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진이 아니라 서명이 됐어 — 그것도 시진핑이 무대에 오르기 하루 전에

이틀 전만 해도 세계AI협력기구(WAICO)는 '예고'였어. 2025년 리창 총리가 말로 던진 구상이었고, 시진핑이 개막 연설에서 살을 붙일 거라는 관측 수준이었지.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순서가 반대였어. 7월 16일 목요일, 시진핑이 무대에 오르기 하루 전에 상하이에서 이미 29개국 대표가 WAICO 설립협정에 서명을 끝냈어. 중국 측 서명자는 시진핑이 아니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었고, 그 자리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했어.

그러니까 7월 17일 시진핑의 기조연설은 협상의 시작이 아니라 완성된 결과물의 공개 행사였던 거야. 이게 왜 중요하냐면, 국제기구가 정상 연설 이후에 "앞으로 만들겠습니다" 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워낙 많거든. 이번엔 서명이 먼저, 발표가 나중이었어. 무대에 올라온 시진핑은 이미 도장이 찍힌 문서를 들고 "AI 발전은 한 나라의 독주(solo performance)가 아니라 국제 협력의 교향곡(symphony of international cooperation)이어야 한다"고 말했고, WAICO를 세계 AI 발전사의 이정표라고 불렀어.

그리고 여기서 이 기사의 진짜 질문이 시작돼. 29개국이 누구냐, WAICO가 정확히 뭐 하는 기구냐, 그리고 아마 가장 흥미로운 질문 — 누가 눈에 띄게 빠져 있냐. 이 셋을 순서대로 뜯어볼게. 미리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미국식 AI 질서를 '대체'하는 기구가 아니라, 그 질서에 초대받지 못한 나라들을 위한 평행선 하나를 새로 긋는 작업에 가까워.

주체 소개 — 서명한 사람, 참석한 사람, 판을 짜온 사람

먼저 왕이 외교부장. 중국 정부를 대표해 협정에 서명한 사람이야. 여기서 디테일 하나를 정확히 짚고 가자. 시진핑은 서명하지 않았어. 최고지도자는 정치적 무게를 싣는 연설을 맡고, 법적 문서에는 외교 수장이 서명하는 건 국제기구 창설의 표준 문법이야. 이 분업 자체가 중국이 WAICO를 '이벤트'가 아니라 '조약 기반 기구'로 취급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 서명 주체가 외교부라는 건, 이 기구가 기술 부처가 아니라 외교 트랙의 자산이라는 뜻이기도 해.

그다음이 가장 미묘한 인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야. 그는 7월 16일 서명식에 참석했어. 그런데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WAICO는 유엔 체제 밖(outside the UN system)에 세워진 독립 정부간 국제기구로 명시돼 있어. 즉 구테흐스가 온 건 '참석'이지 '유엔의 승인'이 아니야. 이 차이는 생각보다 커. 유엔 산하 기구였다면 기존 다자 질서 안에 편입되는 거지만, 유엔 밖이라는 건 중국이 자기가 통제 가능한 별도의 판을 원했다는 뜻이거든. 동시에 유엔 사무총장을 무대에 세움으로써 '고립된 중국 클럽'이라는 인상은 지우려 한 거고. 계산된 연출이야.

시진핑은 7월 17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어. 2018년 WAIC 출범 이래 최고지도자가 현장에 직접 나온 건 처음이야. 그가 무대에서 던진 문장 중 가장 정치적인 건 이거야 — "AI 분야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overstretching the national security concept)하는 데 반대한다." 국가 이름은 하나도 안 나왔지만, 외신들은 이걸 만장일치로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었어. 외교 연설에서 상대를 지목하지 않고 원칙만 말하는 건, 그 원칙 자체를 국제 규범으로 만들려는 전형적인 수법이지.

마지막으로 판을 짜온 사람들. WAICO는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야. 2025년 7월 WAIC에서 리창 총리가 처음 제안했고, 그 이후 1년 동안 상하이 AI 연구소(Shanghai AI Laboratory)와 푸단대학교가 사실상의 사무국 역할을 하며 협정문과 회원국 명단을 준비해왔어. 1년짜리 실무 트랙이 돌아가고 있었다는 얘기야. 정상급 이벤트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인데, 국제기구는 결국 이런 사무국 실무가 있어야 굴러가. 그리고 이 대회 자체도 규모가 컸어. 140개 이상의 포럼, 1,400명 이상의 연사·게스트, 1,100개 이상의 전시업체, 300개 이상의 세계 최초 공개 제품이 나왔지.

핵심 내용 — WAICO는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가

WAICO의 공식 정의부터 정확히 옮기면 이래. 상하이에 본부를 둔 독립 정부간 국제기구(independent intergovernmental international organization). 이 짧은 문장에 세 가지 정보가 다 들어 있어. '정부간'이니까 기업이나 연구소가 아니라 국가가 회원이고, '독립'이니까 유엔 산하가 아니며, '상하이'니까 사무국의 물리적 통제권은 중국에 있어.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안보를 축으로 짜였다면, WAICO는 기술과 개발을 축으로 짠 같은 계보의 기구라고 보면 이해가 빨라.

그럼 회원국은? 29개국이라는 숫자는 신화통신·중국 국무원·차이신·알자지라·아나돌루가 모두 확인한 확정 수치야. 문제는 전체 명단을 공개한 곳이 아직 없다는 거야. 언론 보도로 이름이 확인된 나라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라오스, 베네수엘라, 에티오피아, 카메룬 정도야. 나머지는 미공개 상태고, 그래서 이 기사도 없는 이름을 채워 넣지 않을게. 다만 확인된 12개국만 놓고 봐도 방향은 아주 선명해. 동남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 글로벌사우스에 압도적으로 쏠려 있어.

여기서 '누가 빠졌나'가 저절로 드러나. 이름이 확인된 창립 회원국 중에 미국, EU 주요국, 일본, 한국, 인도 같은 나라는 하나도 없어. 전체 29개국 명단이 안 나왔으니 단정은 못 하지만, 이 기구가 서방 선진국 연합이 아닌 건 분명해. 특히 인도의 부재 가능성은 의미심장한데, 인도는 브릭스 회원국이면서도 AI 주권을 강조하며 미중 어느 쪽에도 서지 않는 노선을 밀어왔거든. 브라질·남아공·러시아가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인도가 안 보인다는 건, 브릭스조차 이 사안에선 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얘기야.

그리고 WAICO가 아닌 것도 짚자. 이건 프런티어 모델을 규제하는 안전 기구가 아니야. 구속력 있는 AI 안전 기준을 만든다는 발표도 없었고, 위반국 제재 장치도 공개된 게 없어. 대신 시진핑이 함께 발표한 건 철저히 '주는 것'의 목록이었어. 향후 5년간 개발도상국에 AI 교육·세미나 기회 5,000건 제공, 아세안·아랍연맹·아프리카연합·CELAC(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상하이협력기구·브릭스와 국제 AI 응용협력센터 설립, 그리고 중국의 기상 조기경보 시스템 '마주(Mazu)'를 30개국에 개방하는 것. 규제 기구가 아니라 기술 원조·역량 제공 기구에 가까운 설계야.

항목 내용
기구명 세계AI협력기구 (WAICO)
성격 독립 정부간 국제기구 — 유엔 체제 밖
본부 중국 상하이
서명일 2026년 7월 16일 (목)
공개 발표 2026년 7월 17일, 시진핑 WAIC 기조연설
창립 회원 29개국 (전체 명단 미공개)
확인된 회원 러시아·인도네시아·브라질·말레이시아·남아공·세네갈·파키스탄·카자흐스탄·라오스·베네수엘라·에티오피아·카메룬
중국 서명자 왕이 외교부장 (시진핑 아님)
참석 인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요 공약 개도국 AI 교육·세미나 5,000건 (5년)
협력센터 아세안·아랍연맹·아프리카연합·CELAC·SCO·브릭스
기술 개방 기상 조기경보 '마주(Mazu)' 30개국 제공
기원 2025년 7월 WAIC, 리창 총리 제안
준비 사무국 상하이 AI 연구소 · 푸단대학교

각자의 이득 — 29개 나라가 서명한 이유는 다 달라

중국이 챙긴 건 '규칙 제정자'라는 지위, 그리고 상하이라는 물리적 거점이야. 지금까지 AI 규범 논의는 블레츨리·서울·파리 정상회의처럼 서방이 소집하는 자리에서 이뤄졌어. 이제 중국은 자기가 소집하고, 자기 도시에 사무국을 두고, 자기가 의제를 정하는 상설 테이블을 갖게 됐지. 게다가 그 테이블의 명분이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지 말자"는 거야. 미국의 수출통제를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고, 그걸 반대하는 국제 규범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포위하는 우회로인 셈이지.

글로벌사우스 회원국들이 챙기는 건 훨씬 실용적이야. 이 나라들 입장에서 최전선 AI는 비싸고, 칩은 못 사고, 규칙 만드는 자리엔 초대받지 못했어. 그런데 중국이 "교육 기회 5,000건 줄게, 지역별 응용협력센터 지어줄게, 기상 조기경보 시스템 열어줄게, 그리고 회의 테이블에 의자도 줄게"라고 하면 거절할 이유가 별로 없어. 특히 마주 기상 조기경보 시스템은 상징적이야. 태풍·홍수 피해가 큰 개도국에 실제로 인명을 구하는 도구거든. 추상적인 거버넌스 원칙이 아니라 당장 쓸 수 있는 물건을 들고 온 게 이 기구의 실질적 무기야.

러시아의 계산은 좀 달라. 러시아는 개도국이 아니라 서방 제재 대상국이야. 러시아가 창립 회원으로 들어간 건 기술 원조를 받으려는 것보다, 서방 주도 기술 질서 바깥에 대안 체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에 정치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 다만 이건 중국에겐 양날의 검이야. 러시아·베네수엘라 같은 이름이 창립 명단 상단에 있으면, 서방 언론이 이 기구를 "제재 대상국 클럽"으로 프레이밍하기 쉬워지거든. 중립적인 중견국을 끌어들이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어.

상하이라는 도시도 확실한 승자야. WAICO 본부가 들어서고, 상하이 AI 연구소와 푸단대가 준비 사무국을 맡았으니, 앞으로 국제 AI 거버넌스 회의의 상당수가 이 도시에서 열려. 그리고 여기에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지역사무소 설치를 제안했어. 이게 받아들여지면 WAICO는 출범 첫 주부터 지역 조직망을 뻗기 시작하는 거야. 토카예프 외에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도 이 자리에 왔어. 정상급 인사가 여럿 왔다는 건 이게 실무자 서명식이 아니라 정치 이벤트였다는 뜻이지.

과거 유사 사례 — 성공과 실패

중국이 '서방 질서 옆에 병렬 기구를 세우는' 전략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야. 2015년 출범할 때 미국은 동맹국들에 참여하지 말라고 압박했지만, 영국이 먼저 이탈해 가입했고 독일·프랑스·이탈리아가 줄줄이 따라갔어. 결국 미국과 일본만 빠진 채 100개국 넘는 기구가 됐지. AIIB가 통한 이유는 명확해 — 세계은행이 채우지 못한 아시아 인프라 자금 수요라는 진짜 빈 구멍이 있었고, 중국이 거기에 실제 돈을 넣었거든.

WAICO도 같은 구조를 노려. 서방 AI 거버넌스 논의가 '안전'과 '위험 통제'에 집중하는 동안, 개도국이 원한 건 애초에 접근권이었어. 규제할 AI 자체가 없는 나라에 안전 기준부터 들이미는 건 공허하거든. 그 빈 구멍에 중국이 교육 5,000건과 협력센터와 마주 시스템을 들고 들어간 거야. AIIB의 공식 — 빈 수요 + 실물 제공 — 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반대로 실패 쪽 교훈도 분명해. **일대일로(BRI)**를 보자. 초기엔 압도적인 호응을 받았지만, 몇 년 지나며 '부채의 덫' 논란이 붙었고 일부 국가는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협상했어. 문제는 기구의 규모가 아니라 조건의 투명성이었지. WAICO도 똑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어. "AI 교육과 인프라를 열어준다"는 게 실제로는 중국 스택(칩·모델·클라우드)에 대한 종속으로 이어진다면, 몇 년 뒤 똑같은 비판이 나올 거야. 기술 원조는 인프라 대출보다 락인(lock-in) 효과가 더 강할 수도 있고.

더 흔한 실패 유형은 그냥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이야. 국제기구 역사에는 화려한 창립 선언 뒤에 예산도 상근 인력도 구속력도 없이 연례 회의만 반복하다 사라진 사례가 널려 있어. 지금 WAICO에 대해 공개된 것 중 예산 규모, 분담금 구조, 의사결정 방식(만장일치냐 다수결이냐), 사무총장이 누구냐는 하나도 안 나왔어. 시진핑이 약속한 교육 5,000건과 협력센터도 중국이 양자로 제공하는 것이지, WAICO라는 기구가 자체 재원으로 집행하는 사업인지는 아직 불분명해. 이 구분이 향후 1~2년 안에 WAICO의 실체를 가르는 결정적 갈림길이 될 거야.

경쟁자 카운터 플레이 — 미국·유럽·인도는 어떻게 나올까

미국의 대응은 두 갈래로 갈릴 거야. 하나는 무시. WAICO에 서방 주요국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근거로 "정통성 없는 중국 클럽"이라 규정하고 대응 가치를 낮추는 방식이지. 다른 하나는 맞불이야. 개도국의 AI 접근권 요구가 진짜라는 걸 인정하고, 우방국 중심으로 칩·모델·교육을 선별 개방하는 프로그램을 내놓는 거야. 문제는 미국의 근본적 딜레마인데, 수출통제로 잠그면서 동시에 개방을 약속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거야. 시진핑이 굳이 "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장"을 콕 집은 것도 바로 이 모순을 겨냥한 거고.

유럽은 애매한 위치야. EU는 AI법(AI Act)이라는 세계 최초의 포괄 규제를 이미 갖고 있어서 '규범 수출국' 정체성이 뚜렷해. 그런데 EU의 규범은 규제 중심이라 개도국에 줄 수 있는 게 규칙뿐이야. 중국이 물건을 주고 EU가 규칙을 줄 때, 당장 아쉬운 나라가 어느 쪽을 택할지는 뻔하지. AIIB 때 영국이 먼저 이탈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유럽 개별 국가가 나중에 옵서버 자격 정도로 발을 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인도가 이번 국면의 가장 흥미로운 변수야. 브라질·러시아·남아공이 창립 회원인데 인도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어. 인도는 자국 AI 주권과 인도 중심의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모델을 밀며 미중 사이에서 독자 노선을 유지해왔고, 국경 분쟁을 안고 있는 중국이 사무국을 쥔 기구에 창립 회원으로 들어가는 건 정치적으로 부담이 커. 인도는 오히려 자기가 글로벌사우스의 대변자라고 주장해왔으니, WAICO와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가 될 수도 있어.

미국 빅테크와 엔비디아는 정부와 계산이 달라. 이들에게 중요한 건 깃발이 아니라 시장이야. WAICO 회원국 대부분이 아직 AI 지출이 작은 신흥시장이지만, 향후 10년 성장률은 거기서 나와. 만약 중국 오픈모델과 중국제 가속기가 이 29개국의 기본 스택으로 자리 잡으면, 미국 기업은 개발자 생태계 단계에서부터 밀리게 돼. 그래서 이들의 현실적 카운터는 정치 논쟁이 아니라 신흥국 대상 저가 요금제·현지어 모델·개발자 커뮤니티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규범 싸움은 정부가, 점유율 싸움은 기업이 따로 하는 구도지.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라면 — 오늘 당장 바뀌는 코드는 없어. 다만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어느 스택 위에서 개발하느냐'가 지역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생겼다는 건 알아둘 만해. WAICO 회원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그쪽 시장을 노린다면, 중국제 오픈모델과 중국 클라우드가 기본 선택지로 깔린 환경을 만나게 될 수 있어. 실무적으로 중요한 건 하나야 — 모델 계층을 갈아끼울 수 있게 추상화해 두는 것. 특정 진영의 모델·런타임·가속기에 코드를 깊게 묶어두면 나중에 정치가 기술 결정을 대신하게 돼.

투자자라면 — 이건 종목 재료라기보다 지정학 방향성 지표야. 확정된 사실은 29개국 서명, 상하이 본부, 유엔 밖 독립기구, 그리고 중국이 약속한 교육 5,000건·협력센터·마주 시스템 30개국 개방까지야. 반대로 예산, 분담금, 의사결정 구조, 첫 사업 일정은 공개된 게 없어. 이 상태에서 "중국 AI 수출이 늘어난다"는 스토리로 베팅하는 건 이르다고 봐. 다만 신흥시장 AI 인프라·기상/재난 대응·개도국 대상 기술 교육 쪽으로 중국발 자금이 흐를 개연성은 높아졌으니, 방향만 참고하는 게 맞아.

일반 사용자라면 — 네가 쓰는 앱 화면은 그대로야. 이 뉴스가 실제로 의미하는 건, AI 서비스가 어느 나라에서 어떤 조건으로 제공되는지가 점점 정치로 결정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거야. 20세기 국제 질서가 유엔·IMF·세계은행으로 짜였다면, AI 시대의 질서는 지금 상하이와 워싱턴, 브뤼셀에서 동시에 그려지고 있어. 그 결과는 몇 년 뒤 네가 어떤 AI를, 얼마에, 어떤 규칙 아래서 쓰는지로 조용히 돌아올 거야.

정책·글로벌 사업 담당자라면 — 체크리스트가 하나 늘었어. 진출 대상 국가가 WAICO 회원인지, 그 나라의 AI 데이터·모델 관련 규정이 앞으로 어느 쪽 프레임을 따라갈지를 봐야 해. 특히 아세안·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에서 사업한다면, 지역 협력센터가 실제로 지어질 경우 현지 조달과 표준이 그쪽으로 기울 수 있어. 양쪽 시장을 다 노리는 기업일수록 서로 다른 거버넌스 체제에 동시에 대응하는 비용이 커질 거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지금 당장은 상관없어. 다만 앞으로 특정 AI 서비스가 어떤 나라에서 되고 안 되는지, 어떤 모델이 어느 지역 표준이 되는지가 이런 기구 싸움으로 갈릴 수 있어. 해외 사업이나 정책 쪽 일을 한다면 배경 지식으로 알아둘 값어치는 충분해.

— 유엔 사무총장이 왔으면 유엔이 인정한 거 아냐? 아니야. 구테흐스는 서명식에 참석했을 뿐이고, WAICO는 명시적으로 유엔 체제 밖의 독립 기구야. 참석과 승인은 전혀 다른 얘기고, 중국 입장에선 유엔의 정통성을 빌리면서도 유엔의 절차에는 묶이지 않는 구도를 만든 셈이지.

— 그럼 이게 진짜로 굴러가는 기구가 되는 거야? 단정하긴 일러. 29개국 서명과 상하이 본부는 확정 사실이지만, 예산·분담금·의사결정 방식·첫 사업 일정 중 공개된 게 하나도 없어. 시진핑이 약속한 교육 5,000건이 WAICO 예산으로 집행되는지 중국이 양자로 주는 건지도 아직 불분명하고. 앞으로 1~2년 안에 사무국이 실제로 사람과 돈을 갖추느냐가 갈림길이야.

참고 자료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