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두 번 하는 이유는 하나야. 돈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것

7월 24일, 상하이에 본사를 둔 GPU 설계사 MetaX(沐曦)가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비밀 신청서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어. 연내 상장이 목표고, 화타이 인터내셔널이 주관사로 붙었어.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IPO 뉴스지만, 하나 특이한 게 있어. 이 회사는 이미 상장사야.

MetaX는 2025년 12월 상하이 STAR마켓에 상장했어. 공모가 104.66위안에 시작한 주식이 첫날 700위안에 거래를 시작하며 569% 뛰었고, 그해 상하이 증시에서 네 번째로 좋은 데뷔 성적을 냈어. 그러니까 상장 7개월 만에 두 번째 상장을 시도하는 셈이야.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재무제표를 보면 알 수 있어. MetaX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121.3% 늘어난 16억 위안(약 2억 3천만 달러)이었어. 같은 해 순손실은 8억 3천만 위안이었고. 매출이 두 배가 됐는데도 매출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손실로 냈다는 뜻이야. 회사는 대규모 R&D 지출과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를 이유로 들었어.

GPU를 만드는 데는 돈이 아주 많이 들어. 그리고 중국에서 GPU를 만드는 데는 더 많이 들어. 이 기사는 그 이유와, 지금 홍콩 거래소에 줄을 서고 있는 중국 GPU 회사들이 실제로 어디까지 왔는지를 정리한 거야.

등장인물: AMD 출신 셋이 세운 회사

MetaX는 2020년에 설립됐어. 창업자는 AMD 출신 세 명인데, 회장 천웨이량과 공동 CTO 펑리·양젠이야. 미국 GPU 회사에서 실무를 하던 엔지니어들이 중국으로 돌아와 GPU 회사를 세우는 패턴은 2020년 전후 중국 반도체 창업의 전형이야. 미중 기술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국가 자본과 지방정부 펀드가 이 분야로 몰렸고, 인재도 함께 움직였지.

주력 제품은 C600이야. 범용 GPU로 설계됐고, 성능은 엔비디아 A100과 H100 사이 어딘가로 알려져 있어. HBM3e 메모리를 쓰고 FP8 정밀도를 지원해서 AI 학습에서 전력 대비 효율을 높였고, 메모리 용량은 144GB야. 회사는 이 제품이 "완전히 국산화됐다"고 강조하는데, 이 표현이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 갖는 무게는 성능 수치보다 클 때가 많아. 정부 조달과 국유기업 발주에서 결정적인 조건이거든.

성능만 놓고 보면 C600은 최첨단이 아니야. H100은 2022년 제품이고, 엔비디아는 이미 그 뒤로 두 세대를 더 냈어.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이 비교는 부분적으로만 유효해. 수출통제로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이 중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경쟁 상대는 H100이 아니라 "구할 수 있는 것들"이야. 그리고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과 공공 데이터센터에 국산 칩 사용을 점점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MetaX 혼자만 이 길을 가는 게 아니야. 비런 테크놀로지(Biren), 일루바타 코어엑스(Iluvatar CoreX), 무어 스레드(Moore Threads)가 2025년 말 이후 상하이나 홍콩에 잇달아 상장했어. 중국 GPU 업계 전체가 자본시장에서 동시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국면이고, 이건 개별 회사의 판단이라기보다 정책적 흐름에 가까워.

두 번째 상장으로 무엇을 하려는 걸까

6월에 MetaX가 낸 공시를 보면 자금 용처가 나와 있어. 확대된 자본금의 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H주(홍콩 상장 주식)를 발행하고, 조달 자금은 차세대 GPU 개발,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공급망 투자, 그리고 잠재적 인수합병에 쓰겠다는 거야.

항목 내용
상장 형태 홍콩 H주, 비밀 신청
목표 시점 2026년 연내
주관사 화타이 인터내셔널
발행 규모 확대 자본금의 5% 이내 (6월 공시 기준)
자금 용처 차세대 GPU 개발, 소프트웨어 생태계, 공급망, M&A
2025년 매출 16억 위안 (+121.3%)
2025년 순손실 8억 3천만 위안
기존 상장 2025년 12월 상하이 STAR마켓

이 표에서 눈여겨볼 항목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야. 중국 GPU 회사들이 공통으로 부딪히는 벽이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거든. 엔비디아의 진짜 해자는 CUDA고, 20년 가까이 쌓인 라이브러리·프레임워크·개발자 습관을 대체하는 건 트랜지스터를 더 넣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 C600이 A100과 H100 사이 성능을 낸다고 해도, 개발자가 코드를 포팅해야 한다면 실효 성능은 크게 떨어져.

홍콩 상장을 선택한 이유도 짚어볼 만해. 홍콩은 외국 자본 접근성이 상하이보다 좋고, 국제 기관투자자를 주주로 받을 수 있어. 다만 미국의 대중 투자 제한이 강화되는 흐름에서 미국계 자금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불확실해. 실질적으로는 홍콩·중동·동남아 자본이 주요 타깃일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타이밍이 흥미로워. 같은 주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약세장에 들어갔고, 그 방아쇠가 문샷 AI의 오픈웨이트 모델 Kimi K3였어. "중국이 훨씬 적은 컴퓨트로 비슷한 성능을 낸다"는 서사가 서구 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리는 동안, 중국 GPU 회사는 그 서사를 배경으로 상장 자금을 모으고 있는 거야.

비밀 신청이라는 방식도 짚어둘 만해. 홍콩 거래소의 비밀 심사 제도는 상장 준비 단계의 재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해줘. 발행사 입장에서는 심사 중 정보 노출로 경쟁사가 이익을 얻거나, 승인이 불발됐을 때 평판 손실을 입는 걸 피할 수 있어.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직전까지 실적을 볼 수 없다는 뜻이고, 반도체처럼 자본 소모가 큰 업종에서 이 정보 비대칭은 작지 않아.

한 가지 더 고려할 변수는 미국의 규제야.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 제한과 실체 목록(Entity List) 지정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고, 상장 후에 지정되면 주가와 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려. 비런이 정확히 그 경로를 겪었어. MetaX가 "완전 국산화"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건 기술 자랑이라기보다 이 리스크에 대한 사전 방어에 가까워.

각자가 챙기는 것

MetaX가 챙기는 건 현금과 시간이야. 8억 3천만 위안 적자를 내면서 차세대 아키텍처(C700으로 알려진)를 개발하려면 지속적인 자금 공급이 필요해. STAR마켓 상장으로 한 번 조달했지만, GPU 개발 주기는 3~4년이고 각 세대마다 수억 달러가 들어가. 두 번째 상장은 그 주기를 한 바퀴 더 돌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뜻이야.

중국 정부가 챙기는 건 공급망 대체 속도야.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는 건 국가 전략이고, 그러려면 국산 GPU 회사가 최소한 몇 개는 살아남아야 해. 여러 회사를 동시에 상장시키는 건 리스크 분산이기도 해. 넷 중 하나만 성공해도 목표는 달성되니까.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국가 재정 부담 없이 이 실험을 굴리는 방법이고.

홍콩 거래소도 챙기는 게 있어. 최근 몇 년간 홍콩 IPO 시장은 침체를 겪었는데, 중국 하드테크 기업들의 연쇄 상장이 거래량을 되살리고 있어. 반도체와 AI라는 서사는 국제 투자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이고, 홍콩은 그 서사에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야.

반대로 이 흐름이 부담스러운 쪽은 엔비디아야.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매출 비중은 수출통제 이후 크게 줄었지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건 대체재가 자리를 잡는 것 자체야. 한번 국산 칩으로 인프라를 깔고 소프트웨어를 포팅한 고객은 규제가 풀려도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수출통제의 의도치 않은 결과 중 하나야.

과거 유사 사례 — 성공과 실패

중국 반도체의 국산화 시도에는 성공과 실패가 뚜렷하게 갈린 사례들이 있어. 성공 쪽 대표는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야. 수출통제로 막다른 길에 몰린 상태에서 자체 가속기와 소프트웨어 스택(CANN)을 만들었고, 지금은 중국 내 AI 학습에서 실질적인 대안으로 쓰이고 있어. 성공 요인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와 고객 지원에 인력을 크게 투입했다는 점이야. 화웨이는 고객사에 엔지니어를 상주시켜 포팅을 대신 해줬어.

실패 쪽 사례로는 우한홍신(HSMC)이 대표적이야. 1000억 위안 규모 팹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2020년 자금난으로 중단됐고, 도입한 ASML 장비는 담보로 잡혔어. 실패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거버넌스였어. 지방정부 자금과 과장된 계획, 그리고 검증되지 않은 경영진의 조합이었지. 중국 반도체 붐에서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았어.

GPU 쪽에서는 비런 테크놀로지가 참고할 만한 중간 사례야. 한때 "중국의 엔비디아"로 주목받으며 대규모 투자를 받았지만,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며 TSMC 생산이 막혀 제품 출시가 지연됐어. 이후 국내 파운드리로 전환하며 회복했지만, 외부 변수 하나에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야. MetaX가 "완전 국산화"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어.

MetaX가 어느 쪽으로 갈지 판단하려면 두 가지를 봐야 해. 하나는 C600의 실제 양산 시점과 물량이야. 연말 양산 계획이 지켜지는지, 그리고 초기 고객이 국유기업 조달 물량인지 민간 수요인지가 갈리는 지점이야. 다른 하나는 소프트웨어 스택의 성숙도고. 개발자가 CUDA 코드를 얼마나 적은 수정으로 옮길 수 있느냐가 실질 채택률을 결정해.

경쟁자 카운터 플레이

엔비디아의 대응은 제한적이야. 수출통제 때문에 최신 제품을 중국에 팔 수 없고, 규제 준수 버전을 만들어도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구매를 억제하고 있어. 엔비디아가 할 수 있는 건 나머지 세계 시장에서 격차를 더 벌리는 것 정도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 중국 시장은 사실상 포기 구간에 가까워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야.

화웨이는 MetaX의 진짜 경쟁자야. 어센드 생태계는 이미 중국 내에서 가장 큰 국산 AI 컴퓨팅 스택이고, 소프트웨어 지원 역량에서 스타트업들과 비교가 안 돼. 다만 화웨이는 제재 대상이라 최첨단 공정 접근이 막혀 있고, 그 틈이 MetaX 같은 회사가 존재할 공간을 만들어줘. 화웨이의 카운터플레이는 가격과 지원 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아.

무어 스레드와 일루바타 코어엑스는 비슷한 포지션에서 같은 자금 풀을 두고 경쟁해. 이 회사들이 동시에 상장하면서 벌어지는 일은 자본 조달 경쟁이자 인재 확보 경쟁이야. 중국 내 GPU 설계 인력 풀은 넓지 않고, 네 회사가 같은 사람들을 놓고 다투는 구조야.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MetaX가 M&A를 자금 용처에 명시한 것도 그 맥락으로 읽을 수 있어.

파운드리 쪽 제약도 이 경쟁의 숨은 변수야. MetaX가 "완전 국산화"를 내세우려면 SMIC 같은 국내 파운드리에서 칩을 뽑아야 하는데, SMIC는 EUV 없이 심자외선(DUV) 멀티패터닝으로 7나노급을 만들고 있어. 이 방식은 가능하긴 하지만 웨이퍼당 원가가 높고 수율이 낮아. 중국 GPU 회사들이 성능뿐 아니라 원가에서도 엔비디아와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구조적 이유가 여기 있고, 상장으로 자금을 계속 채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

한국과 대만 입장에서 이 흐름은 양면적이야. 중국 GPU가 자리를 잡으면 HBM 수요처가 하나 더 생겨. 실제로 C600은 HBM3e를 쓰고, 그건 한국 메모리 업체에게 잠재 고객이라는 뜻이야. 동시에 중국이 메모리까지 국산화에 성공하면 그 수요는 사라져. CXMT의 HBM 진전 속도가 이 계산을 좌우해.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당장 달라지는 건 없어. 중국 밖에서 MetaX GPU를 쓸 일은 거의 없고,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CUDA를 대체할 수준도 아니야. 다만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AI 제품을 만든다면 국산 가속기 지원이 조달 요건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이미 일부 공공 프로젝트에서는 명시적 요건이야.

투자자 관점에서 볼 포인트는 세 개야. 첫째, 홍콩 상장 시 공개될 재무제표. 비밀 신청이라 아직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고, 2026년 상반기 실적이 나오면 매출 성장과 적자 폭의 궤적을 볼 수 있어. 둘째, C600 양산 일정. 연말 목표가 지켜지는지가 첫 번째 검증 지점이야. 셋째, 조달 규모. 5% 이내 발행이라는 6월 공시 기준이 유지되면 조달액은 시가총액 대비 제한적이고, 그건 추가 조달이 또 필요하다는 뜻이야.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두 갈래로 영향이 와. 단기적으로는 HBM 수요처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어. 중국 GPU 회사들이 늘어나면 HBM을 사는 곳도 늘어나니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반도체 자급 속도가 빨라질수록 한국의 대중 수출 구조가 축소돼. 어느 쪽이 클지는 CXMT와 창신메모리의 HBM 개발 속도에 달려 있어.

오픈소스 모델 생태계와의 관계도 짚어둘 만해.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들이 세계적으로 채택되는 흐름은 중국 하드웨어에도 간접적인 도움이 돼. 모델을 만든 쪽이 자국 가속기에 맞춰 커널과 추론 스택을 최적화해두면, 그 모델을 쓰는 사람들에게 국산 칩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거든. 소프트웨어가 먼저 퍼지고 하드웨어가 따라가는 이 순서는 엔비디아가 CUDA로 걸어온 길과 방향이 같아.

산업 전체로 보면 이번 신청은 중국 GPU 산업이 "기술 시연" 단계에서 "자본시장 검증"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야. 지금까지는 국가 자본과 지방정부 펀드가 손실을 흡수해줬지만, 공개시장에 두 번 나오면 분기마다 실적을 설명해야 해. 그 압력이 이 산업을 빠르게 정리할 수도, 빠르게 성장시킬 수도 있어. 어느 쪽이든 다음 두 분기의 실적 공시가 지금까지보다 훨씬 많은 걸 말해줄 거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C600이 진짜 H100급이야? 성능 스펙이 A100과 H100 사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 워크로드 성능은 소프트웨어에 크게 좌우돼. GPU는 벤치마크 숫자보다 컴파일러·라이브러리 성숙도가 실효 성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독립적인 벤치마크가 나오기 전까지는 단정하긴 일러.

— 상장을 두 번 하는 게 정상적인 거야? 중국 기업이 상하이와 홍콩에 이중 상장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야. 다만 STAR마켓 상장 7개월 만이라는 간격은 짧은 편이고, 그만큼 자금 소요가 크다는 신호로 읽는 게 자연스러워. 적자 규모를 보면 이해가 가는 선택이야.

— 중국이 GPU 자급에 성공하고 있는 거야? 부분적으로는. 학습보다 추론에서, 최첨단보다 중급 성능에서 국산 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다만 최첨단 공정 접근이 막혀 있고 소프트웨어 생태계 격차가 남아 있어서, "성공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야. 앞으로 2년이 판가름 날 구간이야.

참고 자료

숫자와 기준은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