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한 지 여덟 달 만에 또 상장하겠다는 회사

8월 7일 중국 GPU 설계사 **무어스레즈(摩尔线程, 종목코드 688795)**가 제19차 이사회를 열고 안건 하나를 의결했어. H주를 발행해 홍콩거래소 메인보드에 상장하겠다는 것.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상하이 증권거래소 커촹반(STAR Market)에 상장했어. 여덟 달 만에 두 번째 상장을 추진하는 셈이야. 이유가 궁금해지는 게 자연스러운데, 회사가 밝힌 목적은 세 가지야. 국제화 전략을 심화하고, 우수한 연구개발·경영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지배구조와 핵심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숫자를 보면 왜 지금인지가 더 명확해져. 상하이 상장 이후 주가는 420% 넘게 올랐어. 그리고 상반기 실적이 이 상승을 뒷받침했지.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7억 36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42% 늘었고, 순손실은 1156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2억 7090만 위안에서 95.7% 줄었어. 연구개발비는 7억 6910만 위안을 썼고.

매출이 두 배 반 가까이 늘면서 적자를 거의 지웠다는 건, 이 회사가 연구개발 단계에서 사업 단계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있다는 뜻이야. 주가가 그 기대를 이미 반영했고, 회사는 그 밸류에이션이 살아 있는 동안 홍콩에서 한 번 더 자금을 조달하려는 거지.

절차는 아직 남아 있어. 발행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고, 주주총회 승인과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홍콩거래소·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해. 일정과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어.

무어스레즈는 어떤 회사인가

무어스레즈는 2020년 베이징에서 설립됐어. 창업자는 엔비디아 중국 법인을 이끌었던 인물이고, 초기 인력의 상당수도 엔비디아 출신이야. 회사 이름부터 무어의 법칙에서 따왔고.

출발은 게임용 GPU였어. 그래픽 렌더링부터 시작해 중국판 지포스를 만들겠다는 그림이었지. 그런데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의 중심이 옮겨갔어. 엔비디아가 규제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빼자, 그 자리에 남은 AI 학습·추론용 가속기 수요가 통째로 국내 설계사들에게 열린 거야.

지금 이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회사는 셋이야. 화웨이가 어센드 계열로 가장 큰 물량을 갖고 있고, **캄브리콘(寒武纪)**이 AI 가속기 전문으로 상장사 중 대장주 격이고, 무어스레즈가 GPU 아키텍처 기반으로 뒤를 쫓아. 세 회사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 — 화웨이는 수직 통합, 캄브리콘은 전용 가속기, 무어스레즈는 범용 GPU에 가까운 구조야. 범용 GPU 쪽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옮겨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게 무어스레즈의 논리고.

여기서 짚어야 할 제약이 있어. 이들이 만드는 칩은 최선단 공정을 쓸 수 없어. 장비 수출 통제 때문에 중국 파운드리의 공정 노드가 제한돼 있고, 그래서 같은 성능을 내려면 더 큰 다이와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 TSMC에서 만들어지는 엔비디아 베라 루빈과 성능·효율에서 직접 겨루는 구도가 아니라는 뜻이야. 이들이 겨루는 건 "중국 안에서 쓸 수 있는 대안이 있느냐"라는 질문이야.

진짜 승부처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야. 엔비디아가 20년 가까이 쌓아온 CUDA는 단순한 드라이버가 아니라, 그 위에서 돌아가는 수십만 개의 라이브러리·커널·연구 코드의 총합이야. 새 가속기를 만든 회사가 부딪히는 벽은 언제나 여기고, 무어스레즈는 자체 아키텍처와 CUDA 코드를 옮겨오기 위한 변환 도구로 이 문제를 풀어왔어. 이 접근의 장점은 기존 코드를 크게 고치지 않고도 돌릴 수 있다는 것이고, 한계는 성능이 원본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거야. 변환된 코드는 대개 손으로 최적화한 코드보다 느려. 상반기 매출이 147% 늘었다는 건 이 마찰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는 고객이 생겼다는 뜻이지, 마찰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야.

이 회사의 재무 구조도 그 단계를 보여줘. 상반기 매출 17억 3600만 위안에 연구개발비가 7억 6910만 위안이야. 매출의 44%를 연구개발에 쓰고 있다는 뜻이고, 그러면서도 순손실을 1156만 위안까지 줄였어. 이건 매출총이익률이 상당히 높다는 얘기이기도 해. 팹리스 설계사는 웨이퍼 생산을 외주로 돌리기 때문에 물량이 붙기 시작하면 손익분기를 빠르게 통과하는 구조거든. 다만 다음 세대 칩의 개발비는 지금보다 커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흑자 전환이 눈앞이라는 신호가 곧 자금 조달을 멈춰도 된다는 뜻은 아니야. 홍콩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

왜 홍콩이고, 왜 지금인가

'A+H'는 중국 본토(A주)와 홍콩(H주)에 동시 상장하는 구조야. 오랫동안 대형 국유기업의 전유물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기업으로 확산됐어.

이유는 자금의 성격이야. A주는 국내 자금이고 외국인 투자에 제약이 있어. 반면 홍콩은 국제 자본에 열려 있고, 달러·홍콩달러 조달이 가능해. 해외 인재를 스톡옵션으로 채용하거나 해외 법인을 세울 때 홍콩 상장은 실무적으로 유리해. 회사가 밝힌 "국제화 전략 심화"와 "우수 인재 유치"가 정확히 이 얘기야.

시장 환경도 맞아떨어졌어. 미국과 유럽의 규제 장벽이 높아지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렸고, 2026년 홍콩의 신규 상장 조달액은 420억 달러를 넘어 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어. 창구가 열려 있을 때 들어가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야.

미국 상장이라는 선택지가 사실상 닫혔다는 점도 배경이야. 한때 중국 기술기업의 기본 경로는 뉴욕이었지만, 회계 감독 분쟁과 데이터 보안 심사를 거치며 그 길은 좁아졌어. 반도체처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업종이라면 더더욱 미국 상장은 현실적이지 않아. 홍콩은 국제 자본에 접근하면서도 중국 규제 체계 안에 있는 유일한 절충안이고, 무어스레즈의 선택은 그 절충안이 지금 얼마나 붐비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야.

그리고 이 결정을 같은 주의 다른 뉴스와 겹쳐 보면 더 흥미로워져. 8월 10일 엔비디아는 월가 6개 기관과 5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트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어. AI 인프라를 담보로 사모 크레딧을 끌어오는 구조야. 중국 기업은 이 채널에 접근할 수 없어. 미국 진영이 사모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동안, 중국 진영은 공모 주식시장에서 조달한다는 뜻이야. 같은 AI 인프라 경쟁인데 자금 조달의 배관이 완전히 갈렸어.

구분 미국 진영 중국 진영
주 조달 경로 사모 크레딧·인프라 펀드 (자산 담보) 공모 주식시장 (A+H)
대표 사례 엔비디아 5000억 달러 금융 플랫폼 무어스레즈 홍콩 상장 추진
담보 자산 GPU·데이터센터 현금흐름 없음 (지분 희석)
제약 잔존가치·2차 시장 미성숙 최선단 공정 접근 불가
조달 규모 목표 $500B+ 홍콩 2026년 IPO 총액 $42B+

각자 뭘 챙기나

무어스레즈가 챙기는 건 현금과 국제 신용이야. 반도체 설계는 세대마다 수억 달러의 개발비가 들고, 상반기에만 7억 6910만 위안을 연구개발에 썼어. 이 속도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해. 홍콩 상장은 그 자금줄인 동시에, 국제 회계·공시 기준을 따르는 회사라는 신호이기도 해.

중국 정부가 챙기는 건 자립 속도야. 반도체 자립은 국가 전략이고, 그 전략을 국고가 아니라 자본시장이 지원하면 재정 부담 없이 산업이 커져. 커촹반이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이고, 홍콩까지 열어주면 국제 자본까지 동원할 수 있어.

홍콩거래소도 수혜야. 미중 갈등으로 미국 상장이 어려워진 중국 기술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리면서, 홍콩은 잃었던 IPO 허브 지위를 되찾는 중이야. 420억 달러라는 숫자가 그 결과고.

국내외 투자자에게는 접근권이 열려. A주는 외국인이 사기 까다롭지만 H주는 상대적으로 쉬워. 중국 AI 반도체에 노출을 갖고 싶은 글로벌 펀드에게는 새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야.

반대로 기존 A주 주주는 희석을 감수해야 해. 420% 오른 주가에서 신주를 발행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유리한 타이밍이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이 줄어. 발행 비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지금 단계에서 가장 큰 미확정 변수야.

여기에 한 가지 구조적 특징이 더 있어. A주와 H주는 같은 회사의 주식인데도 가격이 다르게 형성돼. 대체로 H주가 A주보다 낮게 거래되는데, 국내 개인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높은 A주 쪽 밸류에이션이 더 공격적이기 때문이야. 420% 오른 A주 가격을 기준으로 홍콩 투자자들이 같은 값을 낼지는 별개의 문제고, 여기서 발행가가 얼마로 정해지느냐가 조달 규모를 좌우해. 국제 기관투자자들은 최선단 공정 접근 제약,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깊이, 그리고 매출의 상당 부분이 정책적 수요에 기대고 있다는 점을 할인 요인으로 볼 가능성이 커.

이중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회사들

A+H 구조 자체는 검증된 방식이고, 결과는 회사의 실력에 따라 갈렸어.

성공 사례는 중국국제항공·공상은행 같은 대형 국유기업들이야. 이들은 A+H 구조로 국내외 자금을 동시에 조달해 규모를 키웠고, 홍콩 상장을 통해 국제 회계 기준과 공시 관행을 흡수했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부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난 사례들이야.

기술 기업 쪽에서는 **비야디(BYD)**가 참고할 만해. 홍콩과 선전에 모두 상장돼 있고, 전기차 사업이 커지는 국면에서 양쪽 시장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어. 국내 수요로 규모를 키우고 국제 자본으로 확장 자금을 대는 패턴이야. 무어스레즈가 그리는 그림도 이쪽에 가까워.

반면 조심해서 볼 사례도 있어. **SMIC(중신궈지)**야.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는 홍콩에 상장돼 있었고 2020년 커촹반에 추가 상장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어. 그런데 그 직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면서 최선단 장비 도입이 막혔고, 조달한 자금으로도 살 수 없는 물건이 생겼어. 돈이 있어도 기술 접근이 막히면 성장 속도에 천장이 생긴다는 걸 보여준 사례야.

무어스레즈에도 같은 위험이 있어. 홍콩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더 좋은 칩을 설계할 수는 있지만, 그 칩을 최선단 공정에서 양산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야. 상반기 매출 147% 성장은 인상적이지만 절대 규모는 17억 위안대, 대략 2억 4천만 달러 수준이야. TSMC가 7월 한 달에 145억 달러를 벌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자릿수가 다르다는 걸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

경쟁자는 어떻게 받아칠까

화웨이는 자금 조달 게임에 참여하지 않아. 비상장사고, 자체 현금흐름과 국가적 지원으로 어센드 라인을 굴려. 무어스레즈가 홍콩에서 돈을 모으는 동안 화웨이는 이미 확보한 자원으로 물량을 밀어붙일 수 있어. 다만 화웨이는 제재의 정면에 서 있어서 부품·장비 조달 난이도가 가장 높아.

캄브리콘은 가장 직접적인 상장 경쟁자야. 커촹반 상장사로서 이미 밸류에이션이 높고, 무어스레즈가 홍콩에서 국제 자본을 유치하면 같은 카드를 꺼낼 유인이 생겨. 중국 AI 칩 기업들의 홍콩 러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엔비디아는 이 시장에서 사실상 관전자야. 규제로 중국 최선단 시장에서 밀려난 상태고, 무어스레즈의 성장은 그 공백이 실제로 국내 업체로 채워지고 있다는 증거야. 장기적으로 이건 엔비디아에게 시장 하나가 영구적으로 닫히는 시나리오야. 규제가 완화돼도 그 사이 자리잡은 국산 생태계를 다시 밀어내긴 어렵거든.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양면적이야. 중국 AI 칩 수요가 늘면 메모리 수요도 늘지만, 중국은 자국 메모리 업체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어. 그리고 중국 AI 인프라가 자립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협상력이 미묘하게 달라져.

중국 내 AI 서비스 기업들도 이 흐름의 당사자야. 딥시크·알리바바·바이트댄스처럼 자체 모델을 굴리는 회사들은 학습과 추론에 쓸 가속기를 국내에서 구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 수요가 무어스레즈의 매출로 잡혀. 흥미로운 건 이들이 만드는 모델은 오픈 웨이트로 세계에 풀리면서 서구 개발자들도 쓴다는 거야. 하드웨어는 갈라졌는데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섞이는 구조지. 알리바바 큐원이 아파치 2.0으로 풀려 허깅페이스 다운로드 상위를 차지하는 동안, 그 모델을 학습시킨 칩은 점점 국산으로 바뀌고 있어.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투자자에게는 확인할 지점이 세 가지야. 발행 비율(희석 폭), 승인 절차 통과 시점, 그리고 조달 자금의 사용처.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해 — 연구개발에 쓰이는지 생산 능력 확보에 쓰이는지에 따라 이 회사가 그리는 성장 경로가 달라져. 주가가 이미 420% 오른 상태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어.

반도체 업계 종사자에게는 중국 GPU 생태계의 성숙도를 재는 지표야. 매출이 두 배 반 늘고 적자를 거의 지웠다는 건 제품이 실제로 팔리고 있다는 뜻이야. 소프트웨어 스택의 완성도, 즉 CUDA로 짜인 코드를 얼마나 잘 받아내느냐가 다음 관전 포인트고.

AI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아직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 이 칩들은 중국 내수용이고, 성능도 최선단 대비 격차가 있어. 다만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내려는 경우라면 몇 년 안에 국산 가속기 위에서 돌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정책 쪽에서는 수출 통제의 효과를 재평가하는 자료야. 통제는 중국의 최선단 접근을 늦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동시에 국내 대체재의 시장을 만들어줬어. 무어스레즈의 147% 성장은 그 부작용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야. 다만 절대 규모가 아직 작다는 점에서, 통제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엔 이르기도 해.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다만 AI 반도체 시장이 미국 진영과 중국 진영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신호로는 의미가 있어. 자금 조달 방식까지 갈라진다는 건 두 생태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커진다는 뜻이거든.

— 무어스레즈가 엔비디아의 대안이 되는 거야? 중국 안에서는 부분적으로. 밖에서는 아니야. 최선단 공정을 쓸 수 없어 성능과 전력 효율에서 격차가 있고,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CUDA에 비하면 얕아. 이 회사가 겨루는 상대는 엔비디아가 아니라 화웨이와 캄브리콘이야.

— 상장한 지 여덟 달 만에 또 상장하는 게 정상이야? 중국 기업에는 드물지 않은 방식이야. A주와 H주는 서로 다른 자금 풀이라 이중 상장 자체가 목적에 맞는 선택일 수 있어. 다만 발행 비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승인 절차도 남아서, 실제로 얼마를 언제 조달할지는 단정하긴 일러.

참고 자료

숫자와 기준은 발표 시점 기준이라 바뀔 수 있어. 투자 판단은 각자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