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이 22분 만에 돌아간 날 — 그래도 이건 큰 사건이야
7월 17일 금요일, 뉴욕 증시가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장면이 나왔어. 로이터가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28분에 기사를 쐈는데, 내용이 이랬어. 애플 시가총액 약 4.88조 달러, 엔비디아 약 4.86조 달러. 애플 주가는 거의 보합인데 엔비디아가 3.5% 빠지면서 순위가 뒤집힌 거야.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 자리에 앉은 건 2025년 4월 이후 처음이었어. 엔비디아는 거의 1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켰고, 2025년 10월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시총 5조 달러를 넘긴 회사였는데 말이야.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정정을 하나 하고 시작할게. 이날 여러 매체 헤드라인이 "애플이 왕좌를 되찾았다"고 썼는데, 그건 정확하지 않아. 애플의 우위는 하루를 못 갔어. 폭스비즈니스가 전한 최종 스코어보드를 보면,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4.92조 달러, 애플 4.89조 달러야. 엔비디아가 장 마감 전에 다시 1위를 되찾았거든. 애플은 0.14%(+0.48달러) 오르며 끝났고, 엔비디아는 2.21%(-4.59달러) 내리며 끝났어. 그러니까 정확한 표현은 "탈환"이 아니라 **"장중 잠깐 앞질렀다"**야.
3.5%라는 숫자도 마찬가지야. 그건 로이터가 오전 9시 28분에 찍은 순간 값이지 그날 종가가 아니야. 포브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개장 직후 한때 3.9%까지 밀리면서 시총이 약 4.82조 달러로 쪼그라들었다가, 이후 낙폭을 2.2% 수준으로 줄였어. 애플의 장중 고점 시총은 약 4.91조 달러였고, 그 교차 순간 엔비디아는 약 4.90조 달러였지. 참고로 이런 틱 단위 시총 수치는 매체마다 수백억 달러씩 차이가 나. 어느 시점을 찍었는지, 발행주식수를 뭘 썼는지에 따라 달라지거든. 그러니 이 글에 나오는 모든 시총 숫자는 근사치로 읽어줘.
그럼 왜 이 '하루도 못 간 사건'이 중요하냐고? 순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두 회사의 주가가 이 지점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야.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AI 인프라 종목과, AI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조롱받던 하드웨어 회사가 같은 선상에 섰어. 그 수렴 과정에 시장이 AI를 보는 관점의 변화가 통째로 담겨 있어. 하나씩 뜯어볼게.
두 회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 낙오자와 챔피언의 자리바꿈
먼저 엔비디아. 이 회사가 어떻게 여기 왔는지는 다들 알 거야. 생성형 AI 붐이 터진 뒤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GPU를 사재기했고, 엔비디아는 그 수요를 거의 독점적으로 받아냈어. 학습용 GPU 시장에서 사실상 대체재가 없었으니까. 2024년 6월엔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섰고, 2주 뒤엔 1위까지 찍었어. 2025년 10월엔 5조 달러를 넘겼지. 문제는 그 이후야. 2026년 5월 14일 고점 이후 엔비디아는 시총 기준 약 1조 달러를 날렸어. 고점 대비 16~17% 하락이야.
반대편의 애플. 2024년부터 2025년 내내 애플은 "AI 경쟁의 낙오자"라는 딱지를 달고 있었어. 2024년에 발표한 애플 인텔리전스는 계속 미뤄졌고, 시리 개편은 몇 번이나 연기됐어. 프런티어 모델을 자체적으로 만들지도 않았고,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달러를 붓지도 않았지. 시장은 그걸 무능으로 읽었어. 그런데 2026년 들어 그 해석이 정확히 뒤집혔어. 애플은 올해 약 23% 올랐고(포브스 +23%, 로이터 "almost 23%"),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7.3%**에 그쳤어.
이 반전을 가장 압축적으로 설명한 사람이 로이터 기사에 인용된 토니 메도스(Toni Meadows) BRI 웰스 매니지먼트 투자 총괄이야. 그는 이렇게 말했어. "애플은 모델 개발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AI 경쟁의 낙오자로 여겨졌지만, 이제 정서가 바뀌었다." 그리고 덧붙였지. "애플은 자본지출 강도에 덜 노출돼 있고, 서비스·생태계 락인·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AI를 수익화하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다."
다만 여기서 확실히 짚고 갈 게 있어. "투자자들이 AI 자본지출주에서 자산경량형 AI 수익화 기업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이 인과 서사는 애널리스트의 해석이지, 실측된 자금 흐름 데이터가 아니야. 시장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읽기인 건 맞지만, 팩트로 취급하면 안 돼. 실제로 정면으로 반대하는 사람도 있어. **세갈 마르코 어드바이저스의 벤저민 홀(Benjamin Hall)**은 로이터에 이렇게 말했어. "나는 여기서 의미 있는 구분을 찾지 못하겠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당한 참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순위 교차가 엔비디아의 전망에 대해 뭘 말해준다는 해석 자체를 그는 부정해.
그리고 이 대결의 배경에는 사람의 교체도 있어. 애플은 4월 20일, 팀 쿡(65)이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물러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 존 터너스(John Ternus, 50)**가 9월 1일부로 CEO가 된다고 발표했어. 25년 애플 베테랑이고, 2011년 8월 스티브 잡스가 쿡에게 회사를 넘긴 이후 첫 CEO 승계야. 15년간 비상임 의장을 맡았던 아서 레빈슨은 같은 날 선임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겨. 반대편 엔비디아는 여전히 젠슨 황이 무대를 지키고 있고, 그는 이번 7월 조정장에서도 AI 서사를 공개적으로 두 배로 밀어붙였어.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 숫자로 보는 하루, 그리고 반년
이날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표로 정리해볼게. 다시 강조하지만 시총은 시점·산정 방식에 따라 수백억 달러 차이가 나는 근사치야.
| 항목 | 애플 | 엔비디아 |
|---|---|---|
| 로이터 9:28AM EDT 시총 | 약 4.88조 달러 | 약 4.86조 달러 |
| 개장 직후 저점 시총 | — | 약 4.82조 달러 (-3.9%) |
| 장중 교차 시점 | 약 4.91조 달러 | 약 4.90조 달러 |
| 종가 시총 | 약 4.89조 달러 | 약 4.92조 달러 |
| 당일 주가 등락 | +0.14% (+0.48달러) | -2.21% (-4.59달러) |
| 2026년 연초 대비 | 약 +23% | +7.3% |
| 고점 대비 | — | 5/14 고점 대비 약 -16~17% |
| 마지막 1위 시점 | 2025년 4월 (이번 장중 이전) | 종가 기준 계속 유지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줄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줄, 엔비디아가 5월 14일 고점 이후 약 1조 달러를 날렸다는 부분이야. 하루의 순위 교차는 뉴스거리지만, 반년에 걸친 1조 달러 증발은 구조 이야기거든.
더 흥미로운 디테일이 하나 있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사상 최고치 대비 거의 19% 빠졌는데, 그럼에도 연초 대비로는 엔비디아를 앞서고 있어. 이게 무슨 뜻이냐면, AI 칩 트레이드가 반도체 섹터 밖으로 도망간 게 아니라 반도체 안에서 엔비디아를 피해 이동했다는 거야. 대표적인 승자가 마이크론이야. 2026년에 약 229% 올랐고, 5월엔 시총 1조 달러를 넘겼어. 전 세계적인 램·메모리 공급 부족이 만든 결과지. 브로드컴을 비롯한 커스텀 ASIC 진영, 그리고 SK하이닉스·삼성 같은 메모리 복합체도 같은 흐름의 수혜자야.
로테이션의 논리는 결국 AI 자본집약도의 재평가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지출을 계속 감당할 수 있느냐, 그런데 아직 어떤 생성형 AI 순수 기업도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했는데 그게 정당하냐 — 이 질문이 시장에 퍼진 거야. 결정적 트리거로 읽힌 건 메타야. 메타가 자사 AI 설비 중 일부를 남는 용량으로 보고 수익화 대상으로 삼겠다는 신호를 냈는데, 시장은 이걸 "자본지출 사이클이 변곡점에 가까워졌다는 자백"으로 해석했어. 다만 이 역시 해석이고, AI 자본지출 사이클이 실제로 정점을 찍었는지는 전혀 결론이 안 났어. 앞서 인용한 벤저민 홀처럼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전문가가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해.
애플 쪽 사정도 짚자. 애플은 6월에 미뤄왔던 시리 개편판을 드디어 출시했어. 애플 파크에서 열린 WWDC 2026에서 '시리 AI(Siri AI)'라는 이름으로 공개됐고, iOS 27·iPadOS 27·macOS 27 '골든게이트'와 함께 나왔지. 핵심은 이게 애플 자체 프런티어 모델이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기반 커스텀 파운데이션 모델(보도상 약 1.2조 파라미터)을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위에서 돌리는 구조라는 점이야. 이 딜은 2026년 1월 12일 CNBC가 처음 보도했고 4월에 구글이 확인했어. 시리 AI는 영어부터 시작하고, 규제 때문에 EU와 중국에서는 출시 시점에 제공되지 않아.
여기서 반드시 헤지할 게 있어. 애플이 이 커스텀 제미나이 모델 대가로 구글에 연 약 10억 달러를 지급한다는 금액은 언론 보도일 뿐, 애플도 구글도 확인한 적이 없어. 널리 인용되는 숫자지만 확정 사실로 다루면 안 돼.
각자가 챙기는 것 — 자본지출을 안 쓴 회사의 역설
애플이 얻는 것은 서사의 전환이야. 애플의 AI 전략은 한 문장으로 요약돼. 모델을 짓지 않고 추론을 사 온다. 프런티어 모델 학습에 수십조를 붓는 대신 구글에서 모델을 조달하고, 그걸 자기 실리콘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위에 얹고, 수익은 기기 업그레이드·서비스 부착률·생태계 락인으로 걷어. 자본지출 부담은 남에게 있고 마진은 자기가 먹는 구조지. 2년간 "AI에 투자 안 하는 회사"라는 비난이었던 게, 자본지출 회의론이 퍼지자마자 **"자본지출에 노출되지 않은 회사"**라는 칭찬으로 바뀐 거야. 같은 사실, 정반대 해석.
실적도 이 서사를 받쳐줬어. FY2026 2분기(3월 분기) 매출은 1,1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성장했고, 아이폰 17 수요 덕에 3월 분기 아이폰 매출 신기록을 세웠어. 다음 시험대는 7월 30일 목요일 오후 2시(태평양시)에 나오는 FY2026 3분기 실적이야.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약 1,089억 달러, 희석 주당순이익 1.89달러로 잡혀 있는데, 이건 애플이 낸 가이던스가 아니라 제3자 추정치야. 참고로 애플이 시총 5조 달러를 "곧 찍을 궤도에 있다"는 식의 표현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그건 순전히 추측이야. 확정된 미래가 아니야.
엔비디아가 얻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이야. 왕관이 오가는 동안에도 엔비디아의 손익계산서는 여전히 압도적이거든. 직전 분기 매출이 약 85% 성장했고, 월가 모델은 다음 분기 약 96% 성장을 잡고 있어. 성장률이 가속되는 회사의 주가가 반년에 16~17% 빠졌다는 건, 실적이 아니라 멀티플이 빠졌다는 뜻이야. 그건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고, 동시에 실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해.
메모리와 커스텀 칩 진영이 얻는 것은 가장 실질적일지도 몰라. 로테이션의 돈이 실제로 흘러간 곳이 거기니까. 마이크론의 229%는 AI 서사가 죽어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AI 서사 안에서 병목이 GPU에서 메모리로 옮겨간 결과야. 참고로 이 램 부족은 애플에게도 청구서를 보냈어. 9to5Mac이 **"전례 없는 가격 인상"**이라고 표현한 맥·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애플이 단행했고, 주가가 잠깐 눌렸다가 약 일주일 만에 회복했지.
그리고 투자자가 잃을 수 있는 것도 있어. 이 로테이션 서사를 너무 깔끔하게 믿는 순간, 그건 검증되지 않은 인과에 포지션을 거는 게 돼. 다시 말하지만 자금 흐름 데이터로 증명된 게 아니라 애널리스트 코멘트로 조립된 이야기야.
과거의 두 장면 — 하나는 노이즈였고, 하나는 정점이었어
성공한 쪽 선례부터. 2024년 6월, 엔비디아가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가 됐고 2주 만에 1위까지 올랐어. 그런데 그 왕관도 바로 반납했어. 2024년 6월 말 엔비디아는 사흘 만에 약 13% 급락했거든. 당시에도 "AI 버블이 터졌다"는 기사가 쏟아졌지. 결과는? 엔비디아는 이후 거의 1년간 1위를 지켰고, 2025년 10월 세계 최초로 시총 5조 달러를 넘겼어. 교훈은 명확해. 장중 순위 교차는 노이즈고, 여러 분기에 걸친 실적 추세가 신호야. 이번에도 같은 잣대를 대야 공평해.
실패한 쪽 선례. 2000년 3월, 시스코 시스템즈가 시총 약 5,55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가 됐어. 논리는 지금과 놀랍도록 똑같았어.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거고, 그 인프라를 까는 데는 라우터와 스위치가 필요하니, 곡괭이와 삽을 파는 회사가 이긴다는 거였지. 그다음에 벌어진 일은 알다시피 80% 넘는 폭락이었고, 시스코는 그 뒤로 단 한 번도 1위를 되찾지 못했어. 무서운 건 이거야. 인터넷 인프라 구축이라는 논지 자체는 틀리지 않았어. 실제로 인터넷은 세상을 바꿨지. 다만 그 지출이 주가에 반영된 것보다 훨씬 천천히, 훨씬 낮은 마진으로 도착했을 뿐이야. 지금 엔비디아에 적용되는 약세론이 정확히 이 논리야.
여기서 중요한 건 두 선례가 정반대 결론을 가리킨다는 점이고, 지금 시점에서 어느 쪽인지 판별할 방법이 없다는 거야. 시스코와 엔비디아의 결정적 차이는 실적이야. 시스코는 2001년부터 매출이 실제로 꺾였어. 엔비디아는 아직 85% 성장 중이고 다음 분기 96%가 모델링돼 있어. 하지만 시스코도 정점 직전 분기까진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 역시 사실이야. 그래서 7월 30일 애플 실적, 그리고 뒤이어 나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 가이던스가 이 논쟁의 실질적 심판대인 거야.
세 번째 선례는 훨씬 온건해. 엑슨모빌과 애플은 2011~2012년에 1위를 여러 번 주고받았어. 에너지 슈퍼사이클과 스마트폰 슈퍼사이클이 교차하던 시기였지. 결국 애플이 결정적으로 앞서 나갔지만, 그 전환은 하루가 아니라 여러 분기에 걸쳐 이뤄졌어. 왕관이 자주 오갈 땐 대체로 더 긴 무언가가 바뀌는 중이라는 신호이긴 해. 다만 그 방향이 어디인지는 실적이 말해주지, 티커가 말해주지 않아.
반격은 어떻게 나올까
엔비디아의 답은 산수야. 젠슨 황이 밸류에이션 논쟁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은 낮아. 대신 그가 가리킬 건 백로그, 블랙웰·루빈 세대 수요, 그리고 국가 단위 소버린 AI 계약이야. 실제로 그는 7월 조정 내내 AI 논지를 공개적으로 더 강하게 밀었어. 논리는 단순해. "밸류에이션이 비싸다는 건 의견이고, 매출이 85% 늘었다는 건 사실이다." 다음 실적에서 성장률이 유지되면 이 반격은 통해. 한 번이라도 어긋나면 시스코 서사가 급격히 힘을 받고.
진짜 승부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 콜이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이 여름 실적 발표에서 마주할 질문은 엔비디아의 거울상이야. 이들이 제시하는 AI 자본지출 1달러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매출이자 자기들의 잉여현금흐름 부담이거든. 그래서 이들이 지출 완화를 조금이라도 시사하면 그건 곧바로 엔비디아 멀티플로 번역돼. 반대로 지출을 더 올리면 자기 주가가 눌려. 이 구조 때문에 이번 여름 실적 시즌은 두 진영 중 하나를 반드시 다치게 하는 게임이 됐어.
메타의 포지셔닝이 관전 포인트 1순위야. 메타가 남는 AI 용량을 수익화 가능한 자산으로 제시한 건 회계상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어. 하지만 시장은 그걸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지었다"는 고백으로 읽었어. 만약 이 서사가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로 번지면 자본지출 정점론이 컨센서스가 되고, 번지지 않고 메타 고유의 상황으로 정리되면 이번 7월 조정은 그냥 소음으로 남아. 이게 이번 분기의 가장 큰 분기점이야.
브로드컴과 커스텀 ASIC 진영은 이 로테이션의 구조적 수혜자야. 하이퍼스케일러가 비용을 줄이려 할수록 범용 GPU 대신 자체 설계 칩 비중을 늘릴 유인이 커지거든. 즉 자본지출이 줄지 않아도 엔비디아 몫만 줄어드는 시나리오가 가능해. 메모리 쪽도 마찬가지야. 마이크론·SK하이닉스·삼성은 AI 지출 총액이 유지되는 한 병목 위치에서 계속 가격 결정력을 갖고.
애플의 반격 아닌 반격은 조용해. 애플이 할 일은 7월 30일에 숫자를 잘 내는 것, 그리고 9월 1일 존 터너스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시리 AI를 EU와 중국까지 확장하는 것뿐이야. 애플의 취약점은 명확해. AI 두뇌를 구글에서 빌려 쓴다는 건 자본지출을 아낀 대가로 핵심 역량을 외주화했다는 뜻이거든. 지금은 그게 영리해 보이지만, AI가 기기 경험의 중심이 될수록 그 의존은 협상력 문제로 돌아올 수 있어.
그래서 뭐가 달라지는데
개발자라면 — 실무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신호는 시총 순위가 아니라 자본지출 심리의 변화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인프라 지출을 조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게 GPU 할당 정책과 추론 단가 정책이야. 지금까지는 성장이 우선이라 저가 크레딧과 넉넉한 쿼터가 뿌려졌지만, 자본 규율 국면에선 그게 먼저 회수돼. 반대로 애플이 증명하려는 모델 — 프런티어 모델을 직접 만들지 말고 사서 자기 스택 위에 얹는다 — 이 통한다면, 그건 대부분의 회사에게 훨씬 현실적인 청사진이야. 애플조차 자체 프런티어 모델을 포기하고 구글 걸 썼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강한 메시지야.
투자자라면 — 세 가지를 분리해서 봐. 첫째, 7월 17일의 순위 교차는 종가에서 뒤집혔어. 애플이 왕좌를 탈환했다고 쓴 헤드라인은 부정확해. 둘째, 엔비디아의 하락은 실적이 아니라 멀티플에서 나왔어. 매출은 85% 성장 중이고 다음 분기 96%가 모델링돼 있어. 셋째, 로테이션의 인과 설명은 실측 자금 흐름이 아니라 애널리스트 해석이고, 벤저민 홀 같은 반대 의견이 같은 기사 안에 실려 있어. 확인할 이벤트는 명확해. 7월 30일 애플 FY26 3분기(컨센서스 매출 약 1,089억 달러, EPS 1.89달러 — 제3자 추정치야), 그리고 뒤이어 나올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가이던스. 애플의 5조 달러 도달은 아직 추측일 뿐이야.
일반 사용자라면 — 두 가지가 직접 닿아. 하나는 가격이야. 램 부족으로 애플이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크게 올렸고, 이 메모리 병목은 노트북·폰·콘솔 전반의 가격에 계속 압력을 줘.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빨아들이는 한 당분간 이어질 흐름이야. 다른 하나는 AI 기능이 어디서 오느냐야. 네 아이폰의 새 시리는 이제 구글 제미나이 기반 커스텀 모델이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돌아가는 구조로 작동해. 영어 먼저 지원되고, EU와 중국은 규제 때문에 출시 시점 제외야. 브랜드 로고 뒤에 누구 모델이 있는지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인 거지.
참고로 이 숫자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감이 안 오면 포브스가 붙인 비교를 보면 돼. 이 정도 밸류에이션이면 애플과 엔비디아는 각각 세계 4위와 5위 경제 규모에 해당해. 앞에 미국(32조 달러), 중국(20.8조 달러), 독일(5.4조 달러)밖에 없어. 회사 두 개가 국가 순위표에 끼어 앉아 있는 거야.
🥄 남은 궁금증 세 가지
— 그래서 나랑 무슨 상관이야? 당장은 네 지갑에서 램 가격으로 만나. 맥·아이패드 가격 인상은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쓸어간 결과거든. 그리고 네 아이폰 시리의 두뇌가 애플 것이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기반이라는 것도 알아둘 만해.
— 그래서 지금 세계 1위는 애플이야, 엔비디아야? 7월 17일 종가 기준으론 엔비디아야. 4.92조 달러 대 애플 4.89조 달러. 애플이 앞선 건 장중 몇 시간뿐이었고 마감 전에 뒤집혔어. "애플이 왕좌를 되찾았다"는 헤드라인은 그날 종가를 반영하지 못한 거야.
— AI 버블이 터지기 시작한 거야? 아무도 몰라. 자본지출 정점론은 지금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석이지만 증명된 게 아니고, 세갈 마르코의 벤저민 홀처럼 "이번 순위 교차에 의미 있는 함의는 없다"고 정면 반박하는 전문가도 있어. 2024년 6월에도 엔비디아가 사흘 만에 13% 빠지며 버블 붕괴론이 돌았지만 그 뒤 1년을 더 1위로 버텼거든. 답은 여름 실적 시즌이 줄 거야.
참고 자료
- Apple unseats Nvidia to become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as AI bets shift — Reuters
- Apple, Nvidia vie for title of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 CNBC
- Apple Briefly Unseats Nvidia As World's Largest Company — Forbes
- Apple briefly overtakes Nvidia as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amid AI investment doubts — Fox Business
- Apple reclaims most valuable company title from Nvidia as it barrels toward $5T — 9to5Mac
- Tim Cook to become Apple Executive Chairman, John Ternus to become Apple CEO — Apple Newsroom
- Apple reports second quarter results (FY2026 Q2) — Apple Newsroom
- Apple picks Google's Gemini to run AI-powered Siri coming this year — CNBC
- Tim Cook stepping down as Apple CEO, John Ternus taking over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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