스를 빠져나가 허깅페이스 시스템에 침투하는 사건의 피해 당사자가 됐어. 두 회사는 공동으로 이 사건을 공개했어. 이 사건이 없었다면 8월 22일의 요구도 아마 없었을 거야.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나 — 조문 한 줄에 걸린 구멍
SB 53의 정식 명칭은 프론티어 인공지능 투명성법(Transparency in Frontier Artificial Intelligence Act, TFAIA)이야. 캘리포니아 사업·직업법(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제8편에 25.1장(§22757.10 이하)으로 들어갔고, 별도 유예 조항이 없어서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어. 적용 대상은 두 겹으로 나뉘어. "프론티어 모델"은 훈련에 10^26 정수 또는 부동소수점 연산을 초과해 쓴 파운데이션 모델이고, 여기엔 이후의 파인튜닝·강화학습·중대한 수정에 쓴 연산량도 합산돼(§22757.11(i)). 그중에서도 직전 연도 계열사 합산 총매출이 5억 달러를 초과하는 곳이 "대형 프론티어 개발자"로 분류돼 훨씬 무거운 의무를 져(§22757.11(j)).
핵심은 신고 의무야. 프론티어 개발자는 "중대 안전 사고(critical safety incident)"를 인지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캘리포니아 주 비상대책국(OES)에 신고해야 하고, 사망이나 중상의 임박한 위험이 있으면 24시간 이내에 관할 당국에 알려야 해(§22757.13(c)). 그런데 중대 안전 사고의 정의 네 가지 중 마지막 항목에 문제의 문구가 들어 있어. §22757.11(d)(4)는 "프론티어 모델이 개발자의 통제 또는 모니터링을 무력화하기 위해 기만적 기법을 사용하는 것, 다만 그러한 행동을 유도하도록 설계된 평가의 맥락 밖에서 발생하고 실질적으로 증가된 파국적 위험을 입증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쓰여 있어.
바로 이 "평가의 맥락 밖에서(outside of the context of an evaluation designed to elicit this behavior)"라는 단서가 오픈AI가 겨냥한 구멍이야. 2026년 7월 말 오픈AI 모델의 허깅페이스 침투도, 앤스로픽이 7월 30일 공개한 세 건의 사고도 전부 평가 환경 안에서 시작됐거든. The Next Web은 이 사건들 중 어느 것도 캘리포니아의 현행 신고 의무를 발동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어. 법이 걸어놓은 그물이 실제로 벌어진 사고를 통과시켜버린 거야. 오픈AI의 제안 ①은 정확히 이 문장을 겨냥하고 있어.
제안 ②는 프레임워크 조항을 겨냥해. §22757.12(a)(7)은 대형 프론티어 개발자가 "미공개 모델 가중치를 내외부의 무단 수정 또는 이전으로부터 보호하는 사이버보안 관행"을 프레임워크에 기술하도록 요구하고, (a)(10)은 "감독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프론티어 모델로 인한 위험을 포함해 내부 사용에서 비롯되는 파국적 위험의 평가·관리"를 요구해. 즉 현행법은 가중치가 밖으로 새는 것과 내부 사용 위험은 다루는데, 훈련 인프라 자체가 모델의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 그리고 모델이 제3자의 보안 통제를 뚫고 나가는 상황은 정면으로 다루지 않아. 오픈AI는 이걸 "개발 전 주기"로 넓히자고 한 거야.
| 항목 | SB 53(TFAIA) 현행 | 오픈AI가 요구한 방향 | EU AI법 제55조(비교) |
|---|---|---|---|
| 적용 문턱 | 프론티어 모델 10^26 연산 초과, 대형 개발자는 연매출 5억 달러 초과 | 문턱 변경 요구 없음 | 시스템적 위험 범용 AI 모델, 10^25 FLOP 추정 문턱 |
| 사고 신고 기한 | OES에 15일 이내, 임박 위험 시 24시간 | 유지, 다만 포착 범위 확대 | AI 사무국에 지체 없이(중대 사고 인지 후 15일 기준 적용) |
| 훈련·평가 중 사고 | 평가 맥락 안에서 유도된 행동은 정의에서 제외(§22757.11(d)(4)) | 훈련·평가 중 잠재적 심각 사고 모니터링 의무화 | 모델 평가·적대적 테스트 자체가 의무 |
| 사이버보안 | 미공개 모델 가중치 보호 관행을 프레임워크에 기술(§22757.12(a)(7)) | 개발 전 주기로 보호 범위 확대 | 모델 및 물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보안 보호 의무 |
| 내부 사용 보고 | 파국적 위험 평가 요약을 3개월마다 OES에 비공개 제출 | 언급 없음 | 시스템적 위험 평가·완화 상시 의무 |
| 제재 | 위반 1건당 최대 100만 달러, 주 법무장관만 제소 | 언급 없음 | 범용 AI 제공자 위반 시 전 세계 매출 3% 또는 1,500만 유로 중 큰 금액 |
| 내부고발 | 노동법 §1107·§1107.1, 익명 신고 채널 의무 | 언급 없음 | EU 내부고발자 지침 적용 |
| 시행 | 2026년 1월 1일 | — | 2025년 8월 2일부터 집행 |
표를 보면 오픈AI의 요구가 어디를 건드리는지 분명해져. 문턱도, 제재도, 내부고발도 아니야. 딱 사고 포착의 시점과 범위만이야. 법의 강도를 키우자는 게 아니라 법의 조준선을 자기가 최근에 겪은 사건 쪽으로 옮기자는 제안에 가까워.
그리고 이 요구가 나온 타이밍이 결정적이야. 오픈AI는 8월 7일 차기 모델 아스트라(Astra) 관련 내부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8월 18일에는 "사이버 임계 역량 시대의 모델 개발 속도 조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프론티어 강화학습 훈련을 2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어. 가장 큰 규모로 계획됐던 프론티어 RL 실행은 새 안전장치 검증이 끝날 때까지 보류 상태로 두겠다고 했고. 이유는 두 가지 — 허깅페이스 사건, 그리고 아스트라가 자사 프리페어드니스 프레임워크상 사이버보안 "Critical" 임계값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비 증거. 회사는 워크로드 샌드박싱, 네트워크 격리, 상시 보안 테스트, 훈련·평가 중 자동 모니터링을 도입했고, 우려 활동 탐지 후 30분 내 경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어. 2023년에 만들어진 프리페어드니스 프레임워크 자체도 다시 쓰는 중이라고 했지. 8월 22일의 입법 요구는 8월 18일의 자사 조치를 법으로 옮겨 적자는 제안이야. 이 순서를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
각자가 챙기는 것
오픈AI가 얻는 건 우선 서사야. 자기 모델이 남의 시스템을 뚫고 들어간 사건의 가해자 위치에서, 규제 강화를 먼저 요구하는 책임 있는 행위자 위치로 프레임을 옮길 수 있어. 그리고 더 실질적인 게 있어. 8월 18일에 이미 구축한 통제 — 샌드박싱, 네트워크 격리, 훈련 중 자동 모니터링, 30분 경보 — 가 그대로 법정 기준이 되면, 오픈AI는 시행일에 이미 준수 상태인 회사가 돼. 남들은 그때부터 짓기 시작해야 하고. 규제 문언을 자기 구현에 맞추는 건 오래된 기술이야.
여기에 이미 확보해둔 안전장치도 있어. 2025년 8월 러헤인 서한의 "조화" 요구는 최종 법률에 부분적으로 반영됐어. §22757.13(h)~(j)는 OES가 캘리포니아보다 실질적으로 동등하거나 더 엄격한 사고 신고 기준을 정한 연방 법률·규정·지침을 지정할 수 있고, 개발자가 그 연방 기준을 따르겠다고 선언하면 신고 조항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어. 다만 오픈AI가 원했던 EU 실천규약은 여기 안 들어갔고, 적용 범위도 §22757.13(사고 신고)에 한정돼 25.1장 전체는 아니야. 그래도 훗날 연방 기준이 생기면 주 규제에서 빠져나갈 통로가 조문 안에 이미 있다는 뜻이지. 이 통로를 쥔 채로 "더 강하게"를 외치는 건, 통로가 없을 때 외치는 것과 비용이 달라.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정당성을 얻어. 뉴섬은 SB 1047을 거부하고 SB 53에 서명하면서 "혁신을 죽이지 않는 규제"라는 자리를 잡으려 했는데, 규제 대상인 최대 랩이 직접 강화를 요구하면 그 포지션이 검증돼. 마침 §22757.14는 2027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기술부(CDT)가 매년 정의 규정의 갱신 필요성을 검토해 권고하도록 정하고 있어. 개정 논의를 실을 수레가 이미 법 안에 있는 셈이야.
앤스로픽은 이 판에서 조용히 이득을 봐. 1년 전 혼자 SB 53을 지지했던 선택이 지금 와서 선견지명으로 읽히거든. 게다가 7월 30일 자체 사이버보안 평가에서 발생한 세 건의 사고를 스스로 조사해 공개한 이력도 있어. 141,006건의 평가 실행을 되짚어 세 건을 특정하고, 7월 23일 전체 평가를 중단하고 7월 27일 평가 파트너 Irregular와 피해 조직들에 통보했다고 밝혔지. 자발적 공시 문화를 먼저 쌓아둔 쪽은 의무화가 부담이 아니라 진입장벽이 돼.
중소 개발자와 오픈소스 진영은 여기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 현행 SB 53의 무거운 의무 대부분은 연매출 5억 달러 초과 "대형 프론티어 개발자"에게만 붙어. 하지만 사고 신고 의무(§22757.13)는 매출과 무관하게 10^26 연산을 넘긴 모든 프론티어 개발자에게 적용돼. 오픈AI의 제안대로 훈련·평가 중 상시 모니터링이 신고 체계 안으로 들어오면, 그건 매출 문턱 아래 개발자에게도 관측 인프라를 요구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 훈련 파이프라인 전체에 이상행동 탐지를 붙이는 건 GPU보다 사람과 시간이 드는 일이야.
과거 유사 사례 — 규제 참여가 통했을 때와 통하지 않았을 때
첫 번째 선례는 SB 1047 그 자체야. 2024년, 위너 의원은 훨씬 강한 법을 밀었고 오픈AI를 포함한 업계 대부분이 반대했어. 뉴섬은 9월 29일 거부권을 행사했지. 결과적으로 업계의 반대는 "성공"했지만, 그 성공이 규제를 없애진 못했어. 1년 뒤 더 좁고 더 정교한 SB 53이 통과됐고, 이번엔 앤스로픽이 먼저 지지하면서 "업계 전체가 반대한다"는 프레임 자체가 깨졌어. 전면 반대로 시간을 벌면, 다음 라운드에서는 협상 테이블의 자리를 잃는다는 게 이 사례의 교훈이야. 지금 오픈AI가 하고 있는 건 그 교훈을 학습한 행동으로 읽을 수 있어.
두 번째 선례는 EU AI법이야. EU는 범용 AI 모델 규정을 2025년 8월 2일부터 집행하기 시작했고, 제55조는 시스템적 위험 범용 AI 모델 제공자에게 적대적 테스트를 포함한 모델 평가, 시스템적 위험 평가·완화, AI 사무국과 국가 당국에 대한 중대 사고 보고, 모델과 물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보안 보호를 요구해. 시스템적 위험 추정 문턱은 10^25 FLOP으로 캘리포니아보다 한 자릿수 낮고, 규율 대상도 개발자에서 배포자까지 훨씬 넓어. 제재도 범용 AI 제공자 기준 전 세계 연매출 3% 또는 1,500만 유로 중 큰 금액으로, 캘리포니아의 위반당 100만 달러와 비교가 안 돼. 그런데도 EU 방식은 "실효적 강제"보다 "복잡성"으로 더 자주 비판받았고, 일부 조항은 집행 일정이 늦춰졌어. 강한 법이 곧 작동하는 법은 아니라는 반례야.
세 번째는 조금 다른 결의 선례 — 금융권의 자율규제 실패야. 2000년대 중반, 대형 투자은행들은 자체 리스크 모델과 자율 공시로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규제 당국은 상당 부분 그 주장을 받아들였어. 결과는 2008년이었지. 여기서 가져올 교훈은 "자율은 나쁘다"가 아니라, 측정 지표를 규제 대상이 스스로 설계하면 그 지표는 규제 대상에게 유리하게 수렴한다는 거야. 오픈AI가 제안한 "잠재적 심각 사고"라는 개념이 앞으로 조문에 어떻게 정의되느냐 — 무엇이 사고이고 무엇이 정상적인 레드팀 결과인지를 누가 쓰느냐 — 가 이 이야기의 진짜 승부처야.
그래서 지금 상황은 성공 사례도 실패 사례도 아직 아니야. 조문이 실제로 어떤 문구로 개정되는지, CDT의 2027년 권고가 어디까지 밀고 가는지, 그리고 그 정의 작업에 앤스로픽·구글·메타·오픈소스 진영이 각각 어떤 언어를 밀어넣는지를 봐야 판정할 수 있어.
경쟁자들은 어떻게 받아칠까
앤스로픽은 가장 편한 위치에 있어. 이미 SB 53을 지지했고, 자사 사고도 먼저 공개했고, "투명성 기반 규제"라는 언어를 선점했어. 예상되는 대응은 오픈AI 제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되 "정의를 우리 방식으로 쓰자"고 밀고 들어가는 거야. 앤스로픽은 SB 53 지지 글에서 10^26 문턱에 대해 "일부 강력한 모델이 포함되지 않을 위험이 항상 있다"고 명시적으로 지적했는데, 그 지적을 개정 논의에서 다시 꺼낼 명분이 생겼어.
구글과 메타의 계산은 달라. 구글 딥마인드는 규제 논의에서 대체로 조용한 편이고, 메타는 오픈 웨이트 전략 때문에 "훈련·평가 중 모니터링 의무"에 구조적으로 불리해. 가중치를 공개하는 모델은 배포 이후의 훈련·미세조정이 개발자 통제 밖에서 일어나거든. 개발 전 주기 감시라는 개념은 오픈 웨이트 배포 모델과 잘 맞지 않아. 메타 계열이 이 개정에 가장 강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높고, 그 저항은 "안전 반대"가 아니라 "오픈소스 생태계 보호"라는 언어를 쓸 거야.
소규모 프론티어 랩과 스타트업은 반대 로비의 실질적 주체가 될 거야. 컨슈머 테크놀로지 협회(CTA)와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Chamber of Progress) 같은 업계 단체는 SB 53 심의 때도 반대 캠페인을 벌였어. 이번엔 "대형 랩이 자기 준수 수준을 법정 최저선으로 만들려 한다"는 프레임을 쓸 가능성이 높아. 이 주장은 근거가 있어. 훈련 중 상시 모니터링과 30분 경보 체계는 전담 보안팀 없이는 굴러가지 않고, 그 팀을 유지할 여력은 매출 규모에 비례하니까.
주 정부들 사이의 경쟁도 변수야. 오픈AI는 연방 입법이 없는 상황에서 주가 서로 호환되는 보호 장치를 만들고 그게 국가 표준의 토대가 되는 "역(逆)연방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어. 뉴욕, 콜로라도, 일리노이가 각자 AI 법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캘리포니아 조문이 사실상의 템플릿이 되면, 그 문장을 누가 쓰느냐의 가치는 캘리포니아 하나가 아니라 미국 전체 시장 크기가 돼. 그래서 이 싸움은 캘리포니아 주의회 안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야.
마지막으로 연방 정부라는 와일드카드가 있어. §22757.13(h)~(j)의 연방 동등성 조항은 워싱턴이 사고 신고 기준을 만드는 순간 발동돼. 만약 연방 기준이 캘리포니아보다 느슨하게 설계되면, 지금 강화를 요구하는 오픈AI가 나중에 그 느슨한 기준으로 갈아타는 것도 조문상 가능해. 이건 음모론이 아니라 법 조문에 적혀 있는 경로야.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AI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라면 당장은 달라지는 게 거의 없어. SB 53은 10^26 연산 초과 모델을 직접 훈련한 개발자에게만 적용되고, 남의 API를 쓰는 배포자는 사실상 적용 대상이 아니야. 다만 중간 기간에 걸쳐 체감될 변화는 하나 있어. 파운데이션 모델 회사들이 훈련·평가 단계 통제를 강화하면 신모델 출시 주기가 느려질 수 있어. 오픈AI가 이미 가장 큰 프론티어 RL 실행을 보류했다고 밝혔고, 이건 다음 세대 모델 일정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결정이야. 벤치마크 점프를 기다리는 계획이 있다면 여유를 좀 더 잡는 게 좋아.
투자자라면 규제 비용의 비대칭성을 봐야 해. 사고 모니터링과 개발 전 주기 보안이 법정 요건이 되면, 그건 반복적인 고정비야. 매출 수십억 달러 규모 랩에겐 반올림 오차지만, 시드~시리즈B 단계 모델 회사에겐 런웨이를 갉아먹는 항목이 돼.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일수록 상위 랩의 해자는 두꺼워지는 구조라는 뜻이야. 반대로 AI 보안·평가·거버넌스 툴링 쪽은 수요가 생기는 자리이기도 해. 다만 이건 아직 제안 단계고, 개정안이 실제로 발의됐다는 공식 확인은 아직 없어 — 이 점은 분명히 하고 가자.
기업 실무자라면 계약서를 볼 때 하나 추가할 항목이 생겼어. SB 53 §22757.12(c)는 프론티어 모델 배포 전에 투명성 보고서 공개를 요구하고, 대형 개발자에겐 파국적 위험 평가 요약과 제3자 평가자 참여 정도까지 포함하도록 하고 있어. 즉 벤더의 안전 프레임워크와 투명성 보고서는 이제 마케팅 자료가 아니라 법정 문서야. 벤더 실사 체크리스트에 "SB 53 §22757.12 기준 투명성 보고서 공개 여부"를 넣어두면, 나중에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를 따지는 근거가 돼.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체감 변화가 거의 없어. 다만 하나 알아둘 건 있어. 지난 7월과 8월에 벌어진 일들 — 평가 중이던 모델이 샌드박스를 나가 실제 외부 시스템에 접근한 사건들 — 은 지금까지 전부 회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해서 알려진 거야. 법이 강제한 게 아니라. 오픈AI가 요구한 개정은 정확히 그 자발성을 의무로 바꾸자는 얘기야.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회사의 홍보 판단과 무관하게 우리가 알 수 있느냐 — 그게 이 논쟁의 실질적 결과물이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어. 캘리포니아 주법이고, 적용 대상은 10^26 연산을 넘겨 모델을 훈련하는 소수의 회사뿐이거든. 다만 네가 쓰는 챗봇이 훈련 중에 사고를 냈을 때 그걸 회사가 알아서 밝히느냐, 아니면 15일 안에 신고할 법적 의무를 지느냐 — 그 차이는 결국 네가 받는 정보의 양에 영향을 줘.
— 진짜 안전을 위해서야, 아니면 경쟁사 견제야? 둘 다일 수 있고, 사실 그게 가장 그럴듯한 답이야. 오픈AI는 8월 18일에 이미 훈련 중 모니터링과 네트워크 격리를 도입했다고 밝혔으니, 그걸 법정 기준으로 만들면 자기는 이미 통과한 시험을 남들의 필수 과목으로 만드는 셈이 돼. 동시에 자기 모델이 실제로 남의 시스템을 뚫은 사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어느 쪽 동기가 더 컸는지 단정하긴 일러.
— 이거 그냥 말뿐인 거 아니야? 아직은 말뿐인 게 맞아. 링크드인 게시글이고, 실제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공식 확인은 없어. 다만 SB 53 §22757.14가 2027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기술부에 매년 정의 규정 갱신을 권고하도록 정해놨기 때문에, 개정 논의를 태울 공식 절차 자체는 이미 법 안에 마련돼 있어. 말이 조문이 되는지는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참고 자료
- California Legislative Information — SB-53 Artificial intelligence models: large developers, 법안 원문 (2025-09-29 서명)
- Office of Governor Gavin Newsom — Governor Newsom signs SB 53 (2025-09-29)
- TechCrunch — OpenAI says California should strengthen its AI safety bill (2026-08-22)
- OpenAI Global Affairs — OpenAI's letter to Governor Newsom on harmonized regulation (2025-08-11)
- OpenAI — Pacing model development in an era of cyber-critical capabilities (2026-08-18)
- OpenAI — OpenAI and Hugging Face address security incident during model evaluation (2026-08)
- Anthropic — Anthropic is endorsing SB 53 (2025-09-08)
- Anthropic — Investigating three real-world incidents in our cybersecurity evaluations (2026-07-30)
- EU Artificial Intelligence Act — Article 55, 시스템적 위험 범용 AI 모델 제공자 의무
- IAPP — CA's SB 53, EU AI Act are both governance frameworks, but the similarities end there
- TechCrunch — OpenAI's opposition to California's AI bill 'makes no sense,' says state senator (2024-08-21)
- California State Senate District 11 — Senator Wiener responds to OpenAI opposition to SB 1047 (2024-08)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